동굴 안 물구나무 서기 왕, 박쥐!
박쥐의 서식지는 동굴이에요. 동굴은 빛이 들지 않아서 매우 어둡고 먹이가 많지 않아 비교적 살기 힘든 환경이지요. 박쥐는 이곳에 적응해 살기 위해 초음파를 이용해요. 입에서 발사된 초음파는 물체나 먹이에 부딪힌 뒤 반사되어 다시 박쥐에게 돌아오지요. 이때 초음파가 돌아온 시간과 범위 등을 이용해 장애물을 피하거나 먹이를 사냥할 수 있답니다.
박쥐가 동굴에 거꾸로 매달려서 생활할 수 있는 이유는 독특한 발 모양 덕분이에요. 박쥐의 손과 발은 갈고리 모양으로 생겼어요. 날카로운 갈고리를 걸면 어디든 거꾸로 매달릴 수 있지요. 또 발에 근육이 없고 힘줄만 있다는 점도 거꾸로 매달리기에 유리해요. 근력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갈고리를 걸면 몇 달씩 매달려 있어도 힘이 들지 않는답니다.
반면 근육이 없기 때문에 사람처럼 땅위를 걷지는 못해요. 근육이 없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다만 잘 날기 위해 몸무게를 줄이도록 진화하는 과정에서 근육이 퇴화되고 힘줄만 남았다고 추측할 뿐이지요.
한편 박쥐는 이렇게 오랫동안 거꾸로 매달려 있어도 어지럽지 않아요. 우리가 거꾸로 매달려 있을 때 어지러운 이유는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박쥐는 심장과 폐가 크고 튼튼해서 산소를 뇌로 더 많이 빠르게 보낼 수 있어요.
유일하게 박쥐가 똑바로 서는 건 배설할 때예요. 거꾸로 배설을 하면 분비물이 몸에 묻기 때문에 재빨리 자세를 바꾼답니다.
거꾸로 매달린 건물이 있다?!
박쥐처럼 철봉에 거꾸로 매달려 본 적 있나요? 파란 하늘이 발에 닿을 듯 아래로 내려와 있고, 나무와 건물들은 하늘에 빠질 듯 대롱대롱 걸려 있지요. 이렇게 위아래가 뒤바뀐 세상은 예술가나 건축가들에게도 좋은 영감이 되어 작품이나 건물로 표현되기도 하지요.
최근 뉴욕의 건축가들이 박쥐처럼 매달려 있는 건물을 상상해서 사람들에게 선보였어요. 건물의 이름은 ‘아날렘마 타워’예요. 뉴욕의 ‘Clouds AO’라는 건축회사의 건축가들이 상상한 이 건물은 5만km 상공에 떠 있는 소행성에 매달려 있는 모양이에요.
건축가들의 아이디어를 보면 일단 우주 밖을 떠돌아다니는 소행성을 포획해서 지구 궤도 위에 놓아요. 그럼 소행성은 마치 달처럼 지구 중력에 의해 일정 간격을 두고 지구 궤도를 돌게 되지요. 이 소행성에 매우 튼튼한 케이블을 연결해서 건물을 매달면, 약 32km에 달하는 건물이 우주에서부터 지구의 하늘까지 내려오게 된답니다.
이 건물은 시속 약 480km의 속도로 ‘8’자 모양의 궤도를 그리며 북반구와 남반구를 주기적으로 왕복하게 돼요. 그 모습이 같은 시각, 같은 위치에서 1년간 태양의 위치를 촬영하여 기록했을 때 8자 모양으로 나타나는 ‘아날렘마 현상’과 같아서 아날렘마 타워로 불리게 되었지요.
건물 안은 지상에 지어진 건물과 비슷해요. 쇼핑 시설과 사무실, 농업 구역, 거주 지역 등 다양한 시설이 갖춰질 수 있지요. 또 건물은 태양 전지판을 이용해 에너지를 얻고 빗물을 채집해 물을 사용할 예정이라고 해요.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 건물이 실제로 지어질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었어요. 이 건물을 짓기 위해선 매우 가벼우면서도 높은 기압과 뜨거운 온도를 견딜 수 있을 만큼 단단한 소재가 필요해요. 또 궤도 차이에 따라 공전 속도가 다른 소행성과 건물이 안정적으로 돌 수 있도록 하는 기술도 필요하다는 거죠.
앞으로 과학기술이 더 발전한다면 상상 속에 서나 가능했던 소행성에 거꾸로 매달린 건물이 실제로 지어질 수 있을까요? 친구들도 함께 상상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