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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백령도의 보물을찾아라!

“백령도요? 천안함이 침몰했던 곳이요? 거길 간다고요? 대청도는 또 어디예요?”
지난 9월 23~24일, 우리 명예기자들은 서해 가장 북쪽에 있는 백령도와 대청도에 다녀왔어. 천안함이 침몰한 곳이라기에 잔뜩 긴장을 하고 갔는데, 글쎄 보물찾기를 한다는 거야. 백령도 앞바다에 보물선이 가라앉았나?
도대체 보물이 어디 있다는 거야?

 


서해 최북단의 특별한 다섯 개의 섬

보물찾기에 나서기 전에 우선 백령도가 어디 있는지 알아봤어. 그런데 우리나라 바다를 아무리 뒤져 봐도 백령도가 보이지 않는 거야. 그 때 인천에서 좀 더 북쪽, 북한의 황해도 옆에서 백령도를 발견했어. 그리고 그 옆에 대청도까지! 그럼 우린 지금 북한에 가는 건가?

북한과 1시간 거리! 군사 요충지

백령도는 우리나라에 속한 섬이지만, 북한과 같은 위도 상에 있어. 백령도 옆에는 대청도와 소청도, 연평도와 우도가 있는데, 이렇게 서해 가장 북쪽에 위치한 다섯 개의 섬을 묶어 ‘서해 5도’라고 해. 모두 북한에서 배로 한 시간이면 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지. 특히 백령도는 가장 북쪽에 있는데, 평양까지 거리가 150㎞밖에 되지 않는단다. 이 때문에 군사적 충돌이 많이 일어난다고 해. 실제로 지난 1973년에는 북한이 서해 5도 주변 바다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면서 북방한계선을 넘어와 우리나라 함정과 충돌하는 사태도 있었어.

천연기념물이 6개!

군사적 요충지인만큼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덕에 서해 5도는 깨끗한 자연을 자랑하고 있어. 특히 백령도는 약 10억 년 전인 원생대 후기
지층이 잘 보존돼 있는 곳으로, 지구 역사의 흔적을 느낄 수 있지. 또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인 점박이물범의 최대 서식지이기도 해. 이 밖에도
콩돌해안, 사곶해안, 바다물범, 감람암을 포획한 현무암, 백령도 무궁화, 남포리 습곡구조 등 천연기념물만 무려 6개가 있는 아름다운 섬이야.

보물 하나 변화무쌍한 규암으로 이뤄진 백령도

백령도를 둘러보던 중 계속 들리는 단어 하나, 바로 규암이었어. 두무진의 절벽도 규암이고, 콩돌 해안에 콩돌도 규암이라고? 이렇게 다르게 생겼는데? 혹시…?
우리 생각이 맞았어. 백령도의 첫 번째 보물은 바로 변신의 귀재, 규암! 백령도는 지금으로부터 약 10억 년 전인 원생대 후기에 만들어진 규암층이 지질의 약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대. 규암은 사암이 지하 깊은 곳에서 높은 압력과 온도를 받아 만들어진 암석이야. 사암은 강이나 바다에서 밀려온 모래가 쌓여서 굳은 돌이란다. 하지만 백령도에선 같은 규암이라도 모양이 가지각색인 거 있지?

두무진에 코끼리가 나타났다?

인천에서 4시간 배를 타고 백령도에 도착하자마자 다시 유람선을 타고 두무진으로 향했어. 멋진 절벽이 장관을 이루고 있었단다. 옆에 보이는 사진은 코끼리 바위야. 옆에서 보니 정말 코끼리 같지? 앞에서 보면 코뿔소 같기도 해. 겹겹이 보이는 수많은 층리는 규암이 퇴적암이라는 걸 나타내지.

규암이 만들어낸 기묘한 절벽과 바위, 두무진

두무진은 붉은 갈색부터 옅은 회색의 규암 절벽과 기묘한 모양의 규암 바위가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어. 가장 높은 절벽은 그 높이가 150m나
된다고 해. 이 규암 절벽과 바위가 10억 년 동안이나 비와 바람, 파도를 견딜 수 있었던 건 석영 때문이야. 석영은 광물을 단단한 정도에 따라
10개의 그룹으로 나눴을 때 7번째 그룹에 속할 정도로 단단해. 규암 속에 가장 많이 들어 있는 광물이 바로 석영이란다.
 

모래사장이 활주로?

