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연구소가 무너진 탓에 강제 휴가를 받아 잠시 미국 서부 사막에 휴식을 즐기러 온 닥터 그랜마예요. 응? 왜 하필 미국 사막이냐고? 쨍쨍 내리쬐는 햇볕은 좋지만 습기가 너무너무 싫기 때문에! 그렇지만 문명과 아예 멀어지고 싶지는 않으니까! 여기는 미국, 조금만 더 나가면 놀 거리가 가득하니까!
흠흠, 어쨌든 우뚝 서 있는 선인장을 보며 새로운 지구정복 계획을 세우려는 찰나 눈앞에 뭔가 이상한 게 어른거려요. 붉고 푸르게 너울대는 저것은 신기루일까요? 으악, 뭐야! 신기루가 말을 해!
연구소 붕괴 충격이 컸나 봐…. 이제 환청까지….
환청이 아닙니다. 우리가 당신의 마음 속에 직접 말을 걸고 있어요. 아아, 들립니까? 우리는 시아노박테리아.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고 보잘 것 없는 미생물이지만 지구의 생명 탄생을 이끈 일등 공신이지요.
지구의 생명 탄생? 미생물이? 어떻게?
우리 시아노박테리아는 물속에서 사는 ‘조류’의 일종이에요. 단세포 생물이고 제대로 된 세포핵이 아닌 DNA만 갖고 있는 원시적인 생물이랍니다.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지는 마세요. 물이 있는 곳이라면 바다, 민물, 토양, 나무줄기 위, 심지어 80℃가 넘는 뜨거운 온천까지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생명력을 자랑하거든요. 무엇보다 우리는 몸속에 엽록소가 있어 광합성을 하고 산소를 만들어요. 무려 35억 년 전부터요.
시아노박테리아는 지구에 거의 처음으로 나타난 생물 가운데 하나예요. 바다 속에서 부지런히 산소를 만들어 다른 생물이 나타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답니다. 우리가 열심히 산 흔적은 양파처럼 층이 겹겹이 쌓인 돌인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오스트레일리아 샤크만 같은 곳에서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볼 수 있답니다.
물이 있는 곳에서 산다면서 사막에는 웬일이야?
사막에도 물은 있다고요. 이곳 미국 서부 사막 지역의 토양에서도 저 ‘마이크로콜레우스 바기나투스’와 제 옆의 ‘스텐스트로피트’를 잔뜩 볼 수 있는걸요. 게다가 우리는 시아노박테리아 중에서 이곳 토양 생태계에서 가장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우점종’이랍니다. 우리의 양이나 분포에 따라 토양의 수분이나 영양, 안정성이 크게 바뀔 수 있을 정도라고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페란 가르시아-피첼 교수 연구팀이 이곳 사막을 조사해 알아낸 사실이지요. 지난 6월 28일자 ‘사이언스’지에 붉고 푸르게 색을 입힌 우리 사진이 실리기도 했답니다.
다만 바기나투스는 온도가 낮은 곳, 스텐스트로피트는 온도가 높은 곳을 좋아하지요. 연구팀은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스텐스트로피트가 더 많은 지역을 차지하고, 이 때문에 토양 생태계까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기후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나 토양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지요.
오오, 뻘건 놈 너 나랑 손잡고 지구정복을 해 보자꾸나!
지금껏 지구를 위해 일해 온 시아노박테리아 앞에서 무슨 망발입니까! 스텐스트로피트가 늘어날 만큼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환경이나 다른 생물의 삶도 크게 변하겠지요. 그런 상황을 막아야 진정한 지구정복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
흠흠, 어쨌든 우뚝 서 있는 선인장을 보며 새로운 지구정복 계획을 세우려는 찰나 눈앞에 뭔가 이상한 게 어른거려요. 붉고 푸르게 너울대는 저것은 신기루일까요? 으악, 뭐야! 신기루가 말을 해!
연구소 붕괴 충격이 컸나 봐…. 이제 환청까지….
환청이 아닙니다. 우리가 당신의 마음 속에 직접 말을 걸고 있어요. 아아, 들립니까? 우리는 시아노박테리아. 눈에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고 보잘 것 없는 미생물이지만 지구의 생명 탄생을 이끈 일등 공신이지요.
지구의 생명 탄생? 미생물이? 어떻게?
우리 시아노박테리아는 물속에서 사는 ‘조류’의 일종이에요. 단세포 생물이고 제대로 된 세포핵이 아닌 DNA만 갖고 있는 원시적인 생물이랍니다.
하지만 작다고 무시하지는 마세요. 물이 있는 곳이라면 바다, 민물, 토양, 나무줄기 위, 심지어 80℃가 넘는 뜨거운 온천까지 어디에서나 살 수 있는 생명력을 자랑하거든요. 무엇보다 우리는 몸속에 엽록소가 있어 광합성을 하고 산소를 만들어요. 무려 35억 년 전부터요.
시아노박테리아는 지구에 거의 처음으로 나타난 생물 가운데 하나예요. 바다 속에서 부지런히 산소를 만들어 다른 생물이 나타나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답니다. 우리가 열심히 산 흔적은 양파처럼 층이 겹겹이 쌓인 돌인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보면 알 수 있지요. 오스트레일리아 샤크만 같은 곳에서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는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볼 수 있답니다.
물이 있는 곳에서 산다면서 사막에는 웬일이야?
사막에도 물은 있다고요. 이곳 미국 서부 사막 지역의 토양에서도 저 ‘마이크로콜레우스 바기나투스’와 제 옆의 ‘스텐스트로피트’를 잔뜩 볼 수 있는걸요. 게다가 우리는 시아노박테리아 중에서 이곳 토양 생태계에서 가장 절대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우점종’이랍니다. 우리의 양이나 분포에 따라 토양의 수분이나 영양, 안정성이 크게 바뀔 수 있을 정도라고요.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교의 페란 가르시아-피첼 교수 연구팀이 이곳 사막을 조사해 알아낸 사실이지요. 지난 6월 28일자 ‘사이언스’지에 붉고 푸르게 색을 입힌 우리 사진이 실리기도 했답니다.
다만 바기나투스는 온도가 낮은 곳, 스텐스트로피트는 온도가 높은 곳을 좋아하지요. 연구팀은 앞으로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면 스텐스트로피트가 더 많은 지역을 차지하고, 이 때문에 토양 생태계까지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어요. 기후 변화가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이나 토양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지요.
오오, 뻘건 놈 너 나랑 손잡고 지구정복을 해 보자꾸나!
지금껏 지구를 위해 일해 온 시아노박테리아 앞에서 무슨 망발입니까! 스텐스트로피트가 늘어날 만큼 지구 온도가 올라가면 환경이나 다른 생물의 삶도 크게 변하겠지요. 그런 상황을 막아야 진정한 지구정복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