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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는 의외로 깨끗하다?


빨리 가 버려…. 왜 가만히 서서 움직이지 않냐고!

몸단장 중이니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이 더듬이를 깨끗하게 닦지 않으면 제가 살아남기 어렵거든요. 사람들은 저희 바퀴벌레를 불결함의 상징처럼 취급하는데, 더듬이 하나만은 늘 깨끗하게 유지한다고요~.

더듬이를 깨끗하게 하지 않으면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데?

곤충의 더듬이는 주변 온도, 습도 같은 환경을 파악하고 냄새를 맡는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더듬이 안에 있는 ‘감각기’라는 기관 덕분이지요. 저희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의 카타린 보로츠기 교수팀은 바퀴벌레의 더듬이를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해, 청소하지 못한 더듬이가 반짝이는 물질로 덮여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이 물질은 더듬이 표면에서 나오는 지방 성분인데, 물로부
터 더듬이를 보호하지만 냄새를 맡는 구멍을 덮어버리는 단점이 있지요.
이런 더듬이를 가진 바퀴벌레 앞에 성호르몬과 악취가 나는 물질을 내밀었더니 정상적인 더듬이를 가진 바퀴벌레보다 반응 속도가 매우 늦었답니다. 즉 더듬이를 손질하지 않으면 후각이 둔해져 주변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어렵다는 이야기예요.

말로만 그렇지 어디서나 잘 먹고 잘 살잖아!

에헤헤, 저희의 최고 능력이 환경에 대한 적응력 아니겠어요~. 덕분에 약 3억 5000만 년 전, 고생대 석탄기에 등장한 이후 모습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며 지금까지 이어져 왔어요. 저희는 못 먹는 게 없을 뿐더러, 몸속에 저장해 둔 영양분을 이용해 3개월 정도는 아무것도 먹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답니다. 매끈매끈하고 단단한 키틴질 외골격 역시 적으로 부터 몸을 보호하지요. 바퀴 암컷은 한 번에 30여 개씩 평생에 걸쳐 알을 낳기 때문에 번식력도 뛰어나요.

적응력은 쓸데없이 뛰어나지, 자기는 청결하면서 남은 더럽히지…. 역시 박멸해야 마땅한 해충답군!

잠깐만요! 물론 바퀴벌레 가운데는 하수구나 오염된 지역과 집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병원균을 옮기는 ‘위생해충’이 있긴 해요. 바퀴벌레 몸에서 나오는 물질이 알레르기나 피부질환을 일으키기도 하지요.
하지만 전 세계에 뻗어 사는 4000여 종의 저희 친척 가운데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종류는 20종도 안 된다고요. 애완용이나 식용으로 이용되는 바퀴도 있을 정도랍니다. 한국에서도 바퀴,먹바퀴, 이질바퀴, 집바퀴 4종만 해충으로 취급하고 있지요. 그러니 손에 든 슬리퍼 어서 내려 놔요! 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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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은영 기자
  • 기타

    조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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