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1406/C201406N001_img_99.jpg)
나는 누구일까
작고, 까맣고, 예쁘지도 않고…. 나는 누구일까? 알고보니 난 씨앗이래. 봄이 되면 사람들이 우리를 심고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물과 사랑을 준다지 뭐야. 그럼 나는 자라서 무엇이 될까? 예쁜 꽃이 될까, 열매가 될까? 일단 내가 누구인지 내 속을 한번 들여다볼까.
숟가락을 품은 씨앗
짠~, 내 몸속을 보니 하얀 숟가락이 있네! 아마 감을 먹고 뱉은 씨를 잘라본 친구들은 본 적이 있을 거야. 이렇게 하얀 숟가락 모양을 ‘배’, 주변의 하얀 것들을 ‘배젖’, 이것들을 덮고 있는 얇은 층을 껍질이라고 해. 배는 나중에 자라서 어린 식물이 되고, 배젖은 싹이 틀 때 필요한 양분을 저장하고 있지. 사과나 벼도 같은 구조로 되어 있어. 그런데 배젖이 없는 씨들도 있대. 강낭콩, 밤 같은 애들이야. 그럼 어떻게 양분을 저장하냐고? 걱정하지 마. 배젖 대신 떡잎이 있어서 영양분을 저장할 수 있거든.
번식을 상징하는 씨앗
난 왜 이렇게나 많은 걸 담고 있는 걸까? 씨앗은 식물이 싹을 틔우기 전에 잠시 성장을 멈추고 쉬는 상태라서래. 빛이 적고 추운 겨울처럼 식물이 자라기 어려운 환경을 버텨내고 다음 세대를 탄생시키는 ‘번식’의 역할을 하는 거지. 씨앗이 없으면 쌀밥도 맛있는 과일도 먹을 수 없는 거야. 난 작고 못생겼지만 식물에게는 너무너무 중요한 존재래. 아이, 기뻐~!
씨 없는 열매도 있다고?
이렇게 중요한데, 씨가 없는 열매도 있대. 사람들이 과일을 먹을 때 씨를 골라내는 걸 귀찮아 해서라지 뭐야. 그래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씨 없는 과일을 만든 거지. 가장 유명한 열매는 바로 씨 없는 수박이야. 이 수박을 만든 사람이 우장춘 박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한 분이고 일본 교토대학교의 기하라 히토시 박사가 만든 거란다.
원래 정상적인 수박은 염색체가 22개인 2배체(2n)야. 수박의 수꽃에 콜히친이라는 약품 처리를 하고 암꽃과 수정시키면 염색체가 44개인 4배체(4n)가 되지. 이것을 다시 정상수박인 2배체와 교배하면 염색체가 33개인 3배체(3n)의 씨가 생기고 이 씨를 심으면 씨 없는 수박이 열려. 3배체는 씨앗을 제대로 만들지 못한단다.
우리가 자주 먹는 바나나와 귤도 원래는 사과처럼 단단한 씨가 있었어. 그런데 사람들이 맛있게 먹기 위해 과육 부분을 키우고 먹지 못하는 씨를 없앴단다. 만약 바나나와 귤에 씨앗이 있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수박씨를 집 마당에 심어볼까?
씨로 번식한다는 수박! 수박 먹고 남은 씨들을 버리지 않고 마당에 심으면 공짜로 수박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원래 수박 품종은 훨씬 작고 씨가 많아서 맛있게 먹기 어렵다. 사람들은 수박 새싹과 박 새싹을 접붙이기로 붙여 맛있고 빨간 과육이 커지도록 개량했다. 귤, 사과, 참외 모두 마찬가지. 그러니 과일의 씨를 심어도 제대로 된 과일은 얻기가 어렵다.
꿈을 위해 떠나 보자
아직 커서 무엇이 될지 모르겠지만 미래의 내 멋진 모습을 꿈꾸며 일단 자리를 잡아 볼까? 어라, 그런데 다른 씨앗들도 많이 모였네.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 주변에 모여 있어서 너무 좁고 불편해. 그래서인지 여기저기 다른 곳으로 떠나는 친구들이 보이는구나. 그럼, 나도 멀리 여행을 떠나 볼까? 얘들아, 같이 가!
