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슛~, 고올~? 아! 골대에 맞고 나오는군요….’
아이쿠, 저럴 때는 각도를 그냥 조금만 틀었어도 골인데 말이야! 여기는 남아공, 우리는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러 온 붉은악마 과학자 모임이지. 그런데 응원석에만 앉아 경기를 보고 있자니 입이 근질거리는구만! 축구에 숨어 있는 과학 원리가 얼마나 많은지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 같더라구. 에헴, 한 수 가르쳐 줄테니 잘 들어 봐!
 
탄성을 이용하라!

나는 공이 튀어오르는 원리인 ‘탄성’을 연구한 로버트 훅이라네. 축구를 하려면 먼저 축구공의 성질을 알아야 하는 법! 동그란 천에 공기를 빵빵하게 넣으면 다 축구공 아니냐고? 끙~, 큰일 날 소리! 적어도 경기에 쓸 축구공이라면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어야 하거든.

놀라운 기체 분자의 힘!
축구공 안에서는 기체 분자들이 시속 1,500㎞ 속도로 마구 돌아다니며 부딪히고 있다. 그래서 공의 안쪽 벽에 충돌하는 분자들의 충격으로 공이 동그란 형태를 유지하게 된다. 따라서 공에서 바람을 뺀다면 내부 기압이 1기압 이하가 되어 공이 찌그러진다.
 
통통통~, 공이 튀는 까닭은?

공을 땅에 떨어뜨렸을 때 한 번 ‘통’하고 튀는 시간은 수천 분의 1초! 그 사이에 공에게 어떤 일이 일어났기에 튕겨나오는 걸까?
 
❶ 공은 안에 들어 있는 공기의 압력으로 인해 사방으로 골고루 힘이 작용하는 상태이다. 그 결과 동그란 모양을 유지한다.
❷ 공이 어떤 힘을 받아 땅에 부딪히면 , 순간 적으로 위아래로 수축되면서 위아래 쪽의 압력이 커진다. 이 때 아래로 향하는 힘이 땅에 작용하면서 땅에서 공을 밀어 내는 반작용의 힘을 받게 된다. 두 힘은 결국 0 이 된다.
❸ 결국 위로 올라가려는 힘만 남아 공이 튀어 올라간다.


탄성도 바꾸는 잔디

공이 땅에서 튕겨나올 때는 공이 떨어졌을 때보다 속도가 줄어든다. 부딪히면서 마찰이나 충격으로 열을 발생시키며 일부 에너지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의 속도가 얼마나 줄어드는지를 일컬어 ‘반발계수’라고 한다. 잔디가 없는 땅에서 공이 20% 줄어든 속도로
튀어 오른다면, 잔디가 있을 때는 40% 줄어든 속도로 튀어 오른다. 공이 떨어지면서 잔디를 구부러뜨리는 데 힘이 분산되기 때문이다.


뉴턴의 운동 법칙을 따르라!

지금 스페인 선수가 남아프리카의 수비수와 몸싸움을 벌이고 있군 그래! 아무래도 몸집이 작은 선수가 불리하지 않겠냐구? 에이그~, 바로 이럴 때 나, 뉴턴이 정리한 운동의 법칙이 아주 유용하지! 몸싸움에서 이기는 비법 좀 들어보겠나?


‘가속도’를 높여라!

공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몸싸움! 하지만 반드시 몸집이 큰(질량이 큰) 선수가 유리하다고 할 수는 없다. 뉴턴의 운동 법칙에 따라 힘은 물체의 질량뿐 아니라 가속도에도 비례하기 때문이다.
즉, 몸집이 큰 선수가 와서 부딪혀도 내가 충분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면 밀리지 않을 수 있다. 거꾸로 두 선수가 같은 가속도로 달려오다 부딪혔다면 이 때는 질량이 큰 선수가 유리하다. 이럴 때 몸집이 상대적으로 작은 축구 선수들은 몸의 무게 중심을 낮추는 등 다른 기술
을 쓴다.


성공적인 패스 비법은?

