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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는 지구 정복을 꿈꾸는 악당, 닥터 그랜마! 늘 지구 정복을 도와 줄 지구 생명체를 찾아다녔지만 실패하고 있지. 오늘도 아주 멋진 지구 생명체를 찾아서 지구 정복을 도와 달라고 부탁할 거야. 바로 ‘동굴 장님 물고기’지. 이 물고기는 햇빛이 들지 않는 동굴 속 강물에서 눈도 없이 살아간다고 해. 최근엔 이들이 특별한 유전자를 갖고 있어서 오랫동안 굶어도 끄떡없단 얘길 들었어. 멋지지 않니? 내 지구 정복 여행 짝꿍으로 딱인데…. 어디 한 번 만나러 가 볼까?

장님 물고기야, 안녕? 자기소개 좀 해 줄래?

장님 물고기는 제 별명이에요. 제 이름은 ‘멕시칸 테트라’랍니다. 학자들은 저를 ‘아스티아낙스 멕시카누스(Astyanax mexicanus)’라고 부르기도 하죠.
제 생김새를 보면 알겠지만, 투명할 정도로 연한 분홍색 몸에 눈이 없는 게 특징이랍니다. 몸길이는 최대 12cm 정도로 꽤 작은 편이고요.
저는 주로 멕시코 북동쪽의 29개의 동굴지역에 살고 있어요. 20~25℃ 정도의 따뜻한 수온을 좋아하거든요. 겨울엔 수온이 낮아지기 때문에 더 따뜻한 곳을 찾아 이동한답니다.

그런데 넌 생김새도 특이하구나. 눈은 어쩌다 그렇게 된 거야?

우리가 동굴에 들어와 살면서 진화를 거쳐 눈이 거의 없어졌어요. 그건 같은 멕시칸 테트라 종이지만 동굴 밖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우리를 비교해 보면 쉽게 알 수 있어요.
원래는 그 친구들과 우린 같은 모습이었죠. 하지만 우리가 동굴에 살면서 그 친구들과 다른 모습을 갖게 됐지요. 눈이 퇴화됐고, 그 대신 뛰어난 후각을 갖게 됐답니다. 또한 색소도 없어져서 이렇게 투명한 피부를 자랑하지요.

아~, 동굴엔 빛이 없어서 눈이 필요 없어진 거구나?

빛이 없어진 게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에요. 오히려 이온 때문이라고 말하는 게 더 정확하답니다. 눈이 없어진 건 눈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서인데, 이런 돌연변이는 물에 있는 이온량 변화에 영향을 받거든요. 이온은 물질을 이루는 원자가 전자를 얻거나 잃어서 생기는 것으로, 양전하(+)를 띤 양이온과 음전하(-)를 띤 음이온으로 나뉘어요. 물에 녹은 물질들은 주로 이온이 되어 떠다닌답니다.
이런 이온량이 부족한 환경이 우리 몸에 스트레스로 작용해 눈을 만드는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만들었죠.

동굴엔 너희가 먹을 먹이도 많지 않다며?

동굴에서는 홍수가 나서 먹이가 동굴로 많이 들어왔을 때에야 실컷 먹을 수 있죠. 그래서 먹이가 많을 때 한꺼번에 많이 먹고 지방으로 저장해 둔답니다. 그러면 3개월을 굶어도 끄떡없죠.
최근 하버드의대 클리포드 타빈 교수팀은 우리가 이렇게 많이 먹어둘 수 있는 이유가 ‘체중 유지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배부름을 모르는 내가 당신의 지구 정복 파트너가 된다면 당신의 식량이 남아나질 않을 거예요. 괜찮겠어요?

2015년 1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수빈 기자
  • 진행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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