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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도 좋아 ! 만화는 더 좋아! 이영욱 변호사

아주 복잡하고 어려운 사건이었어. 몇 번을 반복해 설명해도 판사는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눈치였지. 그 때였어. 피고 측 변호사가 벌떡 일어나 외쳤어.
"모두 화면을 봐 주십시오. 바로 이런 사건입니다!”
이럴 수가. 화면에 띄워진 건 변호사가 직접 그린 10컷짜리 만화! 유심히 만화를 보던 판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지.
“아하~, 이제 무슨 사건인지 확실히 알겠어요! 그럼 재판을 시작합시다~!”

 

법과 만화의 환상적인 만남!

법정에 만화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지? 그런데 더 놀랄 일은 만화를 그린 변호사가 이미 만화책 여러 권을 낸 프로 만화가라는 거야. 그럼 만화가야? 변호사야? 직접 만나 물어봐야겠어!

법정에 만화가 등장한 건 처음 아닐까요?
하하, 아마 맞을 거예요. 만화는 아무리 어려운 내용도 간단하고 쉽게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상대방을 이해시키거나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데 제격이죠. 그래서 아무리 설명해도 모두 헷갈려 하는 복잡한 사건을 만화로 그려 설명한 거예요. 예상대로 모두 단번에 이해했죠.

요즘은 어떤 만화를 그리시나요?
지난 2006년부터 민법과 형법 판결 사례를 만화로 그리고 있어요. 법은 단지 죄를 가려내기 위해 만든 게 아니에요. 감정으로 판단하는 일을 막고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죠. 생각의 기준을 만들어 주는 셈이에요. 그래서 법은 꼭 알아 둬야 한답니다. 하지만 굉장히 어려운 건 사실이에요. 혹시 법전이나 판결문을 본 적 있나요? 아마 용어부터 이해하기 어려울 거예요. 그래서 법과 만화는 찰떡궁합이에요. 꼭 알아야 하지만 어려운 법을 쉽게 설명해 주거든요. 요즘은 헌법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판결 사례를 모아 그리고 있어요. 어린이 법률만화도 기획하고 있으니 기대하세요~!

만화 관련 사건을 주로 다루신다고 들었어요
제가 주로 다루는 분야가 지적재산권이에요. 예를 들어 만화가의 캐릭터와 작품이 작가 허락없이 게임이나 옷, 학용품 같은 데 쓰이면 작가의
지적재산권이 침해된 거예요. 이 때 제가 만화가를 대신해 권리를 찾아 주는 거죠. 사법연수원과 대학원에서 지적재산권을 전공했어요. 블로그에 지적재산권과 관련된 판례도 정리해 올리고 있답니다. 만화가분들께 도움이 됐으면 해요

준비된 만화가!

언제 처음 만화를 시작하셨나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어요. 만화나 동화책을 보다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오면 꼭 한번 그려 보곤 했지요.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 건 대학교 때 만화동아리에 들면서 부터예요. 졸업 후 애니메이션을 배우면서 애니메이션 회사와 광고 회사에서 일했어요. 애니메이션으로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단편상과 각본상을 받기도 했답니다. 부모님을 기다리던 아이가 문득 자신이 혼자 있다는 걸 깨닫고 벌어지는 일을 담았어요. 또 단편만화로 신한새싹만화상에서 동상을 수상했어요. 첫 연재는 사법고시를 준비하면서 그린 ‘고도리의 고시생 일기’예요. 저와 같은 고시생의 일상을 4컷 만화로 표현했지요. 제가 시험에 합격하면서 주인공인 고도리도 변호사가 돼 지금은 만화 ‘변호사 25시’에서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어요.

만화가로서의 꿈이 궁금해요!
동화 같이 잔잔하면서 감동을 주는 만화를 그리고 싶어요. 스누피나 도라에몽처럼 사람들의 정서를 잘 나타내는 만화도 그리고 싶고요.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그린 오성윤 감독님이 스승님이세요. 제가 나이를 더 먹고 인생경험이 풍부해지면 꼭 한번 그런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어린이과학동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만화가와 변호사, 한 가지만 하기에도 무척 바쁜 일이긴 해요. 하지만 열정만 있다면 두 가지 모두 할 수 있답니다. 친구들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다양한 경험을 해 보세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 수상작인 ‘그날 밤에 있었던 일’.

만화는 내 사랑

가장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는 남자(프레드릭 백)
백설공주(디즈니)
신데렐라(디즈니)

가장 좋아하는 만화책

오성과 한음(박수동)
번데기 야구단(박수동)
홍길동(박수동)
무당거미(허영만)
각시탈(허영만)
성냥팔이 소녀(안데르센)
둘리틀 선생의 모험 시리즈(휴 로프팅)

매번 마감 때면 너무 바빠서 ‘내가 왜 이러고 있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래. 하지만 진짜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행복하시다고 해! 친구들도 좋아하는 일이 있다면 모두 도전해 봐! 열정만 있다면 아무리 바빠도 즐겁게 할 수 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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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화영 기자
  • 기타

    이혜진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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