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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뭉치가 달라졌어요! 스쿨 필하모니

내 별명은 뭉치. 만날 사고만 일으킨다고 사람들이 부르는 별명이다.
흥! 난들 뭐 그러고 싶어서 그러나? 그러지 않으려고 항상 노력하지만…, 나도 모르게 울컥해서 결국 그렇게 되는 걸 어떡하란 말이야? 개학 첫 날인 오늘도 화를 참지 못해 새로 만난 친구와 싸워서 벌을 받고 말았다. ‘내가 왜 그랬을까’하며 후회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이상한 할아버지가 나타나셨다!



 


 
음악이 만들어 낸 놀라운 기적!
이런…. 꼬마야. 무슨 잘못을 한 모양이구나?

으~! 누구야! 너도 나한테 혼나볼래? 헉! 하…, 할아버진 누구세요?

난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라고 한단다. 음악으로 어린이들을 변화시키는 일을 하고 있지.

네? 음악이 사람을 변화시킨다고요? 말도 안 돼요~.

하하! 그렇게 생각하니? 그럼 ‘엘 시스테마’나 ‘최성봉’이라는 이름을 들어 본 적도 없겠구나!



빈민가 어린이들을 변화시킨 기적의 오케스트라

엘 시스테마는 1975년 베네수엘라에서 시작된 어린이 오케스트라 프로그램이에요. 경제학자이면서 아마추어 음악가였던 아브레우 박사가 빈민가 청소년들에게 악기를 가르치면서 시작했답니다.
총을 자유롭게 가지고 다닐 수 있는 베네수엘라에서는 살인, 강도, 마약 복용 같은 범죄가 자주 일어나요. 특히 빈민가에 사는 어린이들은 이런 범죄를 자주 보기 때문에 커서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지요. 하지만 어린이들이 오케스트라에 관심을 갖고, 함께 어울려 음악을 배우면서 놀라운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범죄를 저지르던 문제아들이 변화하기 시작한 거예요. 음악이 만들어 낸 마법 같은 변화를 지켜 본 베네수엘라 정부에서는 엘 시스테마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금은 전국에서 약 30만 명의 아이들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시스테마 오케스트라 학생들의 모습.


껌팔이 소년이 성악가로!

2011년 내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음악이 만들어낸 마법 같은 이야기가 소개되었어요. 거리를 떠돌며 껌을 팔아 생활하던 최성봉 씨가 그 주인공이에요. 어느 날 우연히 성악가의 노래 소리를 듣고 감동을 받은 최성봉씨는 성악을 무료로 배우면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등학교에도 진학할 수 있었지요. 음악 덕분에 노숙자 생활에서 벗어난 최성봉 씨는 이제 세계적인 음악가의 꿈을 꾸고 있답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전해 노래하는 최성봉.


기쁨과 자신감 주는 음악의 비밀!
우와~! 최성봉 형은 텔레비전에서 봤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뽑혀 인기 가수가 된 허각 형도 배관 수리공이었잖아요! 할아버지 말씀을 듣고 보니 정말 음악엔 뭔가 특별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저도 어디선가 음악 소리가 들리면 저절로 몸이 들썩거리거든요~.

그건 바로 음악이 우리 몸의 뇌를 비롯한 신경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 이런 음악의 효과를 이용해 환자를 치료하는 ‘음악치료’라는 기법도 있단다. 최근 과학자들은 음악이 인간의 뇌와 심리 상태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어.



뇌를 자극하는 음악, 위로와 기쁨을 주다!

우리 귀로 들어온 소리는 귀 안쪽 달팽이관에 있는 ‘유모세포’를 거쳐 뇌로 전달돼요. 유모세포는 소리를 전기 신호로 바꿔 ‘청신경’에 전달하고, 신호를 받은 청신경이 다시 뇌로 신호를 전달해 소리를 인식하게 된답니다. 뇌에 전달된 청각 신호는 변연계와 소뇌, 청각피질과 운동피질 등 다양한 부위로 전달돼 특별한 감정을 느끼게 하거나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게 하는 등 다채로운 반응을 일으켜요. 음악이 주는 느낌이 현재 자신의 감정과 비슷할 때 위안이나 기쁨 같은 느낌을 받는 이유는 바로 뇌가 음악에 반응한 결과랍니다.