로켓처럼 발사하는 씨앗
피융~, 난 로켓처럼 날아가는 씨앗이야. 멀리 날아가려면 뒤에서 밀어주는 힘이 필요하지. 콩과 식물들은 씨 여러 개를 담은 열매를 맺어. 이 열매는 꼬투리라는 껍질에 싸여 있는데, 열매가 익으면 꼬투리가 말라서 젖혀지거나 터질 때의 힘으로 안에 있던 내가 로켓처럼 앞으로 튕겨나가지. 붉은 꽃이 예쁜 봉선화, 돌담이나 시멘트의 틈 사이로 자라는 보랏빛의 제비꽃 씨들이 이렇게 멀리 나아간단다.
바람을 타고 멀리 날아가는 씨앗
난 살랑살랑 바람 타고 움직이는 씨앗이야. 나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니까 바람을 따라 편하게 멀리 날아가지. 그러면 열매가 터지는 힘으로 나가는 씨앗보다 더 멀리 갈 수 있어. 나처럼 바람을 타고 이동하는 씨앗들은 대부분 작고 가벼워. 프로펠러 같은 날개나 털을 갖고 있다는 게 특징이란다. 민들레, 억새, 무궁화 씨는 털로, 단풍나무 씨는 70~90°로 벌어진 프로펠러로 빙글빙글 돌며 바람을 타지. 난 이제 바람을 타고 더 멀리 여행할 거야. 먼저 가 볼게, 안녕~!
뾰족한 가시가 있는 씨앗
어흥~, 무섭지! 나는 호랑이 발톱처럼 날카로운 가시를 가진 씨앗이야. 이 가시를 어디에 사용하냐고? 바로 동물의 털에 착 붙는 데 쓰지.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동물의 몸에 붙어 함께 이동하는 거지. 간혹 동물하고 헷갈려서 사람들 옷에 붙어버린 애들은 아파트를 구경하기도 한대. 도깨비바늘, 가시도꼬마리, 코스모스 씨들이 나처럼 뾰족한 가시를 자랑한단다!
동물 똥으로 나오는 씨앗
킁킁~, 똥 냄새가 난다고? 그래도 그 덕에 아주 멀리까지 왔는걸! 난 원래는 예쁜 열매 속에 들어 있었는데 열매가 동물한테 먹히면서 함께 배 속으로 들어가게 됐어. 다행히도 나는 겉에 단단한 껍질이 있어서 과육 부분과 달리 소화가 되지 않아.
배 속을 한참 여행한 뒤 똥과 함께 그대로 세상 밖으로 나왔단다. 그럼 배 속에 있는 동안 동물이 움직인 거리만큼 멀리 떠날 수 있게 되는 거야. 맛이 좋아 사람들이 즐겨먹는 사과, 배, 딸기, 포도 등 다양한 과일의 씨들이 나랑 똑같지. 냄새가 나는 건 내가 더러워서가 아니니까 놀리지 말아 줘~!
이 밖에도 도토리나 밤은 중력에 의해 떨어지면서 최대한 멀리 움직인대. 씨앗이 들어있는 열매가 익을수록 무거워져서 나무에서 떨어지는데 그 순간 동글동글한 몸을 이용해 데굴데굴 구르는 거지. 물에 동동 떠다니며 멀리 이동하는 씨앗도 있어. 연꽃 씨는 열매 속에 공기주머니 같은 것이 있어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까지 물에 오래 떠 있을 수 있다나 봐. 그럼 난 몸이 무거우니까 저기 날아가는 단풍나무 씨에게 부탁해서 같이 날아가야겠다. 우와아~!
맛있는 열매가 될 거야
바람을 타고 안전하게 나뭇가지에 착지! 단풍나무 씨야, 고마워~! 어머나, 그런데 이 동글동글한 녀석은 어떤 씨앗이지? 씨앗이긴 한데 열매로도 불린다고? 사람들에게 맛있는 먹거리가 되려고 한다고? 혹시 나도 사람들에게 맛있는 씨앗일까?
