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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지 않아요! 투명 망토 만드는 세 가지 비법


 
아이고오~! 배 아파라! 유서 깊은 가문 출신인 내가 그깟 투명 망토 하나 없어서 해리 포터에게 한 방 먹이지도 못하다니…! 아버지에게 사달라고 하고 싶지만, 사실 얼마 전에 내가 자그마한 사고를 쳐서 용돈마저도 깎였지 뭐야. 그렇다고 포기할 드레이코 말포이님이 아니지. 듣자 하니 머글도 이제는 꽤나 쓸만한 기술을 많이 갖고 있다던데? 투명한 유리도 못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던데, 이제는 투명 망토를 만드는 데도 성공했다지 뭐야! 좋아! 난 머글의 기술을 이용해 투명 망토를 만들겠어. 그런데 머글은 대체 어떻게 투명 망토를 만든 거지?

상상 속 투명 물질, 현실이 되다!


인간은 상상하는 것은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마법의 생물이라고 하지요. 투명 인간도 처음에는 소설에 등장하는 가상 인물이었답니다. 하지만 오늘날 과학자들은 투명 인간이 될 수 있는 투명 망토를 만들고 있답니다. 바로 과학으로 말이에요.
 

하나 ㄱ자 거울로 투명하게!

너무 어렵잖아! 마이크로파니, 나노 구조니…. 그런 복잡한 건 딱 질색이야. 이래서 머글이 마법사보다 뒤떨어졌다는 소릴 듣는 거라고! 뭐? 거울과 물만 이용해서도 투명 망토를 만들 수 있다고?


물체가 투명하다는 것은 물체 뒤에 있는 배경이 물체를 통과해 눈에 보인다는 뜻이에요. 배경에서 반사된 빛이 물체에 막히지 않고 지켜보는 사람의 눈에 도달하면 되는 거지요. 미국 로체스터대 존 호웰 교수팀은 2013년에 거울을 이용해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투명 효과를 만들어 냈어요.

거울은 빛이 들어온 각도대로 빛을 반사하는 성질이 있어요. 90°로 들어 오면 90°로, 45°로 들어오면 45°로 반사하지요. 호웰 교수팀은 거울 4개를 이용해 반사가 4번 연속으로 일어나게 만들었어요. 빛이 거울에 반사되면서 투명해 져야하는 물체를 휘돌도록 만든 거지요.

그 결과 거울에 가려진 뒷배경이 거울을 뚫고 보이는 것처럼 우리 눈에 들어오게 만들 수 있었어요. 거울 각도만 정확하게 90°로 맞출 수 있다면 누구나 실험할 수 있답니다. 직접 한 번 해 볼까요?
 



둘 ㄱ자 수조 두 개를 이용한 투명 효과

이번에는 물을 이용해 볼 거예요. ㄱ자 모양 수조 두 개에 물을 가득 붓고 리본 모양으로 배치한 뒤, 두 수조 사이에 물체를 놓으면 놀랍게도 수조 사이에 있는 물체가 감쪽같이 사라진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요?

빛은 직진으로 곧게 지나가요. 하지만 빛이 통과하는 물질이 바뀌면 꺾일 수도 있어요. 각 물질마다 빛을 통과시킬 때 일정 각도로 휘게 만드는 ‘굴절률’을 갖고 있거든요. 이 굴절률은 서로 다른 물질이 만날 때 그 특징이 드러나지요.

예를 들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보석이라는 다이아몬드를 생각해 볼까요? 다이아몬드는 자연 물질 중 굴절률이 가장 커요. 햇빛이 공기를 통과해 다이아몬드로 들어가는 순간, 빛은 직진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한 번 꺾이게 되지요. 다이아몬드를 지나 다시 공기 중으로 나올 때도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에서 진행하던 방향과 다르게 꺾여 나오지요. 그래서 다이아몬드를 여러 각도로 컷팅하면 빛이 이리저리 꺾이면서 반짝거리게 돼요.

호웰 교수는 바로 이 굴절률을 이용했어요. 수조 뒤에서 나오는 빛(배경)은 수조에서 물을 만나 바깥쪽으로 꺾여요. 그 뒤 두 번째 수조를 만나 다시 원래대로 돌아와요. 우리 눈에는 마치 수조 사이에 있는 물체가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거지요.

이처럼 빛이 굴절해서 벌어지는 현상에는 여러 가지가 있어요. 밥 그릇에 담긴 동전을 비스듬한 각도에서 보면 안 보이다가 물을 부으면 갑자기 보이는 현상이 대표적이지요. 사막에서 볼 수 있다는 신기루도 빛이 굴절돼 생기는 현상이에요. 같은 공기라도 찬 공기와 따뜻한 공기는 굴절률이 달라서 빛이 꺾이면서 공중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사소한 현상에서 투명 망토를 생각해낸 호웰 교수팀의 지혜가 놀랍지 않나요?
 



