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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한 시리아 난민들.


으앙~! 여긴 어디지? 바다는 너무 춥고 무서워! 아, 그래도 인사를 해야겠지? 안녕? 내 이름은 아마드야. 시리아에서 어른들이랑 같이 배를 타고 왔어. 사람들은 우리같은 사람을 ‘난민’이라고 한대. 그런데 난민이 뭐냐고? 음, 엄마한테 물어봐야겠다. 그런데…, 어? 엄마가 안 보여! 엉엉! 우리 엄마 좀 찾아주세요!
수백 명의 난민과 이주민으로 꽉 들어찬 어선의 모습. 수백 명의 이 사람들은 이탈리아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사람들이 날 이곳에 데려다 줬어. 이곳은 유엔난민기구에서 운영하는 난민 캠프래.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데…. 어서 엄마를 만났으면 좋겠다!

난민이란?


지난 9월 터키 바닷가에서 세 살배기 시리아 꼬마 쿠르디가 죽은 채 발견되면서 전세계가 큰 충격과 슬픔에 빠졌어요. 쿠르디는 2011년부터 4년 넘게 계속된 시리아 내전(한 나라 안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피해 다른 나라로 피난길에 올랐다가 목숨을 잃었지요. 지금까지 시리아 내전으로 희생된 사람의 수는 25만 명에 이르고, 약 380만 명의 사람들이 살기 위해 시리아를 떠났어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숨지고 있지요.

쿠르디처럼 전쟁과 내전을 피해 다른 나라로 떠나는 사람들을 ‘난민’이라고 해요. 이뿐만 아니라 인종과 종교, 국적,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박해를 받고 생명에 위협을 느껴 다른 나라로 떠나는 사람을 모두 ‘난민’이라고 하지요.

유엔난민기구가 매년 보호하는 사람들의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해요. 유엔난민기구에서는 난민을 비롯해 국내 실향민과 비호 신청인도 보호하는데, 지난해 그 수가 약 5950만 명에 이르렀어요. 우리나라의 총 인구 수인 약 5150만 명과 비슷한 규모로, 인구 수로만 따지면 세계 26위랍니다.

국내 실향민이란 난민과 같은 이유로 피난을 떠났지만, 국경을 넘지 않고 자국에 머물러 있는 사람들을 말해요. 쓰나미나 지진 등 자연재해로 집을 잃은 사람들도 국내 실향민에 포함되지요.

한편, 비호 신청인은 고국을 떠나 타국에서 난민지위를 신청한 사람들로, 아직 난민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사람들이에요. 만약 보호를 신청한 나라로부터 거부당하면 다시 자신의 나라로 돌려보내질 수도 있지요. 최근 시리아 난민 700여 명이 우리나라에 난민 신청을 했지만, 단 3명만이 받아들여졌답니다.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인 사람들도 있지만, 그 사람들은 우리나라 정부로부터 지원은 받지 못하고 단지 머물 수만 있어요.

살 곳을 잃은 난민을 내쫓는 건 윤리적인 문제가 있지만, 난민을 받아들이는 건 쉽게 결정할 수있는 문제가 아니에요. 경제적 지원도 해야 하고, 혹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문제도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국민들이 찬성했을 때 가능한 일이지요. 현재 우리나라에는 522명의 난민과 621명의 인도적 체류자가 살고 있답니다.





 

난 정말 전쟁이 싫어. 근데 전쟁이 기후변화 때문에 일어났다고 어른들이 말하더라고. 뭐야, 그럼 내가 기후변화 때문에 난민이 됐다는 거야? 이게 무슨 소리야?

기후변화가 초래한 비극, 환경난민

시리아는 1970년대부터 40년 넘게 독재 정치가 이어져왔어요. 그러다가 2011년 4월, 국민들이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가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독재 반대 시위를 벌였어요. 대통령은 군대를 동원해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진압했지요. 그 결과, 정부군과 반정부군 사이에 시리아 내전이 시작됐답니다.

벌써 4년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은 정치뿐만 아니라 종교 전쟁의 성격도 띄고 있어요. 알아사드 대통령 독재정권이 이슬람교의 소수 시아파에 속하고, 반정부군을 포함한 시리아 국민 다수가 이슬람교 수니파에 속하거든요. 여기에 이라크에서 등장한 수니파 무장 단체인 이슬람국가(IS)까지 시리아 동부 지역을 점령하면서 시리아내전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어요. 그 사이에서 25만 명 이상의 힘없는 국민들만 목숨을 잃고 있지요.

