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세상에서 가장 황당한 연구, 2013 이그노벨상


 
2013년 노벨상 시상식에 오신 것을 환영…. 아참! 우리는 노벨상보다 한 달 일찍 발표하고 바로 시상식을 여는 이그노벨상이죠. 올해는 어떤 황당한 연구가 상을 받을지 기대하세요. 하하~. 자, 이제 모두 배꼽을 꽉 잡으시기 바랍니다. 너무 웃다가 빠져도 책임 못집니다~.

상금이 무려 10조 달러!

이그노벨상 시상식은 매년 9월 이곳 미국 하버드대학교 샌더스극장에서 1200여 명의 관객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에게 소개할 수 있어 아주 기뻐요.


올해 23회째인 이그노벨상은 황당한 연구나 일을 한 사람들에게 주는 상이에요. 그렇다고 우습게 보면 안 돼요. 처음엔 사람들을 웃게 만들지만 곧 뭔가를 생각하게 만드는 연구거든요.

실제로 개구리를 자석의 힘으로 공중에 뜰 수 있게 한 연구로 2000년에 이그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 가임 박사는 세계 최초로 그래핀을 발견한 업적으로 2010년에 최고과학상인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답니다. 이그노벨상이 만만치 않죠?

올해엔 특별히 깜짝 놀랄 선물 두 가지를 준비했어요. 하나는 기념품으로 급할 때 유리를 깰 수 있는 망치예요. 다른 하나는 어마어마한 상금입니다. 무려 10조 달러(한국 돈 1경 860조 원)! (관객 웅성웅성~.) 정말 10조 달러냐고요? 믿기 어렵겠지만 정확하게 10조 달러, 맞습니다. 다만 미국 달러가 아니고 짐바브웨 달러라는. 짐바브웨 10조 달러(한국 돈 4400원)는 2009년에 사라져 지금은 쓸 수 없…. 하하하~.

의학상
심장이식 환자, 오페라 듣고 더 오래 살아!

대망의 2013년 이그노벨상을 발표하겠습니다. 가장 먼저 의학상입니다. 올해 의학상 수상자는 일본의 마사노리 니이미 박사팀입니다. 수상소감을 들어보시죠.

의학상 마사노리 니이미 박사


감사합니다. 오늘 여러분 앞에서 우리 연구를 소개할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우리는 심장 이식 수술을 한 환자에게 오페라를 들려 줘 그 영향을 알아냈어요. 환자는 생쥐였죠. 멀쩡한 생쥐에게서 심장을 떼고 새 심장을 이식시켰어요. 너무하다고요? 인류의 발전을 위해서 누군가는 희생을 해야 합니다. (관객들 우우우~.) 우리는 실험을 도와준 생쥐에게 항상 감사하고 있어요!

새 심장을 이식한 생쥐의 절반은 평소대로 두고, 나머지 생쥐들에겐 유명한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를 들려 줬어요. ‘뚜뚜~, 뚜뚜뚜루~루루루~루루루~, 뚜뚜~…’, 그랬더니 음악을 듣지 않은 생쥐들은 심장이식을 받은 뒤 1주일 만에 죽었지만, 오페라를 들려 준 생쥐들은 무려 3주나 더 살았어요. 차이가 얼마 안 난다고요? 아니에요. 생쥐에게 2주일은 사람에게 1년일 수도 있거든요. 음악으로 뇌를 자극해 뇌가 몸의 면역체계를 조절했고, 덕분에 염증반응이 줄어 더 오래….

물리학상
사람도 물 위를 걸을 수 있다!

지루한 수상소감을 자르려고 1999년부터 등장시킨 여덟 살 소녀‘ 스위티 푸’가 벌써 활약했네요. 올해도‘ 그만하세요! 지겨워요~’하면서 시상식 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일 거예요. 이번에는 물리학상으로, 수상자는 이탈리아의 알베르토 미네티 박사팀입니다.

물리학상 알베르토 미네티 박사


우리는 물 위로 달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았어요. 달의 호수에서 달릴 수 있게 말이에요.

사람들이 하늘을 날고 싶은 것처럼 우리는 물 위를 걷고 싶었어요. 신화나 동화 속에서 물 위를 걷는 사람이 나오잖아요. 자연에서도 아주 드물지만 소금쟁이와 바실리스크도마뱀이 있고요.

우리는 두 가지 조건만 갖추면 사람도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꿈 같은 사실을 알아냈어요. 두 가지가 뭐냐고요? 하나는 물갈퀴 신발을 신고 열심히 달리기고, 다른 하나는 달처럼 중력을 낮추는 거예요. 즉 사람이 달에 가서 물갈퀴를 신고 열심히 달리면 물 위를 걸을 수 있다는 얘기죠.