셋 볼록렌즈 4개로 만드는 투명 망토

오호라, 머글도 꽤나 쓸 만한 걸 내놓는군. 또 다른 거 없어? 포터에게 한 방 먹일 수 있는 아주 근사한 투명 망토 말이야.

빛을 모으거나, 흩어지게 하거나


물질의 굴절률 차이를 이용해 투명 망토를 만들 수 있다면, 물질 하나로 굴절률을 조절해 투명 망토를 더 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2014년 9월 미국 로체스터대 조셉 최 연구원은 렌즈를 이용해 ‘로체스터 망토’를 만들었어요. 굴절률이 정해져 있는 물과 달리, 렌즈는 굴절률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거든요.

최 연구원은 볼록 렌즈가 거리에 따라 물체가 다르게 보인다는 성질에 주목했어요. 볼록렌즈는 초점거리 안에서는 물체를 크게 보이게 만들지만, 초점거리에서 벗어나면 물체가 뒤집혀 보여요.

단순히 볼록렌즈를 1개만 이용하면 그저 재미있는 실험에 불과해요. 렌즈의 굴절률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고 해도 물체를 얼마나 멀리서, 얼마나 크게 볼 수 있는지를 조절할 수 있을 뿐이니까요. 최 연구원은 볼록 렌즈로 투명 망토를 만들기 위해 렌즈를 무려 4개나 사용했답니다.

볼록렌즈 4개, 투명 망토 되다

볼록렌즈는 배경에서 나오는 빛을 렌즈로 통과시켜, 상을 뒤집어 주는 역할을 해요. 그 과정에서 위 아래로 투명해질 수 있는 공간이 생기거든요. 또 배경의 크기를 눈에 보이는 것처럼 보정하는 역할을 해요. 일반적으로 거리가 멀어지면 물체가 작게 보여야 하는데, 볼록 렌즈로 보면 먼 배경에 있는 물체가 가까이에 있는 물체보다 크게 보여요. 이 때문에 물체가 투명해졌더라도 배경이 왜곡돼 무엇인가 있다고 짐작할 수 있답니다.

로체스터 망토의 투명 효과는 놀라워요. 투명 영역에 손을 가져다 대면 손가락이 잘린 것처럼 보이지요. 뒷배경이 어그러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져다 둔 모눈 종이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게 연결됐어요.

물론 단점도 있어요. 볼록렌즈의 크기와 렌즈가 배열된 길이만큼만 투명 영역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 영역 외에 물체를 두면 투명 기능이 사라지거든요. 도넛 모양의 구역만 투명한 영역인 셈이지요. 그래도 아주 간단한 원리를 투명 망토로 발전시킨 ‘발상의 전환’이 매우 놀라워요.
 




좋았어! 하찮게 생각했던 머글도 꽤나 쓸 만한 기술을 갖고 있군. 특히 볼록렌즈를 이용한 로체스터 망토가 아주 맘에 들어. 포터 녀석이 잘난 척하는 것을 보는 것도 이제 마지막이야. 나 드레이코 말포이도 이제 투명 망토를 가졌으니 해리 포터를 곯려 주러 가야겠어. 근데 잠깐, 해리 포터가 이미 투명 망토 안으로 숨었잖아! 어이, 머글! 투명 망토를 볼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줘~!

미니 인터뷰 | 조셉 최 로체스터대 광학연구소 연구원


Q. 로체스터 망토에 대한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으셨나요?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색깔의 빛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투명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특별한 렌즈와 거울이 필요해서, 더 간단한 방법을 찾았습니다. 간단한 렌즈들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찾아냈고, 이것이 로체스터 망토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Q. 과학에는 언제부터 관심을 가지셨나요?

초등학교 때부터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싶어서 과학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많고 질문도 많았는데, 그것들을 답해 주는 학문이 물리학이란걸 알게 되었지요.

Q.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충분히 놀았으면 좋겠어요. 게임이나 TV, 컴퓨터가 아닌 다른 놀이 거리를 찾아 보세요. 책을 많이 읽거나, 상상도 많이 하고, 미래에 대해 꿈도 많이 꾸고, 좋은 친구들 사귀고 스스로도 좋은 친구가 되세요. 공부를 하고 문제 풀때도 먼저 어떻게 풀지 생각해 보세요. 답이 빨리 안 나와도 해답을 보거나 남에게 먼저 묻지 말고, 충분히 생각하면서 혼자서 최선을 다해 풀어보는 자세를 가져야 사람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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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오가희 기자
  • 도움

    조셉 최 연구원
  • 사진

    김경식, 위키미디어, 로체스터대
  •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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