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크람~! 비크람~! 정신 차려 봐~!”
“아, 아. 응답하라. 여기는 달. 나는 과학 마녀 일리다. 찬드라얀 2호! 달 착륙선 비크람을 찾았다.”
여기서 뭐하냐고? 찬드라얀 2호가 달 착륙선 비크람을 찾으면 연락해 달라고 해서 달에 왔어. 그런데 비크람이 아직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어. 얼른 의식을 회복해야 할 텐데 말이야.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 나는 지난 7월 22일 인도우주연구기구(ISRO)가 발사한 달 탐사선 찬드라얀 2호야. 인도가 개발한 로켓 GSLV MK-3 로켓을 타고 달로 향했어. 내 무게는 2379kg으로 궤도선과 착륙선인 ‘비크람’, 무인 탐사 로봇 ‘프라기안’으로 구성됐어. 날 만들 때 든 비용은 1670억 원으로 매우 적게 든 편이야. ‘어벤저스: 엔드게임’ 제작비의 절반도 안 된다고 알려졌지.
나는 비크람을 달의 남극에 착륙시킬 예정이었어. 내가 성공하면 미국, 구소련, 중국 다음으로 달 표면에 착륙선을 안착시킨 4번째 나라가 되는 거야. 그리고 최초로 달의 남극 지역을 탐사할 예정이었지….
너의 임무를 설명해줄래?
먼저, 달 궤도선이 약 1년간 달 상공 200km 궤도를 비행하며 달 표면을 촬영하고 대기를 연구할 거야. 현재 달 궤도선은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어. 착륙선 ‘비크람’은 달 남극 부분에 착륙한 다음 무인 탐사 로봇 ‘프라기안’을 내려놓는 게 목표야. 프라기안은 태양 에너지를 동력으로 착륙선 반경 1km 내에서 움직일 수 있어. ISRO 소속 과학자들이 지구에서 원격으로 조종해 착륙선 주변에서 약 14일 동안 남극 표면을 관찰할 예정이었지. 물의 흔적을 추적하고 암석과 토양을 분석해 자료를 모두 지구로 보내려고 했는데…. 흑, 흑, 흑….
왜? 무슨 일이 있는 거야?
그게 말이야…. 나는 지난 8월 20일 달 궤도에 진입했어. 그리고 9월 7일 착륙선 비크람이 본체 궤도선에서 분리돼 달 남극 부분에 하강을 시작했어.
그런데…, 달 표면에 도착하기 2.1km 전 비크람과 통신이 끊겨 그대로 떨어졌어. 착륙선과 통신이 두절된 원인은 아직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앙 엔진에 문제가 생겨 교신이 끊긴 것으로 추정돼. 연구팀은 비크람과 통신이 끊긴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각종 자료를 분석 중이야. 그리고 교신이 끊긴 비크람을 찾아 다시 교신하려고 노력 중이야.
비크람을 찾았다고?
응. 다행히도 비크람을 찾았어. 달 궤도선 카메라로 비크람을 발견했지. 비크람은 약간 기울어진 상태로 달 표면에 있었어. 아마 착륙하면서 비행선 구조에 손상을 입었을 거야…. 아직 파편이나 별다른 파손을 발견하지는 못했어. 연구팀은 계속 교신을 시도하고 있단다.
이번 달 착륙에는 실패했지만, 인도는 우주개발 도전을 이어갈 예정이야. 비크람의 달 착륙 과정을 지켜봤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트위터에 “인도의 과학자들은 최선을 다했고 우리는 그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우리는 희망을 품고 인도의 우주 프로그램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