우리는 이 사실을 알아내려고 물갈퀴를 신은 사람을 줄에 매단 다음, 튜브로 만든 풀장에서 달리게 했어요. 물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사람이 보이나요? 우리 연구원입니다. 제가 아닌 게 다행이죠. 하하하~.

이때 몸에 단 줄을 조절해 중력을 낮추는 효과를 냈어요. 이렇게 해서 우리는 달과 비슷한 중력(지구 중력 16% 정도)에서 사람이 물에 빠지지 않고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

생물천문학상, 고고학상
길 잃은 쇠똥구리, 은하수 보고 길 찾아!

쉬어가는 코너로 오페라 공연이 이어지고 있는데 재미있나요? 1999년 의학상을 수상한 블론스키 부부의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미니 오페라 ‘블론스키 장치’의 세계 최초 공연입니다. 산모를 회전시키면 아프지 않게 아기를 낳을 수 있다는…. 이번에는 생물천문학상과 고고학상을 발표합니다.

생물천문학상 매리 데크 박사


쇠똥구리가 길을 잃었을 때 은하수로 길을 찾는 비밀을 알아냈어요. 쇠똥구리는 자기 몸보다 큰 쇠똥을 동그랗게 말아서 직선으로 굴려요. 또 달이 뜨지 않은 밤에도 길을 잘 찾는답니다. 대단하죠?

사람들이 별을 보고 방향을 찾는 것처럼 쇠똥구리도 별을 이용하더라고요. 다만 시력이 약해서 별 하나하나를 구분하지 못하고 은하수처럼 무리로 이뤄진 별빛을 이용한답니다. 쇠똥구리의 비밀을 어떻게 알아냈냐면…, 밤하늘을 흉내 낸 천체투영관에 넣고 관찰했더니….

고고학상 미국 브리안 크랜덜 박사

우린 뒤쥐 같이 아주 작은 포유동물의 뼈가 사람이 씹지 않고 삼켰을 때도 소화가 되는지 궁금했어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덜 익은 뒤쥐를 삼키게 한 다음, 그들의 똥을 받아서 어떤 뼈가 남아있는지 뒤져가며 하나씩 다 조사했죠. (관객들 우웩~, 우웩~.) 그래서 이 연구는….

화학상, 심리학상
술을 마시면 내가 더 멋지고 똑똑해진다?

연구를 별로 소개 못하신 크랜덜 박사님, 10조 달러는 꼭 받아가세요! 수상자 선정이 궁금하다고요? 이 상은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 발행하는 잡지‘ 황당무계 연구 연감’을 만드는 사람들과 몇몇 과학자들이 수상자를 선정해요. 어떤 사람들은 우리 맘대로 정한다고도 하지요. 하하하~. 다음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화학상…, 심리학상….

화학상 일본 신수케 이마이 박사


양파를 썰거나 껍질을 벗기다 보면 눈물이 나오죠? 최루성 물질이 눈을 자극해서 눈물이 나는 건데, 그 이유는 노벨상 수상자 ‘볼타 나번’이 밝혔지요.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우리가 뭘 했냐고요? 뭐하긴요, 2002년에 더 자세히 연구해서 새 효소를 발견했죠. 이 연구는 ‘네이처’에….

심리학상 프랑스 로런트 베규 박사

우리는 노래로 말할게요. 술에~ 취한 사람은 자신을 더 멋지고 똑똑한 사람으로 생각했대요~. 우리가 실험해 보니~, 정말이었어요! 그래선가요? 많은 어른들이 술을 마시는 건? 술을 먹으면 뇌 세포가 파괴되고~, 다 바보가 된다는데~. 랄랄랄라~.

수상자들이 사탕과 인형으로 스위티 푸를 달래며 발표하는 바람에 발표가 길어져 안전공학상, 평화상, 확률상, 공중보건상을 소개 못했어요. ‘어린이과학동아’ 블로그(ksdsuper.blog.me)에서 나머지 상과 올해 이그노벨상 실제 시상식 동영상도 볼 수 있답니다. 올해 최고로 황당한 연구를 꼽아 댓글로 달아 주세요. 이그노벨상보다 황당한 특별선물이 기다리고 있다는….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13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박응서 기자
  • 기타

    임혜경
  • 사진

    동아일보DB, 포토파크닷컴, improbable.com 외

🎓️ 진로 추천

  • 의학
  • 물리학
  • 생명과학·생명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