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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없는 새 누가 이렇게 높은 건물을 지은 거지? 난 너무 분하고 궁금해서 돌아가는 열차 시간까지 미루고 이렇게 한국에 찾아왔단다. 세계 최고층 건물인 부르즈 칼리파를 한국인들이 지었다며? 꼭 알아 내고 말 거야. 저 마법처럼 아름다운 최고층 건물 속 첨단 기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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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서울. 분명히 여기에 최고층 건물을 지은 회사가 있다고 했는데…. 옳지! 저기구나! 불이 꺼진 걸 보니 다행히 모두 집으로 돌아갔나 보군. 살금살금~, 안으로 들어가 봐야지. 흠…, 제대로 오긴 왔는데 이 많은 서류 중에서 어떻게 최고층 건물의 비밀을 찾지? 어라? 이건 뭐지? 종이 위에 글씨가 적혀 있네? 속성으로 배운 한국어 실력을 발휘해 봐야겠구먼. 연구 노트? 왠지 여기에 뭔가 비밀이 있을 것 같군!
연구노트 ①
우리가 지을 부르즈 칼리파의 높이는 828m! 게다가 건물을 지어달라고 의뢰한 부동산 회사 에마르는 최대한 빨리 지어 줄 것을 요청했다.
63빌딩의 세 배가 넘는 세계 최고층 빌딩을 무너질 염려 없이 빠른 시간 안에 지으려면 무엇보다 단단하고 빨 리 굳는 콘크리트가 필요하다. 그리고 무거운 콘크리트를 그 높이까지 올려 보낼 수 있는 특별한 기술도….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만들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밤낮없는 연구와 실험을 통해, 가로세로 1㎝ 길이의 작은 면적에 일반 콘크리트의 세 배가 넘는 800㎏의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개발 했다. 그래! 바로 이것이다!
빨리 굳는 초고강도 콘크리트의 비밀
시멘트는 석회석을 갈아 다른 재료와 섞어서 만든다. 콘크리트는 이 시멘트에 물, 자갈, 모래 등의 재료를 섞어 만드는데, 물과 시멘트를 넣는 비율이 바로 초고강도 콘크리트를 만드는 열쇠다. 보통 아파트를 지을 때는 물과 시멘트를 1대 2 정도의 비율로 섞어 콘크리트를 만들지만, 초고층 빌딩에 쓰이는 콘크리트는 물과 시멘트 비율이 1대 5정도나 된다. 우리나라 기술팀은 고강도 콘크리트가 빨리 굳게 하기 위해 시멘트와 물이 빨리 반응하도록 돕는 조강물질을 넣었다. 이 조강물질 덕분에 콘크리트가 10시간이면 단단하게 굳어서 3일에 건물 한 층을 지을 수 있게 됐다. 보통 건물 한 층을 짓는데 열흘이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속도다.
기네스북에 오른 고압 운송기술
콘크리트를 빨리 굳게 만드는 기술은 공사 기간을 줄여 주지만 꼭 해결해야 할 숙제가 있다. 콘크리트가 굳기 전에 높은 공사 현장까지 올려보낼 수 있어야 한다. 한국 기술진은 고민 끝에 펌프를 생각해 냈다. 옛날 우물가나 마당에서 물을 끌어올리는 데 썼던 펌프는, 물을 누르는 공기의 압력을 작게 해 물이 관을 따라 올라오도록 하는 원리다. 하지만, 부르즈 칼리파를 지을 때는 우물가의 펌프와는 반대로 땅 위에서 높은 압력으로 콘크리트를 쏘아 올려 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 결과 콘크리트가 올라간 높이는 무려 601.7m! 152층 높이까지 콘크리트를 올려보낸 일은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로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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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에 600m, 초고속 엘리베이터의 비밀
그렇군. 시멘트라면 피라미드를 만들 때 썼던 재료라 나도 잘 알고 있지. 그런데 내가 없는 사이 콘크리트라는 것을 만들었군. 게다가 초고강도라니 정말 놀라운걸! 그나저나…, 그 높은 건물 안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던 물체는 뭐지? 그것도 여기 어디 있지 않을까?
뒤적뒤적…. 오! 여기 있군! 초고속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가 대체 뭐지? 으~, 안 되겠다. 며칠 전에 배운 인터넷 검색이라는 걸 한번 써 봐야지. “타다다닥, 딸깍.”
도르래의 원리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
엘리베이터는 ‘승강기’라고도 한다. 높은 건물에서 사람이나 짐을 싣고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기계로, 도르래의 원리를 이용해 만들었다. 천장에 도르래를 달고 거기에 줄을 감은 뒤, 한쪽에는 끌어올릴 물체를 다른 한쪽에는 그것보다는 가벼운 물체를 매달아 놓았다고 생각해 보자. 무거운 물체를 끌어당길 때 그냥 들어올리는 것보다는 힘이 덜 들것이다.
