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옅은 분홍색으로 피어나는 진달래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관목식물이에요. 진달래의 ‘사촌’에 해당하는 산철쭉과 철쭉(배경 사진)도 진달래처럼 우리나라 어디서나 자주 볼 수 있어요. 숲 가장자리의 양지 바른 곳, 산지의 키가 큰 나무 아래, 능선 위의 들판이나 관목림 등 다양한 환경에서 씩씩하게 살아간답니다. 정원수로 사랑받기 때문에 아파트 화단이나 도시의 공원에서도 쉽게 만날 수 있지요.
몇몇 지역에서는 진달래속 꽃이 산의 능선에 가득 모여 피어나기도 해요. 이런곳에서는 알록달록 물든 산을 보기 위해 전국에서 관광객이 모여드는 축제가 열리지요. 4월 초순부터 시작되는 인천 강화군 고려산, 대구 달성군 비슬산, 전남 여수시 영취산의 진달래 축제, 4월 말부터 시작되는 전북 남원시 바래봉, 경남 합천군 황매산, 경북 청송군 주왕산의 산철쭉 축제, 5월 말경 진행되는 충북 단양군 소백산 철쭉 축제 등이 특히 유명하답니다.
같은 식물도 축제가 열리는 기간이 조금씩 차이가 나요. 식물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알맞은 기온과 *일조량이 갖추어져야 하거든요. 그런데 기온은 해발고도와 위도, 지형에 따라 서로 달라요. 그래서 경북, 충북, 경기, 강원도 같은 북쪽 지역에서 자라는 진달래 가족은 남쪽에 위치한 전남, 경남, 제주도보다 꽃을 늦게 피운답니다. 또 남쪽일지라도 해발고도가 높은 한라산, 지리산, 덕유산 등의 경우 북쪽의 고도가 낮은 지역보다 개화가 느리구요. 그 결과 우리는 다양한 시기에 다양한 장소에서 진달래 가족의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 관목식물 : 중심 줄기없이 작은 줄기들을 넓게 펼치고 덤불처럼 자라나는 나무. 대부분 2m 이하로 낮게 자란다.
* 일조량 : 식물이 낮에 햇빛을 받는 양.




진달래속은 꼭 종을 구분해야 한답니다. 왜냐하면 먹어도 되는 종과 독이 있는 종이 섞여 있기 때문이에요.
진달래(위쪽 사진)는 먹을 수 있는 꽃으로 ‘참꽃’이라고 불려요. 꽃잎을 생으로 먹거나 떡, 화채, 차, 술 등으로 활용하지요. 하지만 산철쭉과 철쭉은 절대 먹으면 안 되는 유독 식물이에요. 꽃잎, 꿀, 잎 등에 ‘그라야노톡신’이라는 독이 들어있기 때문에 먹으면 구토, 어지러움 같은 증세가 나타나지요. 그러면 세 종을 어떻게 구분할까요? 가장 큰 차이는 꽃이 피는 시기예요. 보통 진달래는 3월 말, 산철쭉은 4월 중순, 철쭉은 4월 말에 꽃이 피기 시작해요. 또한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꽃이 지면서 잎이 나오지만, 산철쭉과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오고 꽃이 피거나 꽃과 잎이 같이 피지요.
또 꽃받침과 어린 순을 만져 보아도 세 종의 차이를 알 수 있어요. 진달래는 두 군데 모두 아무런 느낌이 없는 반면, 산철쭉과 철쭉의 꽃받침과 어린 순은 점액질로 덮여 있어 끈적거리거든요.
이제 진달래속 나무를 보면 어떤 종인지 바로 구분해 보세요. 그리고 반드시 안전한 진달래만 식용으로 이용하세요~.


진달래에게는 같은 과에 속하는 친척들도 많아요. 진달래의 변종인 털진달래는 어린 가지와 잎에 털이 있고, 고도가 조금 높은 지역에서 자라는 특징이 있어요. 꽃이나 잎은 철쭉, 진달래와 똑같이 생겼지만 꽃잎의 색만 다른 흰철쭉과 흰진달래도 있지요. 이들은 공원에서도 자주 만났을 거예요.
나머지 친척들은 우리나라에 드물게 자라는 희귀식물에 속해요. 앞서 관찰한 세 식물과는 겉모습에서도 많은 차이가 있죠. 그 중에서 특히 섬진달래는 국립수목원과 특별한 인연이 있어요.
섬진달래는 4월 중순~5월 초순에 노란빛을 띤 흰색의 꽃을 피우는 희귀식물로, 진달래나 철쭉과는 달리 꽃 여러개가 모여나는 특징이 있지요. 이 종은 지금껏 일본에서만 자라는 일본 고유종으로 알려져 있었어요. 그런데 지난해 봄에 국립수목원의 박사님들이 전남 여수시의 섬 지역에서 자라는 섬진달래를 발견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는 식물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답니다.
섬진달래와 비슷한 시기에 꽃을 피우는 참꽃나무는 제주도 한라산에서만 자라는 진달래류예요. 아름다운 꽃 모양과 화려한 색상으로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이지요. 제주어로는 ‘박달레낭’이라고 부른답니다.
그 외의 진달래류는 주로 산에서 자라며 초여름에 꽃을 피워요. 중부 지역의 산지에서는 꼬리진달래를, 남부 지역 높은 산의 바위틈에서는 흰참꽃나무를 만날 수 있지요. 지리산과 울릉도, 강원도의 높은 산에서만 자라는 만병초나 설악산 정상에서만 볼수 있는 노랑만병초도 진달래의 친척이랍니다.
이처럼 우리나라 곳곳에서 아름다운 진달래 가족과 친척들이 자라나고 있어요. 신록이 푸르른 5월, 집안에만 있지 말고 진달래 가족을 만나 보는 건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