상대편 선수에게 공을 뺏길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공을 정확하게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축구 선수들이 공을 받는 모습을 유심히 보면, 단순히 공에 발을 갖다 대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다. 빠른 속도로 날아온 공이 그대로 발에 맞으면 튕겨져 나가기 때문에, 공을 받는 순간 공이 진행하는 방향으로 발을 이동해야 한다. 예를 들어, 시속 40㎞로 오는 공을 받으려면 발을 시속 16㎞로 뒤로 빼면서 공을 받아야 멈춘다.
 
공기의 마법으로 골네트를 흔들어라!

월드컵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펼치는 환상의 골이지! 시원하게 골문을 가르는 대포알 슛, 수비벽에서 휘어지는 바나나킥, 골문 앞에서 흔들리며 골키퍼를 좌절시키는 무회전 슛은 생각만 해도 정말 멋지지 않은가!
이렇게 멋진 슛을 하려면, 선수가 마음대로 공을 회전시킬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네.
공이 회전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는 주변 공기의 흐름이 다르고, 이 공기의 흐름이 슛의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지. 호날두 선수와 카를로스 선수의 환상적인 슛을 보며 설명해 주겠네.



골문으로 빨려들어간다! 바나나킥

선수가 공을 중심에서 비껴 차면 그 힘으로 공이 회전하며 날아가게 할 수 있다. 공이 회전하며 날아가면 공과 회전 방향이 같은 부분은 공기가 지나가는 속도가 빠르고, 방향이 반대인 부분은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된다. 그래서 두 부분의 공기 압력이 달라지면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힘이 작용해 결국 공이 휘어진다. 이것을 ‘마그누스 효과’라고 하고, 이런 슛을 공이 휘어지는 모양을 본떠 ‘바나나킥’이라고 한다.


공은 선수가 찬 방향으로 회전하며 날아가다 ‘마그누스 효과’에 의해 바나나 모양으로 휘어지기 시작한다.
❶ 회전 방향이 공기의 흐름과 반대 방향이면 공기의 속도가 느려져 압력이 높아진다.
❷ 회전 방향이 공기의 흐름과 같은 방향이면 공기의 속도가 빨라져 압력이 낮아진다.
❸ 압력이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힘이 작용한다.
 
빠른 공을 차려면?

보통 축구 선수들이 찬 공의 속도는 시속 130~150㎞! 어떻게 하면 이렇게 빠른 공을 찰 수 있을까?
빠른 슛을 하고 싶다면 공을 차는 다리를 최대한 뒤로 젖혀서 속도를 높이고, 공과 발이 닿는 순간 다리를 쭉 펴고 발을 고정시켜야 한다. 엉덩이와 무릎을 두 축으로 해서 다리 전체가 원을 그리는 것이다.
허벅지가 원을 그리며 돌면 무릎 아래부터 발은 더 빠른 속도로 돌아가 마지막에 일직선을 이룬다. 이 때 발의 속도는 무릎 위의 속도보다 세 배나 빠르게 된다.
 
골키퍼도 헷갈리는 무회전 슛

축구에서 ‘마구’, ‘도깨비 슛’이라고 불리는 무회전 슛은 공이 거의 일직선으로 날아가다가 골문과 가까워지면서 흔들려 골키퍼를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 비밀은 무회전 슛에서만 발생하는 소용돌이에 있다.
선수가 공이 회전하지 않도록 차면,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공의 뒤쪽에서는 공기가 소용돌이치게 된다. 그러면 공 뒤쪽의 기압이 내려가고, 그 결과 공이 조금씩 흔들린다. 이 소용돌이는 규칙적이지 않고 경기장의 온도와 습도, 바람 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공을 차는 선수조차도 공이 어떻게 날아 갈지 알기 어렵다. 다만 선수는 많은 훈련을 통해 자기만의 위력적인 무회전 슛을 완성할 수 있다.


첨단을 입고 슛~, 골인!

