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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은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인가요? 지난 호 새 학기 기획 ‘늦잠 마녀를 물리쳐라!’를 읽은 친구들이라면 한 번쯤 해가 뜨는 시간에 맞춰 일어나 동쪽 하늘을 보세요. 어둡고 깜깜하던 하늘이 점점 노랗고 빨갛게 변하다가, 마침내 황금색으로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거든요. 이 때 놓치지 말아야 할 놀라운 사실이 있어요. 바로 해의 위치가 바뀔 때마다 햇빛을 받은 마을 풍경도 함께 변한다는 사실!



 
순간순간 변하는 빛을 잡아라!

해가 뜨면서 색이 변하는 풍경을 놓치지 않고 그림으로 남긴 화가가 있어요. 바로  프랑스 화가예요. 모네는 지금부터 136년 전인 1874년, 아침 안개에 덮힌 항구의 풍경을 그려 파리에서 열린 전시회에 발표했어요. 바로 <;인상, 해돋이>;라는 작품이지요(왼쪽). 이 작품은 새벽풍경을 자세하게 그리는 대신, 붓을 자유롭게 사용해 마치한 편의 시를 쓰는 느낌으로 그렸어요. 당시 사람들은 이 그림이 자세하지 않다고 해서 ‘못 그린 그림’이라고 놀렸다고 해요. 세부 묘사를 소홀히 한 스케치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모네는 자세하게 그릴 줄 몰라서 이런 그림을 그린것이 아니었어요. 아침의 빛과 날씨는 순간순간 변해요. 그래서 아침 풍경을 그림으로 그리는 순간, 빛도 날씨도 달라져 버리지요. 이렇게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법으로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었어요. 그래서 스케치 같은 느낌으로 풍경을 그리는 기법이 탄생했고, 그 대표적인 작품이 <;인상, 해돋이>;예요. 사람들이 이 그림의 제목을 따서 이 기법을 ‘인상주의’라고 불렀답니다.


색이 오묘~하게 변하는 기차역!

모네가 시간과 장소에 따라 빛이 변하는 모습을 그렸다는 증거는 프랑스 파리의 기차역을 그린 그림에서도 알 수 있어요. 1870년대 프랑스에는 수도 파리를 중심으로 중요한 도시와 지방을 연결하는 1만 7000㎞ 길이의 철도망이 연결돼 있었어요. 그 중 가장 크고 사람도 많이 다니는 기차역은 ‘생 라자르 역’이었지요. 모네는 1877년 생 라자르 역을 시작으로 12점의 기차역 그림을 그렸어요.
그 중 1877년에 그린 두 점의 <;생 라자르 기차역>;(➊, ➋)을 보세요. 당시 최고의 기술로 꼽히던 유리와 철골 구조의 지붕이 멋지게 그려져 있어요. 또 기차역으로 스며드는 빛과, 출발하려는 기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수증기도 표현돼 있지요. 모네는 당시 화가들이 쓰던 구성 방법을 쓰지 않은 대신, 빛과 대기의 모습을 새롭고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그렸답니다.


 


➊ 클로드 모네, <;생 라자르 기차역>;, 1877년, 캔버스에 유채, 75×100㎝, 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➋ 클로드 모네, <;생 라자르 기차역>;, 1877년, 캔버스에 유채, 60×80㎝, 미국시카고미술관



색과 색이 만나 새로운 색이?

지금부터 약 200년 전, 미셸 외젠 슈브뢸이라는 프랑스의 화학자는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어요. 두 가지 색을 바짝 붙여서 칠하면 멀리서 봤을 때 전혀 다른 색으로 보이는 현상이에요. 예를 들어 새빨간 매화 꽃이 핀 나무가 하얀 눈에 덮인 사진(위)을 멀리서 보면 꼭 분홍색처럼 보이지요. 이런 현상을 그림에 응용하면, 여러 가지색을 점을 찍듯이 칠해서 완전히 다른 색을 표현할 수 있어요. 이런 방법을 ‘점묘법’이라고 해요. 슈브뢸은 ‘보색 효과’도 발견했어요. 어떤 물체를 보면 그 물체의 반대색인 *보색을 아른아른 보게 되는 현상이지요. 슈브뢸은 화가들에게 점묘화 기술과 보색 효과를 이용하라고 권했어요. 그러면 여러 색상이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죠. 화가들이 정말 슈브뢸의 말을 들었는지 한 번 볼까요?

*보색 : 서로 대비를 이루는 한 쌍의 색상. 서로 섞으면 색일 경우에는 검정색이, 빛일 경우에는 흰색이 된다.

여유만만~, 느긋한 일요일의 공원

조르주 쇠라라는 프랑스 화가가 여유로운 공원의 모습을 그린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예요. 그런데 이 그림을 확대해보면(그림➎), 여러 색의 작은 점을 찍어서 색을 표현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이게 바로 ‘점묘법’이에요.
쇠라는 더 생동감 있는 색은 점묘법을 통해 나온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이 그림은 점이 너무 커서 생동감은 덜했지만 대신 100년 전 그림의 상징이 됐고, 쇠라는 ‘새로운 인상주의’라는 뜻의 ‘신인상주의’ 시대를 연 화가가 되었답니다.



쿵짝쿵짝~, 화려한 무도회!

<;물랭 드 라 갈레트의 무도회>;라는 그림을 보세요(그림➍). 프랑스의 화가인 르누아르가 그린 그림으로, 가스등 불빛 아래에서 춤을 추고 있는 남녀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어요.
이 작품을 잘 보면 맨 앞에 있는 사람들의 머리만 자세히 그려져 있을 뿐, 나머지는 자세하지 않아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화가였던 르누아르가 짧게 끊어 칠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에요. 슈브뢸이 말한 대로 무수히 많은 색을 나누어 칠해, 서로 조화를 이룬 하나의 색을 만든 것이랍니다.
 


➌ 조르주 쇠라,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1884년~1886년, 캔버스에 유채, 225×340㎝, 미국 시카고미술관

 
➍ 오귀스트 르누아르, <;물랭 드 라 갈레트의무도회>;, 1876년, 캔버스에 유채, 131×175㎝,프랑스 파리 오르세미술관


‘인상주의’ 그림은 빛과 공기, 그리고 색의 조화를 연구한 과학자와 화가들의 노력 덕분에 태어날 수 있었어요. 주변의 사소한 변화도 놓
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화가와 과학자는 서로닮지 않았나요?
친구들도 주변의 작은 변화라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을 가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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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07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공하린
  • 진행

    윤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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