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색 머리카락! 해캄
해캄은 호수나 늪, 물살이 느린 하천 등에 사는 식물이에요. 봄부터 여름에 걸쳐 수온이 높은 계절 동안 볼 수 있지요. 가늘고 긴 초록색 머리카락처럼 생겼는데, 여러 개체가 한데 모여 살기 때문에 마치 하천에 떠 있는 초록색 실뭉치처럼 보여요. 해캄은 표면이 점액으로 덮여 있어서 만지면 미끈미끈한 느낌이 든답니다.
해캄의 세포 속에는 광합성을 하는 엽록체가 들어 있어요. 그 덕에 물속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빛을 쬐어서 스스로 양분을 만들 수 있지요. 해캄이 초록색인 이유는 엽록체 속에 초록색 색소인 엽록소가 들어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해캄처럼 광합성을 하는 식물은 특별히 좋아하는 빛의 색깔이 있을까요?
1884년 독일의 식물학자 엥겔만은 이런 궁금증을 품고 한 가지 실험을 했어요. 해캄과 호기성 세균을 함께 슬라이드 글라스 위에 놓고 어두운 곳에 두었다가, 프리즘에 통과시킨 빛을 비추었지요. 빛을 프리즘에 통과시키면 파장에 따라 빛이 여러 색으로 나뉘어져요.
실험 결과 호기성 세균들이 붉은색과 푸른색 빛 주위에 많이 모여드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어요. 이것은 붉은색과 푸른색 빛이 나는 부위에서 산소가 많이 발생했음을 의미해요. 즉, 해캄이 광합성을 활발하게 하면서 산소가 많이 나온 거예요.
이 실험을 통해 엥겔만은 광합성이 빛의 파장(색깔)에 따라 달라지고, 붉은색과 푸른색 빛에서 광합성이 잘 일어난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답니다.
우주에서 샐러드를 먹으려면?
국제우주정거장 안에서 빨간 조명 아래 신선한 상추가 자라고 있어요. 상추는 왜 빨간 조명을 받고 있을까요? 2015년 당시, 상추를 재배한 우주비행사 스콧 켈리는 자신이 직접 키운 신선한 채소를 맛보며 연신 “맛있다”고 감탄했어요. 늘 건조된 우주식량만 먹다가 사각거리는 생채소를 우주에서 먹게 됐으니까요.
식물을 재배하려면 햇볕이 있어야 해요. 하지만 우주에서는 햇볕을 직접 이용해서 식물을 키울 수 없어요. 지구와 달리 대기를 거치지 않은 강력한 자외선을 그대로 맞으면 식물은 물론, 사람도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지요.
따라서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우주에서 식물을 키우기 위해 인공조명을 이용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식물이 광합성을 할 때 가장 좋아하는 붉은색과 푸른색 빛을 주로 쓰지요.
앞으로 인류는 2030년에 화성에 가겠단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가장 큰 과제는 먹거리 해결이에요. 화성에 가려면 최소 몇 달은 걸리는데, 우주비행사들이 먹을거리를 우주선에 잔뜩 싣고 떠날 순 없어요. 화성까지 가는 연료 무게만 해도 상당하니까요.
그래서 미국 항공우주국은 좀 더 개량된 식물재배장치(APH)를 실험하고 있어요. APH는 빨강, 파랑, 초록색, 흰색 LED와 적외선 빛을 이용해요. 게다가 기존 식물재배장치보다 4배 정도 강한 빛으로 식물이 더욱 빠르게 자라도록 하지요.
또한 APH는 자동화된 식물재배장치로, 180개 이상의 센서를 갖고 있어 식물이 필요할 때 자동으로 물을 주거나 빛이나 온도를 조절해요. 앞으로 우주에서 샐러드를 먹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죠?
시원이는 얼른 하천을 건너 부모님께로 뛰어가 묶인 손을 풀어 드렸어요.
“어떻게 된 거예요?”
“근처에서 오 박사를 기다리다가 바나나 나무가 있기에 몇 개 따 먹었단다. 그런데 주민들이 갑자기 나타나 화를 내더니 여기 묶더라고. 이런 오지에도 바나나 주인이 있을지 누가 알았겠니! 하핫!”
시원이 엄마는 미안하다는 듯이 시원이에게 말했어요.
“정말 놀랐지? 탐험하다 보면 이런 일이 가끔 있어. 하지만 대부분 그렇게 나쁜 사람들은 아니야.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는데 금방 풀어 주더라고.”
시원이는 부모님의 태평스런 대답에 한숨을 쉬었어요. 아빠는 시원이 친구들을 한번 둘러보다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말했어요.
“참! 아들, 널 위한 선물이 하나 있단다!”
그리고는 공책을 하나 건넸지요. 시원이는 공책 표지에 적힌 글씨를 읽었어요.
“이게 뭐예요? 비밀 족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