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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어과동의 귀염둥이 과학마녀 일리야. 얼마 전 푸푸와 숲으로 소풍을 갔다가 신기한 동물을 발견했어! 한 발로 막대기를 들고, 빈 나뭇가지를 때리며 북을 치는 것처럼 음악을 연주하는 동물이었지~. 신나는 음악에 나도 모르게 어깨춤을 덩실덩실 췄어. 그런데 이 새는 왜 북을 치는 걸까? 그 이유를 함께 들어 보자!



안녕! 자기소개를 부탁해~!​
안녕하세요. 저는 파퓨아뉴기니와 오스트레일리아 북부지역에 사는 야자잎검은유황앵무새예요. 몸 길이는 60cm에 무게는 1.2kg 정도로, 앵무새 중에서 두 번째로 몸집이 크지요.

크고 강력한 부리를 가지고 있어서 다른 종은 먹지 못하는 아주 단단한 견과류나 씨앗까지도 먹을 수 있어요. 위쪽 부리가 아래쪽보다 훨씬 커서 위쪽 부리는 먹이를 고정시키고 아래쪽 부리로 껍데기를 부숴 알맹이를 꺼내 먹는답니다.

몸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이나 회색빛을 띠는데, 양 볼은 빨간색이에요. 이 부분은 흥분하거나 놀라면 더욱 붉은색으로 변하지요.


도구를 이용해 북을 친다는 게 사실이니?​


네. 우리는 사람처럼 북을 쳐서 음악을 연주해요. 단순히 소리를 내는 게 아니라, 주기적인 박자가 있는 곡을 연주하지요. 이때 주로 두꺼운 막대기나 단단한 씨앗을 이용한답니다. 이 도구를 발에 쥐고, 소리가 잘 퍼질 수 있는 빈 나뭇가지를 두들겨서 음악을 연주하는 거예요.

침팬지처럼 먹이를 잡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은 꽤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도구를 이용해 음악을 연주하는 동물은 우리뿐이지요.


모두 같은 음악을 연주하는 거야?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 연구팀은 야자잎검은유황앵무새가 연주한 131곡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이 새가 연주하는 곡은 개체마다 자신만의 박자를 갖고 있었지요. 연주할 때마다 곡이 조금씩 달라지긴 했지만, 그 안에는 항상 반복되는 박자가 있었답니다.

또 연구팀은 7년간의 추적 조사 결과, 이 새가 다른 개체의 곡을 따라하지 않고 스스로 곡을 만든다는 사실도 알아냈어요. 한 마리가 생활하는 공간은 반경이 400m 정도인데, 연주하는 음악은 최대 100m 정도까지밖에 퍼지지 못해요. 야자잎검은유황앵무새는 자신의 생활공간 안에서만 음악을 연주하기 때문에 다른 개체의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지요.


왜 음악을 연주하는 거니?

야자잎검은유황앵무새는 수컷만 음악을 연주해요. 오직 주변에 암컷이 있을 때만 구애를 위해 연주를 시작하지요. 암컷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래를 함께 부르는 수컷도 있답니다.

연구를 이끈 로버트 하이손 교수는 “음악 속에 숨겨진 각자의 박자는 암컷에게 보여 주는 자신에 대한 정보인 셈”이라며, “앞으로 추가 연구를 통해 개체마다 갖고 있는 박자가 의미하는 정보는 무엇인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어요.

2017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영경 기자 longfestival@donga.com
  • 번역

    박동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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