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팬지와 교감하는 제인 구달 박사님
“오오오오오, 오어오옥~, 오어오옥~!”
제인 구달 박사님은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강연을 할 때면 침팬지 언어로 첫인사를 해요. 그러면 강연을 듣기 위해 온 사람들은 마치 진짜 침팬지와 이야기하는 느낌을 받지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제인 구달 박사님이 40년이라는 긴 시간을 침팬지와 함께 지내면서 침팬지를 관찰하고 연구했기 때문이에요. 박사님의 연구를 통해 침팬지도 사람처럼 서로 껴안거나 키스를 하고, 등을 두드리는 행동을 하며 감정을 나눈다는 사실이 밝혀졌지요.
제인 구달 박사님의 연구는 이후 여러 동물 행동학자들이 침팬지를 연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됐어요. 최근에는 영국 세인트앤드루스대학교의 캐서린 호바이터 박사가 더 다양한 침팬지의 행동이 어떤 뜻을 의미하는지 해석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답니다.
편견을 이겨낸 침팬지 사랑 40년
제인 구달 박사님이 처음 침팬지 연구를 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편견을 갖고 있었어요. 당시 제인 구달 박사님은 대학교에 다니지도 않았고, 나이도 23살로 어렸거든요. 특히 사람들은 여자의 몸으로 오랜 시간 숲속에서 침팬지들과 지내는 일을 버텨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러한 편견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 앞에서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았어요. 제인 구달 박사님은 1960년 탄자니아 곰베 지역의 숲에서 텐트를 치고 매일 침팬지들을 만나며 지냈어요. 그동안 침팬지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침팬지를 연구실로 데려가거나, 숲에서 수개월 정도만 관찰하곤 했어요. 하지만 제인 구달 박사님은 침팬지를 데려오는 대신 자신이 숲으로 들어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침팬지와 함께 생활했답니다. 그 결과 1년 만에 침팬지들과 털을 골라줄 수 있을 정도로 친해졌어요.
이후 제인 구달 박사님은 무려 40년 동안이나 침팬지와 함께 생활하면서 연구를 진행했어요. 그 결과 침팬지가 먹이를 구할 때 사람처럼 도구를 사용하고 육식을 즐긴다는 등 기존의 학설을 뒤집는 사실을 밝혀낼 수 있었지요. 제인 구달 박사님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5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동물행동학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답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관찰자
제인 구달 박사님은 연구결과뿐만 아니라 연구를 하는 방법도 다른 과학자들에게 귀감이 되었어요. 바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숲의 주인공인 침팬지를 그냥 끈기 있게 지켜보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연구하는 것 말이에요.
침팬지는 외모와 달리 매우 예민한 동물이에요. 제인 구달 박사님도 처음에 매일 산에 올랐지만,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침팬지들과 가까워지기는 어려웠어요. 하지만 박사님은 서두르지 않았어요. 침팬지가 박사님을 익숙하게 느낄 때까지 멀리서 지켜보며 1년을 기다린 뒤에야 함께 지내며 연구할 수 있었지요. “우리에 갇힌 동물들이 아니라 자연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을 관찰하고 싶다”는 평소 바람이 이뤄진 거예요. 이후 다른 동물행동학자들도 제인 구달 박사의 ‘관찰자’ 연구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지요.
제인 구달 박사님의 활약 이후 또 다른 변화는 침팬지를 비롯한 유인원을 연구하는 여성과학자들이 늘어났다는 거예요. 여성의 관찰력과 인내심, 집요함이 남자보다 우월하다는 점을 인정받았기 때문이죠. 특히 침팬지들에게 이름을 지어 주며 감정을 공유하는 방법은 그동안의 연구 규칙에서 벗어나는 일이었어요. 하지만 제인 구달 박사님은 감정을 공유했기 때문에 침팬지를 더 잘 이해하고 새로운 사실을 밝힐 수 있었다고 말했지요.
어린이와 함께하는 제인 구달 박사님
“뿌리와 새싹 운동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커서 의사 결정권을 가진 어른이 되겠죠. 어린이들이 미래 지구사랑 활동의 희망입니다.”
제인 구달 박사님은 1986년부터 동물행동학자가 아니라 환경보호 운동가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앞으로 지구를 사랑하고 보존하는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선 어린이가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에, 1년에 300일 이상을 전세계를 돌며 강연을 하고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지요.
또한 지난 1991년에는 ‘뿌리와 새싹(Roots&Shoots)’이라는 단체를 설립했어요. 어린이들에게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자는 취지였어요. 뿌리와 새싹 회원들은 학교나 지역사회 동아리, 그 밖의 모임에서 모든 동물, 환경, 인간 공동체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갖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전세계 120개 이상의 나라에서 유치원부터 대학까지의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 지구사랑탐사대 활동도 뿌리와 새싹 활동과 연결되어 있어요. 지구를 사랑하고 실천하는 방법의 하나인 셈이죠. 앞으로 이런 활동들을 통해 많은 어린이들이 지구를 사랑하는 마음을 함께 나누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