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오후, 평소처럼 친구들이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읽던 중이었어.
“오후 2시 46분, 일본에서 규모 9.0의 대지진 발생! 얘들아, 나 너무 무서워~!”
일본에 있는 친구가 방금 일본에 큰 지진이 났다는 글을 올린거야! 텔레비전을 켠 순간 일본에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됐어. 도대체 일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내 친구는 괜찮은 걸까? 갑자기 너무 걱정되기 시작했어. 그 때 지난 번에 함께 백두산에 다녀온 ‘인디아나 쭌스’ 아저씨가 생각났어!
“그래, 지난 1월에 폭발했던 신모에 봉우리도 다시 폭발했다고 하니, 분명 인디아나 쭌스 아저씨도 일본에 계실 거야. 아저씨의 최첨단 위성화상전화로 전화를 걸어 봐야겠다!”
비상! 규모 9.0 강진과 23m 쓰나미 발생!
아저씨. 인디아나 쭌스 아저씨! 응답하세요~!
(헉! 한국에 사는 그 질문 많은 꼬마 아냐? 나 엄청 바쁜데 왜 또 연락한 거지?) 아…, 안녕 꼬마야! 오랜만이구나! 아저씨는 지금 일본 지진 피해 현장에 나와 있단다. 엄청나게 바쁘고 긴급한 상황이라고나 할까?
알고 있어요 아저씨! 지금 일본에서 난리가 났다면서요?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제 친구도 일본에 있는데…, 괜찮을까요?
(흑흑…, 역시나…. 이 꼬마 대단하구나~.) 잘 알고 있구나. 지금 일본은 엄청난 위기에 빠져 있단다. 지난 3월 11일, 일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부터 자세히 알려 주마!
3월 11일 오후 2:46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 지진 발생!
지난 3월 11일 오후 2시 46분, 일본의 수도인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373㎞ 떨어진 해저에서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실제로 발생한 장소인 진앙은 해양지각 아래 32㎞ 부근이었다. 지진의 규모는 무려 9.0! 일본에서 지진 관측을 시작한 후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었고, 세계 지진 관측 역사상 네 번째에 해당하는 강력한 지진이었다.
오후 2:46~2:52
일본 열도가 흔들흔들~!
지진의 위력은 땅을 타고 전달된다. 지진이 발생하고 불과 몇 초 만에 일본 전체가 흔들거렸다. 도쿄에서는 건물이 흔들리고 천장이 무너져 졸업식을 하던 학생들이 다쳤고, 전기가 끊어져 지하철이 멈추고 통신도 끊어졌다. 하지만, 9.0이라는 지진의 큰 규모에 비해, 지진 자체의 강도는 최근에 일어났던 규모 6.3의 뉴질랜드 지진과 비슷한 정도로 느껴졌다.
오후 2:56
23m 높이의 *쓰나미, 육지를 덮치다!
지진이 일어난지 3분만인 2시 49분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하지만 지진이 발생한 지 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높이 23m에 이르는 거대한 쓰나미가 육지에 다다랐다. 150㎞나 되는 긴 해안선을 따라 몰아닥친 쓰나미는 도로와 논밭, 마을을 뒤덮었고, 한 시간 후에는 공항까지 집어 삼켰다.
오후 4:36
원자력 긴급사태 선포!
지진 발생과 동시에 지진 발생 지점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발전기들이 안전을 위해 자동으로 작동을 중단했다. 하지만 3시 41분경 비상 전기 공급까지 중단되면서 원자력 발전기가 폭발할 위험이 커졌다. 결국 발전소 주변 3㎞ 내에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잠깐! 지진의 규모와 진도?
신문 기사를 보면 지진의 ‘규모’와 ‘진도’라는 이야기가 나와요. 그런데 사실 이 둘은 다른 의미예요. 규모는 지진 자체가 만들어 낸 에너지의 크기를 측정하는 단위로, 어디서 측정하든 똑같아요. 하지만 진도는 관측장소에서 느끼는 지진의 크기로, 어디서 측정하냐에 따라 다르답니다. 또 규모는 0부터 숫자로 표기하지만 진도는 Ⅰ, Ⅱ 같은 로마자로 표기하는 점이 다르지요.
상상 초월! 대지진과 초대형 쓰나미의 원인은?
흑흑…, 어떡해요 아저씨…. 일본도 제 친구도…, 무사해야 할 텐데…. 도대체 이런 일이 왜 일어나게 된 건가요?
(이 녀석…, 일본과 친구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구나….) 너무 걱정 말거라.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일본을 돕기 위해 애쓰고 있단다. 자, 그럼 지금부터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나게 된 건지 설명해 주마!
초강력 지진의 원인은 판들의 힘싸움?
지난번 백두산에 갔을 때 아저씨가 알려 줬지? 지구는 지각과 그 밑에 있는 맨틀의 딱딱한 부분으로 이루어진 ‘판’이라는 땅덩어리로 둘러싸여 있단다. 그런데 이 판은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지. 판의 아랫부분인 맨틀의 딱딱한 부분 밑에는 맨틀의 뜨거운 부분인 마그마가 있는데, 각각의 판은 그 위에 떠서 여러 방향으로 움직인단다.
일본은 바로 태평양판과 유라시아판, 북미판, 그리고 필리핀판이 만나는 판경계 부분에 있는 나라야. 태평양판은 수십만 년 동안 쉬지 않고 1년에 약 8㎝씩 일본이 속한 판 밑으로 밀고 들어가고 있지. 그 결과 판경계 부분이 계속 찌그러지고 있었단다. 이번 지진은 바로 이 찌그러졌던 일본 쪽 판경계 부분이 갑자기 쭉 펴지면서 일어났단다.