열매가 곧 씨앗
응~, 나는 씨앗이지만 열매이기도 해. 씨앗과 열매가 어떻게 다르냐고? 열매는 꽃가루가 암술대를 거쳐 씨방 속의 밑씨를 만드는 수정을 거친 뒤 꽃이 시든 자리에 생겨. 씨방이 자라서 열매가 되고, 그 안에는 밑씨가 자라 씨앗이 생기는 거야. 씨방 대신 꽃받침이 갈라지며 열매가 되기도 하는데 배와 사과가 그렇지. 사람들은 씨앗은 못 먹고 과육만 먹는다나 봐.
그런데 나처럼 먹을 수 있는 씨앗도 있어. 아몬드, 콩, 도토리, 연꽃 씨처럼 말이야. 이렇게 씨앗이자 열매인 씨앗을 ‘소견과(nutlet)’라고 불러. 씨앗은 새싹을 틔우기 위한 영양분이 많이 들어 있어서 먹으면 몸에 좋대! 특히 호두와 잣은 두뇌에 좋다고 하니 매일 조금씩 먹어보는 건 어때?
먹으면 안 되는 씨앗
안녕, 난 사과 씨야. 맛있는 씨앗 친구들도 있지만 나처럼 먹으면 몸에 좋지 않은 씨앗도 있단다. 백설공주가 사과를 먹고 쓰러진 이야기 잘 알고 있지? 그런데 백설공주를 쓰러지게 한 건 사과 속 독이 아니라 씨앗인 나 때문일 수도 있다는 사실! 내 몸속에는 ‘시안화물’ 성분이 들어 있대. 이 물질은 몸에 흡수되면 아주 적은 양으로도 경련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어. 하지만 걱정하지 마렴. 적은 양의 청산칼륨은 몸에서 자연히 해독되거든. 또 사과 씨를 깨물어 먹지 않고 그대로 삼킨다면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단다. 매실이나 은행, 땅콩도 사과 씨처럼 위험해. ‘시안배당체’를 함유하고 있는데 이 물질 자체로는 위험하지 않지만 효소에 의해 분해되면 시안화수소가 만들어져 피부와 점막이 푸른색으로 변하는 ‘청색증’이 일어날 수 있어. 또 시안화수소가 물에 녹으면 몸에 아주 치명적인 독으로 알려진 ‘청산가리’가 된단다. 그러니 은행은 꼭 날것 그대로가 아닌 볶아서 먹고 하루에 2~3알만 먹도록 해. 매실은 설탕에 절여 먹으면 시안배당체가 분해되어 안전하게 먹을 수 있지.
땅콩은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해두고 먹어야해. 그렇지 않으면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이 쉽게 생기거든. 아참, 땅콩의 80%는 기름이라서 차가운 맥주와 함께 먹으면 배탈이 잘 난다나 봐. 엄마, 아빠께 맥주 안주로 땅콩 드시지 말라고 꼭 전해 줘.
나도 모르게 먹어버린 씨앗, 배 속에서 수박이?
수박이나 포도를 급하게 먹다 보면 씨까지 삼킬 때가 있다. 물론 씨까지 함께 먹는 참외도 있고! 작년 여름에 수박씨를 삼켰는데 그 날 이후에 배가 많이 나오는 거 같다고? 혹시 배 속에서 싹이 튼 게 아니냐고? 걱정할 필요 없다. 씨앗은 단단한 껍질로 둘러싸여 있는데 온도, 물, 산소가 알맞은 환경에서만 껍질을 뚫고 싹을 틔울 수 있다. 사람의 배 속은 알맞은 환경이 아니라 싹을 틔울 수가 없다.