‘하나, 둘, 셋, 넷…, 여덟?!’
축구공이 여덟 조각으로 만들어졌다니 정말 이상해! 나 오일러가 만든 공식을 만족시키지 않는 축구공으로 월드컵을 잘 할 수 있겠어? 그러고 보니 저 이상한 축구공 뿐만이 아니군. 구멍이 뽕뽕 뚫린 유니폼에, 이상한 모양의 장치를 입고 뛰는 선수들이라니 말이야. 2010 월드컵, 도대체 무슨 일이야?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선사할 ‘자블라니’

축구공은 구형에 가까울수록 속도가 빠르고 정확한 슛이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축구공은 구형이 아니라 오각형 12개와 육각형 20개를 바느질로이어 붙인 다면체로, *오일러의 법칙을 만족한다. 이런 모양은 2002년까지 월드컵 **공인구로 쓰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평면을 이어 붙였기 때문에 이음새가 있고, 이 이음새는 공을 정확하게 다루는데 나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2006년 월드컵 공인구인 ‘팀가이스트’는 14조각으로 만들어 세 조각이 만나는 부분을 60%로 줄였다.
그렇다면 2010 남아공 월드컵의 공인구는 어떤 모습일까? 2010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는 평면이 아닌 곡면으로 된 여덟조각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까지의 공인구 중 가장 구형에 가깝고 표면에는 특수한 미세 돌기가 있다. 그 결과 선수가 공을 다루는 데 유리해져 정확한
슈팅을 할 수 있다.


*오일러의 법칙 : 다면체에서 <;꼭지점의 수 - 모서리의 수 + 면의 수 = 2>;가 항상성립한다는 것.
**공인구 : 국제축구연맹이 월드컵경기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한 공.


90분 내내 뽀송뽀송한 유니폼

2010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이 입을 유니폼의 무게는 130g으로, 2006년 독일월드컵 때보다 15% 정도 가벼워졌다. 또 이음새를 고열로 접착해 부피감도 줄였다. 땀이 타고 흐르는 등줄기 부분에는 땀 흡수와 건조가 뛰어난 신소재 ‘엔지니어드메시’를 사용해 경기하는 내내 뽀송뽀송하게 지켜 준다.
또한 티셔츠 옆면에 있는 ‘통기부’는 최대 200개의 작은 구멍이 있어 공기와 부딪히는 저항을 줄였다.
놀라운 것은 이런 첨단 유니폼을 버려진 페트병에서 재생산한 섬유인 ‘에코에버’로 만들었다는 점! 버려진 페트병 8개로 하나의 티셔츠를 만들 수 있으며,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30% 줄였다.
 
훈련도 최첨단!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는 파주 NFC(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 연습 구장에는 12대의 무선 송수신기가 설치돼 있다. 네덜란드에서 개발한 첨단 시스템으로, 선수들이 무선 송수신기가 부착된 재킷을 입고 훈련하는 동안 선수들의 움직임과 심박동, 활동 시간, 속도 등의 자료를 실시간으로 코칭 스태프에 전한다.
한편 남아공 경기장은 해발고도 1000m를 오가는 높은 지대에 있어 공기가 희박하다. 또 저항이 작아 공의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 선수들이 쉽게 지칠 수 있다. 그래서 ‘고지대 훈련 시스템’을 마련했다. 책장과 TV, 소파와 오디오, 냉장고 등으로 작은 방을 꾸미고, 공기를 고지대처럼 만든 것이다. 선수들은 매일 한 시간씩 이 방에 머물며 남아공 월드컵에 대비해 왔다.

음하하! 축구에 이렇게 많은 과학이 숨어 있다는 걸 이제 잘 알겠지?
그럼 왜 축구 선수를 하지 과학자가 되었냐구? 오호호~, 축구 선수들은 전후반 90분 동안 자그마치 11㎞ 정도를 뛰는데, 우린 영 기운이 달려서 말이야. 경기장에서 살아 있는 과학을 보여 주는 멋진 대표팀에게 응원이나 실컷 할 테야!
“대~한민국! 짝짝~ 짝, 짝, 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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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성나해
  • 도움

    송주호 선임연구원
  • 진행

    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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