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적이 없는 1인자, 수달
한국수달연구센터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수달을 연구하고 보호하는 곳이에요. 천연기념물 제330호이자 멸종위기 1급인 수달의 멸종을 막기 위해 연구원분들은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수달의 흔적을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기도 하고, 수달의 번식을 돕기 위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지요. 또, 야생에서 구조되거나 센터에서 태어난 수달 12마리를 *수달사에서 키우고 있답니다.
수달을 만나기 전 기자단 친구들은 한국수달연구센터 김형후 연구원님께 ‘수달 수업’을 들었어요.
“지구상에는 총 13종의 수달이 살아요. 만화 ‘보노보노’로 유명한 해달, 악어와 아나콘다를 잡아 먹는 자이언트 수달 등 그 생김새와 특징이 제각각 다르지요.”
13종류의 수달 중 우리나라에는 ‘유라시아수달’ 한 종만 살고 있어요. 유라시아 수달은 몸통과 꼬리를 합친 몸길이가 120cm 정도로, 가족이 모여 사는 것이 특징이에요. 유라시아수달은 우리나라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천적이 없답니다.
“수달은 겨울에 춥지 않을까요?”
설명을 듣던 김지민 기자가 추운 날씨에 밖에 있는 수달들이 걱정된다며 질문했어요. 하지만 사실 수달은 겨울에는 눈썰매를 즐겨 탈 정도로 추위에 강하답니다. 그 비밀은 바로 털이지요.
“수달은 포유류 중에 털의 밀도가 가장 높아요. 다른 동물보다 훨씬 털이 빽빽하게 나 있다는 뜻이지요. 추운 겨울에도 체온을 유지하도록 발달된 거예요.”
기다렸던 수달 먹이 주기 시간!
“수달들은 야행성 동물이라 오후에 먹이를 줘야 해요. 하루에 한 번 먹이를 주면 수달들이 알아서 나눠 먹는답니다.”
연구원님이 신혼부부 ‘현빈’과 ‘효주’가 사는 수달사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배가 고팠는지 양동이에 담긴 먹이로 마구 달려들었어요. 먹이를 던져 주자 현빈이는 민첩하게 양손으로 먹이를 잡고 머리 부분을 한 번 깨문 뒤, 물속으로 다시 뛰어들었지요.
“먹이를 한 번 깨무는 행동은 자기 것이라는 표시를 한 거예요. 이미 확보한 먹이를 안전한 곳에 두고, 또 다른 먹이를 찾으러 가는 거랍니다.
” 또 다른 수달사에서는 아기 때부터 수달연구센터에서 자라 사람을 잘 따르는 ‘인국’이가 친구들을 반갑게 맞이했어요. 연구원님의 무릎에 양발을 올려 놓으며 계속해서 장난을 걸기도 했지요. 그런데 인국이처럼 사람을 잘 따르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해요.
“사람과 친해지면 나중에 야생으로 돌아갔을 때 사람에게 피해를 입을 수 있어요. 그래서 사람과 친해지지 못하도록 밖에서 긴 파이프를 이용해 먹이를 주는 수달도 있지요. 야생으로 풀어 주려면 사람을 경계하는 훈련을 시켜야 해요.”
수달이 살아야 생태계가 살아요!
수달연구센터에서는 왜 수달을 특별히 보호하고 있을까요? 그 이유를 연구원님이 자세히 설명해 주셨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변 바다에 해달이 많이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모피를 얻기 위해 해달을 마구잡이로 사냥했고, 바다에는 해달이 거의 사라져 버렸지요.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어요. 해달이 주로 먹던 성게의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바다의 해조류를 마구 먹어치운 거예요. 결국 생태계 균형이 깨진 이 바다를 다시 복원하는 데 40년이 걸렸지요.”
이처럼 전체 생태계의 질서를 유지시켜 주는 동물을 ‘핵심종’이라고 불러요. 수달은 우리나라 생태계의 대표 핵심종이랍니다. 수달을 지키는 것이 곧 생태계를 지키는 일인 거예요.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에 사는 수달은 자동차에 치이거나 그물에 걸려 죽는 경우가 많아요. 천적이 없는 수달에게 ‘사람’이라는 강력한 천적이 등장한 셈이지요. 그 결과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현재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받고 있답니다.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강에 통로를 따로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해요. 또 수달이 그물 안에 갇혀 익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에 가로 세로 길이가 8.5cm 정도인 격자를 설치하는 방법도 있지요.”
끝으로 김형후 연구원님은 “강 주변에서 다친 수달을 본다면 한국수달연구센터에 신고해 달라”고 부탁하셨어요. 신현희 기자는 “앞으로 수달을 더욱 관심 있게 지켜보고 보호해야겠다”고 말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