건강을 위해 성형한 씨앗
사람들이 좋아하는 맛있는 씨앗들이 참 많구나. 다행히도 난 먹는 씨앗은 아닌가 봐. 그럼 난 어떤 씨앗일까? 다른 씨앗들의 얘기를 들어볼수록 더 궁금해져. 근데 저 쪽에 난생 처음 보는 특이한 친구가 웃으며 다가오네. 뭐? 미래를 위해 성형을 한 씨앗이라고? 정말 씨앗이 성형을 한다고?
해충에 강한 씨앗
정말이야! 난 성형을 한 후 해충에 강한 옥수수로 변신했어. 사람들은 우리를 ‘유전자변형 작물(GMO)’이라고 부른단다. 사람들이 내 몸속에는 없는 새로운 유전물질을 넣었기 때문이지. 이렇게 내 몸에 새로운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넣으면 사람들이 원하는 특성을 가진 건강한 과일이나 곡물로 성장시킬 수 있대. 이렇게 성형수술을 한 씨앗들 중에 해충에 강한 씨앗인 내가 아마 가장 유명할걸~!
일단 해충에 대해 살충효과를 갖고 있는 토양미생물을 찾아. ‘바실러스 튜린겐시스(Bacillus thuringiensis)’가 대표적이야. 이 미생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해서 벌레가 먹고 죽게 되는 특정 부분만 빼내지. 그리고 그 유전물질을 일반 옥수수의 유전자에 넣어 발현시킨 뒤 키우는 거야. 그러면 해충에 강한 옥수수로 자란단다. 옥수수에 넣은 살충효과 단백질은 알칼리성인 곤충의 장내에서 활성화돼서 소화불량을 일으켜. 반면 산성인 사람과 동물들의 위에서는 펩신에 의해 분해되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대. 농약을 쓰지 않고도 해충을 쫓는 옥수수가 되는 거니 얼마나 좋아.
같은 원리로 유전자를 바꿔서 더 빨리 자라는 옥수수, 물이 적은 건조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옥수수를 만들 수도 있어. 옥수수뿐만 아니라 감자, 콩, 토마토 등 다양한 작물들도 마찬가지지. 우리들은 아프리카의 식량 문제나 미래의 먹거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할 거라고 사람들은 기대하고 있단다.
하지만 내 꿈이 무조건 좋다고 평가 받는 것은 아냐. 바로 ‘위험성’ 때문이지. 유전자변형 작물이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아. 하지만 자연 상태 그대로가 아닌 유전자를 넣어 변형시킨 작물은 사람이나 동물이 먹었을 때 안전한지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논란이 있단다.
프랑스 캉 대학교 질에리크 교수팀이 유전자변형 작물 중 하나인 ‘제초제에 강한 옥수수’를 2년 동안 쥐에게 먹였는데, 그 결과 일반 옥수수를 먹고 자란 실험쥐들보다 암세포와 장기손상이 많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어. 그리고 연구 결과를 미국 과학저널 ‘식품과 화학독성학’ 2012년 9월호에 발표했지. 그러나 실험 대상인 쥐의 수가 적고 실험 기간도 짧기 때문에 이 실험 결과만으로 유전자변형 작물이 위험하다고 단정 짓기 어렵다는 이유로 논문이 내용을 정식으로 인정받지 못했단다.
또 다른 걱정은 유전자변형 작물의 씨앗에서 자란 식물과 생태계에서 자란 일반 씨앗에서 자란 식물이 꽃가루를 주고받으며 새로운 씨앗을 맺어 전혀 생각지 못한 식물이 생겨나 생태계를 혼란시킬 수 있다는 거야.
어찌됐던 유전자변형 작물은 벌써 사람들의 밥상에 오르고 있어. 맛있는 튀김을 만들 때 쓰는 콩기름, 영화 감상의 단짝인 팝콘, 우리가 좋아하는 과자에도 유전자변형 작물이 벌써 사용되고 있대. 만약 친구들이 먹는 음식에 유전자변형 씨앗이 사용됐는지 아닌지 알고 싶다면 포장을 보면 돼. 단 유전자가 남지 않는 기름이나 간장에는 표시하지 않는다니 참고해. 유전자변형 작물, 꼼꼼히 살펴보고 스스로 선택해서 먹도록 하렴.
