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를 채집하고 관찰하라!
“혹시 농사를 짓고, 일도 나누어서 하고, 노예도 부리고, 다른 나라와 전쟁도 한다고 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명예기자들이 개미학자가 되는 걸 도와 주실 정경희 선생님의 질문으로 개미탐험이 시작됐어요. 선생님의 질문에 관우와 민재는 ‘인간’이라고 대답했지요.
“맞아요. 그런데 인간과 똑같은 일을 하는 동물이 또 있어요. 바로 개미예요.”
개미는 1억 1000만여 년 전에 등장해 오늘날 1만 2000여 종이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요. 그리고 인간처럼 사회를 이루어 사는 것은 물론, 다른 곤충이나 식물과 공생을 통해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지요.
“만약 개미가 없었더라면 애기똥풀이나 제비꽃 등의 씨앗이 번식하기 힘들었을 거예요. 개미는 꽃으로부터 맛있는 수액을 얻고, 꽃은 개미를 통해 번식하는 공생을 한답니다.”
이어서 명예기자들은 개미 채집에 나서기로 했어요. 하지만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탓에 개미들이 땅 깊숙이 숨어 나오질 않았어요. 개미가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 땅을 깊숙이 판 뒤에야 개미를 채집통에 넣을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또 문제가 생겼어요! 개미가 마구 움직여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가 없었거든요. 이럴 때 개미학자들은 어떻게 할까요? 정답은 동결 스프레이! 생태학자들은 동결 스프레이로 개미를 차갑게 만들어 기절시킨 다음, 현미경으로 관찰하고 나서 풀어줘요. 배에 주름은 몇 개인지, 침이나 털이 있는지 등을 관찰하면 채집한 개미가 어떤 종인지, 혹은 새로운 종일지 알 수 있답니다.
유황 냄새의 정체는?
채집한 개미가 어떤 개미인지 알아보기 위해서는 ‘개미분류검색표’가 필요해요. 관우, 민재 기자가 현미경으로 관찰한 개미는 배자루마디가 1개이고, 털이 있으며 배 끝 부분에 침은 없고 둥근 구멍이 있었어요. 개미분류검색표를 따라가 보니 이 개미의 정체는 바로….
“일본왕개미네요!”
일본왕개미는 공원과 놀이터, 학교 운동장 그리고 산 등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개미예요.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개미들 중 가장 커서 여왕개미의 몸 길이는 17mm나 되고, 수컷개미가 10mm, 일개미가 7~13mm에 이른답니다.
개미전시실에는 일본왕개미는 물론 한국홍가슴개미, 가시개미, 광택불개미 등 우리나라에 사는 개미 8종과 흰개미 1종, 벌 2종이 전시돼 있었어요. 6월부터는 지구촌 첫 농사꾼이라 불리는 잎꾼개미 등 해외개미 6종도 추가될 예정이라고 해요.
“어? 이게 무슨 냄새예요?”
여러 개미들의 행동과 집을 관찰하던 중 희미하지만 묘한 냄새가 풍겨왔어요. 바로 불개미의 개미산 냄새였어요! 개미는 위협을 감지하거나 공격할 때 배 끝 부분에서 산성을 띠는 개미산을 내뿜어요. 이 냄새는 개미마다 조금씩 다른데, 불개미의 개미산에서는 유황냄새가 난다고 해요.
원래 개미학자들은 채집해온 개미의 행동을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과학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가설을 세워요. 그런 뒤 자신의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는 개미 연구를 진행해요. 이 과정에서 의미 있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 이를 다른 과학자들 앞에서 발표해 검증을 받지요. 개미학자에 도전하는 마지막 관문은 바로 학술 발표 시간이었어요. 명예기자들은 오늘 개미에 대해 배우고 개미학자에 도전한 과정을 짧게 요약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특.별.인.터.뷰
진짜 생태학자를 만나다!
국립생태원 최재천 원장님
개미학자 되어 보기 체험을 마친 명예기자들은 진짜 개미학자를 만나러 갔어요. 바로 지난 해 12월 국립생태원 초대 원장으로 취임한 우리나라의 대표 생태학자 최재천 원장님이에요. 원장님은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왔다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어요.
자기 소개를 부탁드릴게요.
예전에는 개미 연구를 많이 해서 주로 개미박사라고 불렸지요. 지금은 우리나라의 자연 생태를 잘 보전해서 여러분처럼 어린 학생들에게 온전히 물려 주기 위해 노력하는 생태학자라고 소개하고 싶습니다.
연구를 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미국 플로리다 주에 곤충 채집을 갔다가 밤이 늦어서 국립공원에서 텐트를 치고 잔 적이 있어요. 그런데 새벽에 누가 자꾸 텐트 밖에서 내 등을 밀더라고요. 잠결에 “누구야~!” 하고 나갔더니 거대한 악어가 텐트를 밀고 있었어요. 순간 ‘도망가면 내가 악어보다 빨리 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행히 악어가 그냥 가더라고요.
이렇게 동물행동학자가 되면 오지에도 많이 가야 되는데, 그게 힘들었던 적은 없어요. 늘 즐거웠어요.
가장 행복했던 때는 언제인가요?
어렸을 때부터 정글에 가는 게 꿈이었어요. 저는 비를 맞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 처음 열대의 정글에 갔던 날 비가 막 쏟아졌어요. 그런데 그날 정글의 다양한 동식물들을 보니 정말 행복하더라고요. 두 팔 벌려 비를 맞으면서 “I’m happy!”를 외쳤답니다.
제 꿈은 고래 박사인데요, 원장님같은 동물학자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 공부를 늘 열심히 한 학생은 아니었어요. 오히려 밖에 나가서 개구리랑 메뚜기를 잡느라 시간을 다 보냈지요. 그러다가 미국에 가서 동물과 자연에 대해서 공부를 하는데, 알고 싶은 게 정말 많더라고요. 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였어요.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공부를 하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열심히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동물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알고 싶은 게 많아지면 꿈을 이룰 수 있을 거예요.
마지막으로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한 가지는 확실히 잘하면서도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개미전은 물론이고 세계 5대 기후를 모두 경험할 수 있는 국립생태원 에코리움으로 놀러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