그런데 올해 3월, 미국 콜롬비아대 리처드 시거교수가 시리아 난민 사태의 근본적인 이유는 ‘기후변화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어요. 현재 시리아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닥친 사상 최악의 가뭄 때문에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됐어요. 하지만 원래 시리아 땅의 절반 정도는 초승달 지대라 불리는 비옥한 농경 지대에 속해 있었어요. 이 지대는 이집트 나일강 유역에서부터 메소포타미아에 이르는 곳으로, 인류 문명을 꽃피운 비옥한 땅이었지요.

연구팀은 과거 100년 동안 이 지역의 강수량과 기온 등을 분석해 가뭄의 원인을 분석했어요. 그 결과 지구온난화로인해 지중해 동부 지역의 강수량이 점점 줄고 토양의 습도가 낮아져 최악의 가뭄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었지요.

비옥했던 땅이 불모지가 되면서 농민들은 고향을 떠나 도시로 몰려들었어요. 사람들로 꽉 찬 도시는 가난과 범죄 등 갖가지 사회 문제로 몸살을 앓았지요. 결국 사회적으로 불만이 쌓이고 정치적으로도 불안해지며 한 나라 안에서 전쟁까지 일어난 거예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이 대규모 난민을 발생시킨 셈이지요.

그런데 이런 사태는 이미 10년 전 예견됐어요. 영국 옥스퍼드대 그린칼리지 노먼 마이어스 교수는 2005년 제13회 세계경제포럼에서 가뭄, 토양침식, 사막화, 산림벌채 등 환경 문제로 인해 고향에서 살 수 없게 된 사람들을 가리켜 ‘환경난민’이라고 정의했어요. 그러면서 기후변화가 무력 충돌이나 난민 사태를 가져올 수 있다고 예측했지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 노먼 마이어스 교수의 예측은 현실이 되고 말았답니다.



살 곳을 잃고 떠돈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너희들은 모를 거야. 이곳 난민 캠프에서는 학교도 다닐 수 없고 마실 물도 늘 부족해. 게다가 부모님을 잃은 친구들도 얼마나 많은지…. 그런데 앞으로 기후변화로 인해 살곳을 잃은 사람들의 수는 점점 더 많아질 거래.


2050년까지 환경난민 3억 5000만 명 생긴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난민의 수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 예측하고 있어요. 지난 해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5차 종합보고서에는 인류가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를 계속해서 배출한다면, 2100년 경 지구의 평균 기온이 3.7℃ 오르고 해수면은 63cm 높아질 것이라는 내용이 실렸어요. 만약 온실가스 배출량을 상당히 줄인다고 해도 평균 기온은 1.8℃, 해수면은 47cm 올라간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또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피해갈 수 없어요. 지금과 같은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된다면, 2100년 경 우리나라의 평균 기온은 지금보다 5.3℃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거든요(환경부,2013a). 이건 세계 기온 상승 전망치에 비해 월등히 높아요.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앞으로 폭염이나 열대야 같은 이상 기후 현상이 더욱 극심해질것으로 예측되고 있어요.

무서운 건, 인류가 지금 당장 온실가스의 배출을 멈춰도 이미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20% 이상이 1000년 이상 대기 중에 남아 있다는 거예요. 결국 이로 인한 기후변화의 영향은 수백 년 간 지속될거예요. 이런 이유로 노먼 마이어스 교수를 포함한 많은 과학자들은 2050년까지 전세계에 환경난민이 5000만 명에서 3억 5000만 명까지 발생할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답니다.

한편 미국의 환경운동가 레스터 브라운은 자신의 책 <;플랜B 3.0>;을 통해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물에 잠길 잠재적 기후난민이 대부분 아시아에 몰려 있다고 말했어요. 실제로 우리나라도 제주도 지역의 해수면 상승 속도가 전지구 평균의 3배에 달해 기후변화에 매우 취약한것으로 나타났지요.




 
# 환경난민, 더 이상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할 수 없겠죠? 이제는 전세계가 환경난민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랍니다. 또한 앞으로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힘을 합쳐 과학적 해결책을 찾고 적극적인 행동을 취해야 할 거예요.

2015년 22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정 기자
  • 도움

    윤순진 교수
  • 일러스트

    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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