땅이 차올린 물이 쓰나미를 일으키다!
이번 지진의 피해가 큰 이유는 23m나 되는 지진해일, 즉 쓰나미가 몰려왔기 때문이야. 23m라고 하면 약 8층 높이 건물만큼 높은 높이란다. 쓰나미는 우리가 해안가에서 보는 파도와는 차원이 달라. 파도는 바닷물의 표면이 출렁이는 현상이지만, 쓰나미는 물 전체가 움직여서 일어나는 해일이거든. 판경계 부분의 지각이 미끄러지면서 발생한 지진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기 때문에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되지.
"이번 대지진으로 일본의 거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에서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어요. 하지만 쓰나미를 제외한 지진 자체의 파괴력은 2월에 있었던 규모 6.3의 뉴질랜드 지진에 비해 작았어요. 아마도 그 이유는 1~2초의 주기로 건물을 강하게 흔들어 쓰러뜨리는 진동인 ‘킬러 펄스’ 때문인 것 같아요. 뉴질랜드 지진에서는 킬러 펄스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었거든요. 자세히 연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이번 일본 대지진에서는 다행히 킬러 펄스는 없었던 걸로 보여요."
히데카주 수기하라 (일본 가나가와 현 온천연구소 재난 안전 관리부)
원자력발전소가 위험해!
앗! 아저씨, 방금 친구가 무사하다는 글을 올렸어요! 정말 다행이에요~. 지금까지 많은 피해가 생겼지만…, 더 이상의 피해는 없는 거겠죠?
안타깝지만 아직 끝이 아니란다. 어마어마한 높이의 쓰나미가 원자력발전소의 보조 발전기를 망가트리면서 지금 일본은 고장난 원자력 발전기에서 나오는 방사성 물질의 공포에 빠져 있단다.
원자력 비상사태!
원자로가 작동하면서 발생하는 열은 물을 수증기로 만들고, 그 증기로 발전기를 돌려서 전기를 만든단다. 핵분열이 일어나는 연료봉은 작동을 멈춰도 엄청난 열을 가지고 있어서 완전히 식을 때까지 계속 냉각수를 넣어서 식혀 줘야 하지. 하지만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지진과 쓰나미로 전기가 끊어져 냉각수 공급이 중단됐기 때문에 심각한 사태가 벌어진 거야!
원자력 발전기 수소 폭발 과정
❶ 지진에 이은 쓰나미로 원자력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 장치가 고장.
❷ 발전기의 뜨거운 온도를 식혀 주는 냉각수를 공급하는 펌프 작동 중지.
❸ 900~1000℃에 이르는 뜨거운 온도로 냉각수가 증발해 핵 연료봉(4호기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이 공기 중에 노출.
❹ 핵 연료봉과 방사성 폐기물을 감싼 금속과 수증기가 반응해 수소 가스가 만들어져 발전기 내부 압력 상승.
❺ 바닷물을 냉각수로 넣으려면 압력을 낮춰야 하기 때문에, 증기를 배출하면서 바닷물 투입.
❻ 증기와 함께 빠져 나온 수소가 공기와 반응해 폭발.
국제 원자력 사고 등급
(국제원자력기구)
❶0 단계
경미한 고장
•원자력 발전기 활동의 작은 이상
❶ 단계
단순 고장
•사소한 안전의 문제
❷ 단계
고장
•발전소 근무자들의 방사선 노출 (법정 한계 수치를 넘지 않는 정도)
❸ 단계
중대한 고장
•근무자들의들의 심각한 방사선 노출
•예기치 않은 지역의 심각한 방사능 오염
❹ 단계
시설 내부의 위험사고
•방사선 노출로 적어도 1명 사망
•소량의 방사성 물질 누출
❺ 단계
시설 외부의 위험사고
•사망자 5, 6명 발생
•원자로의 심각한 손상과 방사성 물질 외부 누출
❻ 단계
심각한 사고
•상당량의 방사성 물질 누출
❼ 단계
대형 사고
•방사선 물질 대량 누출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 초래
일본을 위협하는 방사성 물질의 공포!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1~4호 발전기는 수소폭발에 이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면서 발전기를 보호하는 콘크리트 벽이 무너졌어. 또, 방사성 물질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보호하는 격납용기에 손상이 생겨 방사성물질들이 새어 나오는 상황에 빠졌지. 만약 발전기 속의
연료봉이 용암처럼 녹아내리면 엄청난 양의 방사성 물질이 공기 중에 실려 나올 수도 있단다.
방사성 물질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나오게 되는 물질로, 강력한 에너지를 내뿜는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우리 몸의 세포를 파괴하거나 변형시킬 수 있어. 만약 변형된 세포가 계속 복제되면 몸에 암이나 불치병이 생길 수 있지. 3월 16일 오후 3시 50분에 일본 원자력 발전소에서 확인된 방사성 물질은 자연 상태보다 6600배나 많은 양이어서 주변 30㎞ 안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대피했단다.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무릅쓴 복구대원들의 노력으로 일본 원자력 발전소 사태는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었어. 하지만 이미 많은 방사성 물질들이 발전소 밖으로 퍼져 나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문제가 생길지 모두들 걱정하고 있단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일본의 지진 피해와 원자력발전소의 소식은 ‘어린이과학동아’ 를 통해 전해 줄 테니, 모두들 피해를 입은 일본 사람들을 응원하는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