 



듣고, 보고, 만지면서 자신감도 쑥쑥!

오케스트라나 밴드 같은 활동은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것을 넘어 악보를 보고 손으로 연주하는 행동을 함께해요.
음악 활동은 이렇게 청각과 시각, 촉각으로 받아들인 정보를 분석하는 ‘감각통합능력’을 길러 준답니다. 따라서 음악 활동을 하면 대뇌가 여러 종류의 정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발달해요. 악기를 다루는 것에 능숙해지면서 자신감도 커진답니다.


“많은 친구들이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자신감을 잃어요. 또 학교 폭력은 친구들 사이를 갈라놓지요. 하지만 오케스트라 활동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또 여러 사람이 협력해야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 수 있어요.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친구들은 악기를 배우면서 점차 향상되는 연주 실력에 자신감을 되찾고, 여러 친구들이 함께 멋진 곡을 연주한 경험은 서로를 하나로 만들어 주지요.”
최병철 (숙명여자대학교 음악치료대학원 교수)


새 학기 우리 학교, 음악이 변화시킨다!

음악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가 뇌 때문이라니, 정말 놀라운데요? 저…, 할아버지! 저도 할아버지가 하시는 오케스트라에 참여할 수 있을까요? 사실 저도 달라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답답했거든요~.

물론 할 수 있지! 하지만 지구 반대편에 있는 베네수엘라까지 올 필요는 없단다 .바로 새 학기부터 한국의 학교에서도 오케스트라와 밴드 활동이 시작되거든!


우리 학교에도 오케스트라가?

새 학기부터 전국 150개 학교에 학생 오케스트라가 생겨요.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음악이 학생들을 변화시킨 사례와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올해부터 더 많은 학생들이 음악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돕기로 했어요. 전국 모든 학교에 오케스트라를 설치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선 문화 예술 활동에 참여하기 어려운 지역의 학교에 먼저 오케스트라를 만들기로 했답니다. 학교 오케스트라는 학교 생활을 하면서 찾아오는 스트레스를 풀고, 다른 친구들과 하나가 되는 친밀감을 느끼는 계기가 될 거예요.


잠깐! 음악 활동 하면 성적도 쑥쑥?
오케스트라 같은 음악 활동에 참여한 친구들의 학업 성취도가 향상되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어요. 부산교육대학교 음악교육과 양종모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4학년부터 6학년까지 오케스트라 활동에 참여한 학생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수학 성적이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어요. 물론 이 결과가 음악 활동을 하면 반드시 성적이 오른다는 건 아니지만, 음악 활동이 학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해 주었어요.


공부에서 학교폭력까지, 음악은 최고의 도우미!

학생들의 정서와 심리적인 상태가 학습 능력과 학교폭력에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알려지자 음악이 새로운 도우미로 등장했어요.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새 학기부터 학생들의 심리 상태를 알아보는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를 전국 모든 학생들에게 실시하기로 했어요. 또, 각 지역 교육청에 ‘학습부진 종합클리닉센터’를 설치해 학생들이 심리 상담과 학습 코칭을 받을 수 있게 했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학생들의 인성 교육에 큰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학교 오케스트라를 기초 학력이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학교에 먼저 만들 계획이에요.


새 학기, 변화를 꿈꾼다면 이렇게 해 보자!

① 성적이 부진해 도움이 필요하다면? 지역 교육청에 있는 학습부진 종합클리닉센터를 방문해 보자.
② 친구들과의 관계가 어렵거나 게임과 텔레비전 시청을 조금 줄이고 싶다면?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는 ‘W ee 센터’를 찾아가 보자.
③ 음악이 주는 다양한 효과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학생 오케스트라에 가입해 보자.



위로와 기쁨을 주는 음악이 공부와 학교폭력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는 할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정말 놀랐다. 게다가 우리 학교에도 이번 학기부터 오케스트라가 생길지 모른다니 정말 기대가 되는걸? 오케스트라가 생기면 꼭 들어가서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도 배우고, 친구들도 많이 사귀어야지! 그러다 보면 나도 엘 시스테마의 아이들이나 최성봉 형처럼 달라질 수 있겠지? 정말 기대가 된다. 우리 학교에도 꼭 오케스트라가 생겼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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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최영준 기자
  • 도움

    최병철 교수
  • 진행

    주세영
  • 진행

    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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