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와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는 같은 논에서 노래하지만, 그 위치가 달라요. 청개구리는 논 가장자리나 논둑에 앉아서, 수원청개구리는 논 중앙에서 모에 매달려 노래하지요. 왜 이런 차이가 생긴 걸까요?
서울대 행동생태 및 진화연구실의 아마엘 볼체 연구원이 두 청개구리의 경쟁에 관해 쓴 논문이 지난 달 국제학술지에 실렸어요. 아마엘 연구원은 두 청개구리가 노래하는 위치를 두고 경쟁을 벌인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실험했지요. 먼저 청개구리가 노래하는 구역인 논 가장자리에서 청개구리 수컷을 제거하자, 수원청개구리 수컷이 논 가장자리로 이동해 울기 시작했어요. 이에 비해 청개구리 수컷은 논 안쪽에 있던 수원청개구리 수컷을 제거해도 자기 자리에서 거의 움직이지 않았답니다.
이런 결과는 청개구리가 노래하기 좋은 장소를 차지하고, 경쟁에서 밀린 수원청개구리가 논의 안쪽으로 쫓겨 간 것을 의미해요. 함께 논문을 진행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는 “수컷 개구리는 짝짓기를 하기 위해 노래한다”며, “암컷이 외부에서 논으로 알을 낳으러 오기 때문에 논둑이 짝짓기에 유리하다”고 말했어요. 게다가 “논둑은 땅에 편하게 앉아 노래하기 좋은 반면, 논 안쪽은 지지대가 없으니 모를 잡고 노래할 수밖에 없다”고 했지요.
아마엘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일반 청개구리가 많이 없는 지역에 수원청개구리가 잘 살 수 있음을 보여 준다”고 말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