미래를 위한 씨앗이 될 거야
우와~, 세상에 얼마나 다양한 씨앗이 있는 거야? 그런데 아까 성형씨앗이 슬쩍 말해 줬는데 전 세계의 씨들이 한 곳에 모여 있는 곳이 있대. 그곳에 가면 나와 같은 씨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그 곳으로 가 보자.
미래를 위해 잠자고 있는 씨앗
아함~, 안녕! 나는 현대판 노아의 방주로 불리는 ‘스발바르 국제 씨앗 저장고’에서 잠자고 있는 벼야. 미래의 귀중한 먹거리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 지난 2008년 한국에서 보리, 콩, 옥수수들과 함께 ‘토종 작물 씨앗 5000종’에 뽑혀 이 곳으로 이사 왔단다. 최대 1500만 종의 씨앗을 보관할 수 있는데 지금은 약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450만 종의 씨앗들이 나랑 같이 자고 있지!
내가 지금 잠자고 있는 곳은 영하 18℃야. 엄청나게 큰 에어컨이 온도를 유지시켜 주고 있대. 저장고는 북위 78° 북극권에 있는 스발바르제도에 있는데 여름에도 평균기온이 6℃일 만큼 추운 곳이라 위급한 상황으로 전기가 끊겨도 자연냉동이 가능하대. 또 해발 130m에 있는 영구 동토층에 있는 단단한 바위산의 120m 아래에 지어져 있기 때문에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높아져도 잠기지 않고, 지진이나 핵폭발도 견딜 수 있을 만큼 안전하대.
여기서 언제까지나 잠만 자냐고? 그건 아니야. 지진, 전쟁, 테러 같은 위험한 일이 벌어져 먹을 식량이 부족해지면 바로 우리가 출동한단다. 이런 위급한 상황이 아니더라도 언젠가 사람들이 음식을 풍족하게 먹지 못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해. 지난 200년 동안 세계의 작물 중 75%가 벌써 사라졌다고 하더라고. 아무튼 우리가 출동하는 것보다 지구가 평화로운 게 훨씬 행복한 일이겠지? 내가 씨앗 세계의 가장 잠꾸러기가 되길 바라며 다시 자러 가야겠어. 쿨쿨~!
70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난 씨앗
어, 잠깐! 진짜로 잠을 가장 오랫동안 잔 잠꾸러기는 바로 나라고! 안녕, 난 연꽃의 일종인 ‘아라홍련’이라고 해. 땅 속에서 싹을 틔우지 않고 700년 정도를 잤지. 나도 이렇게 오래 잘 거라곤 상상도 못했어.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잠만 잘 수 있었던 것은 싹을 틔울 수 없는 특별한 환경에 있었고 몸의 껍질이 아주 단단하기 때문이래. 사람들은 오랫동안 잠만 잔 우리가 궁금해서 심어 보았어. 그랬더니 싹을 틔우고 큰 잎으로 성장해 꽃까지 피웠단다! 정말 대단하지 않니?
외국에는 우리보다 더 잠꾸러기들이 있어. 중국의 연꽃 씨와 이스라엘의 대추야자 씨가 각각 1300년, 2000년 동안 잠을 잤대. 스위스에서는 1만 년을 잠자다 발아한 ‘북극루핀’ 씨가 있다는데 과학자들은 아직 나이가 확실하지 않다며 인정하지 않고 있나 봐. 그런데 너, 나랑 엄청 닮은 것 같아. 혹시 잃어버린 막내 동생?
우와~! 드디어 내가 누군지 알아냈어! 내가 700년이나 자고 잠에서 깨어난 연꽃씨였다니! 지금은 이렇게 까맣고 못생겼지만 예쁜 꽃이 될 수 있다니 행복해.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은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니? 아직 잘 모르겠다고? 히히! 친구들도 나처럼 곧 알 수 있게 될 거야. 너희도 앞으로 쑥쑥 자라 멋진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을 씨앗이거든. 친구들 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