사곶해안을 덮고 있는 게 마치 모래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규암이야. 지름이 0.3㎜도 되지 않는 규암가루가 두껍게 쌓여 있는 거지. 규암가루는 바닷물을 머금으면 대형버스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져. 실제로 지난해 천안함 사건 때는 헬기이착륙장으로, 또 천안한국전쟁 때는 군비행장으로 쓰였대. 이렇게 해변을 천연비행장으로 쓸 수 있는 곳은 전세계에서 이탈리아의 나폴리 해안과 백령도의 사곶해안이 유일하다고 해.

둥글둥글, 콩돌 해안!

콩처럼 생겼다고 해서 ‘콩돌’이라고 해. 놀라지 마! 이 콩돌도 규암이야. 두무진 같은 거대한 규암층에서 떨어져 나온 돌들이 약 1만 5000년 동안 파도에 밀리고 부딪혀 매끄럽게 변한 거란다.

옥주포 모래사구

대청도에 있는 모래언덕, 사구야. 주변 바닷가에서 날아온 모래가 쌓여서 생겼지. 가벼운 모래가 더 많이 날아가기 때문에 모래산 위쪽으로 올라갈수록 모래가 더 곱단다. 최근엔 모래가 날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 나무를 심으면서 예전보다 쌓이는 모래 양이 줄어들었다고 해.

보물 둘 구불구불~, 우지직! 지구의 역사를 간직한 대청도

대청도에 도착하자마자 간 지두리 해변에서 우리는 깜짝 놀랐어. 마치 물결무늬처럼 휘어져 있는 암석이 우리 앞에 나타났거든. 그런데 농여 해변에서 또 한 번 놀랐단다. 지층이 아예 세로로 세워져 있는 거야! 이렇게 지각변동의 흔적이 선명한 지층은 흔치 않은데…. 혹시 두 번째 보물?

지각변동의 흔적, 습곡구조

이런 습곡구조는 고생대 말기에서 중생대 초기까지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어난 지각변동으로 생겼다고 해. 땅 속 깊숙한 곳에 있던 지층이 양쪽에서 누르는 힘과 변성작용에 의해 물결 모양의 습곡이 생긴 거지. 그 뒤 비바람에 의해 지각이 깎이면서 땅 속에 있던 지층이 차차 솟아올라 지금과 같은 모양이 됐단다. 이렇게 습곡구조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한반도에 지각변동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어.

습곡구조가 만들어지기까지

❶ 원생대 후기의 얕은 바다에 퇴적물이 쌓임.
❷ 지각이 내려앉으면서 퇴적암이 만들어짐. 그 위에 계속 지층이 쌓임.
❸ 중생대 초, 양 옆에서 누르는 힘을 받아 습곡이 만들어짐.
❹ 습곡된 지층이 단층에 의해 다시 변함.
❺ 두 번째 단층 작용으로 다시 한 번 지각이 바뀜.
❻ 지각의 윗부분이 깎여 나감.

 

보물 셋 꿈틀꿈틀, 살아 숨쉬는 서해 5도의 해양생태계

세 번째 보물은 백령도와 대청도의 깨끗한 바다에서 찾았어. 바로 해양생물! 백령도는 우리나라 최대의 점박이물범 서식지야. 머리만 빼꼼 내밀고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는 점박이 물범들이 어찌나 귀엽던지! 두무진 절벽에 붙어 둥지를 트는 가마우지도 볼 수 있었단다. 대청도에서 만난 갯벌 생물들도 빼놓을 수 없겠지?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해 줄게.

물범

198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점박이 물범은 겨울 동안 중국 랴오둥 만 얼음바다에서 번식한 뒤, 이듬해 봄에 새끼를 데리고 백령도를 찾는단다. 1940년대만 해도 8,000마리 정도였던 점박이 물범은 이제 168마리(2009년기준)밖에 남지 않았다고 해. 점박이물범은 썰물 때면 바위가 드러나는 두무진의 물범바위에서 주로 머문단다.
 

가마우지

‘바다의 까마귀’라 불리는 가마우지를 두무진에서 만났어. 새끼가 머리를 어미 입으로 깊숙이 집어넣어 먹이를 꺼내 먹는 독특한 습성을 가지고 있단다.
 

갯지렁이 똥과 민챙이 알주머니

대청도 농여 해변에 깔려있는 갯지렁이 똥과 민챙이의 알 주머니야. 민챙이는 껍질이 없는 고둥이야. 서해안 갯벌에서 많이 볼 수 있지.
 

백령도와 대청도는 진짜 보물섬이었어. 땅과 바다가 살아 숨쉬며 빛을 내고 있었거든. 그래서 우리는 다짐했단다. 보물섬이 앞으로도 그 보물들을 잘 간직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이야.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함께 해 줄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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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이화영 기자
  • 도움

    천관광공사
  • 도움

    DMZ문화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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