엘리베이터는 바로 이 원리로 작동한다. 한쪽에 사람이나 짐을 싣는 ‘카’를 묶고, 다른 한쪽에는 최대 정원의 40~45% 정도가 되는 추를 달아서 권상기라는 모터로 끌어올리거나 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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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노트 ②
처음에는 당시 최고층 빌딩이었던 대만의 타이베이 101(101층, 508m)을 생각했다. 여기에 설치된 1분에 1010m를 이동하는 초고속엘리베이터보다 더 빠른 엘리베이터를 만들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탄 사람이 엄청난 속도에 놀라거나 어지러움을 느낄 것 같아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바로 초고속 더블 데크엘리베이터! 이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1분에 600m를 올라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보통 엘리베이터보다 두 배로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다.
빠른 속도와 높은 효율, 더블 데크 엘리베이터
보통 엘리베이터라고 하면 사람이 타는 공간이 하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더블 데크 엘리베이터는 위아래로 두 칸에 사람이 탈 수 있다. 마치 2층 버스처럼 위아래 층이 함께 붙어서 이동해 한 번에 더 많은 사람을 실어 나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무게도 엄청나서, 다 합치면 20톤이 넘는다. 이렇게 무거운 엘리베이터가 1분에 600m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는 비밀은 힘센 권상기와 튼튼한 밧줄, 그리고 공기의 저항을 적게 받도록 날렵한 유선형으로 디자인한 ‘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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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의 모래바람에도 번쩍번쩍 빛나는 이유
꼭 알고 싶은 게 있단 말이지! 어떻게 사막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건물이 그렇게 빛날 수 있는 거냐고? 이 높은 건물을 어떻게 깨끗이 닦는 걸까? 사람이 붙어 있는 건 아닐 테고…. 분명 어딘가에 비밀이 있을 텐데…. 옳지! 찾았다!
연구노트 ③
도대체 이 높은 건물을 어떻게 청소할까? 건물을 설계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부분 중하나였다. 이 곳은 사막. 쉴 새 없이 모래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마음대로 창문을 열 수도 없다. 고층에 몰아 닥치는 바람은 1초에 55m를 날아가는 상상을 초월하는 강풍. 하지만, 건물을 청소하지 않으면 건물에 붙은 이물질이 건물을 약하게 만들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깨끗하게 청소를 해 줘야 한다. 우리는 유리창을 청소할 사람들을 태워 나를 수 있는 기계를 특별히 주문했다. 바로 건물 주변을 돌며 안전하게 유리창 청소부들을 나르는 곤돌라 크레인이다.
짐 나르기의 달인, 크레인
크레인은 놀이터에서 볼 수 있는 시소와 비슷한 원리로 움직인다. 한쪽에 친구가 올라가면 다른 쪽에 친구랑 같은 무게의 물건을 올려 놓아야 시소가 한쪽으로 주저앉지 않는다. 친구랑 물체의 무게가 평형을 이루기 때문이다. 크레인도 한쪽에는 무거운 추를, 다른 쪽에는 나르려고 하는 물건을 줄에 매달 수있게 되어 있다. 평형을 유지하며 물건을 들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쓰러지지 않고 높은 곳의 원하는 위치에 물건을 옮길 수 있다. 빌딩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수리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크레인 중 작은 종류의 곤돌라 크레인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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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부르즈 칼리파에 맞춰 만든 이 곤돌라 크레인은 팔을 쭉쭉 뻗는 다단 암형과, 팔을 아치 모양으로 회전시키는 러핑형, 그리고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암 슬라이딩형을 결합했다. 그래서 여기저기 닿지 않는 곳이없다. 특이한 점은 건물 중간중간마다 건물을 둘러싸는 레일을 만들어 크레인이 그 레일을 타고 빙글빙글 돌아갈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크레인이 원하는 위치에 서면 세워져 있던 팔을 내리면서 동시에 쭉 뻗을 수 있다. 그래서 하나의 크레인이 40층까지 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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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층 빌딩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바로 저 곤돌라 크레인에 있었군!
시소의 원리라면 내가 피라미드를 만들 때 썼던 지렛대의 원리랑 비슷한 건데 말이야.
러고 보니 최고층 건물의 비밀이 특별한 게 아니라 내가 아는 것에서 한단계 발전시킨 것들이로구먼! 콘크리트에 들어가는 시멘트나 크레인이 평형을 유지하는 원리도 내가 피라미드를 지을 때부터 알고 있었거든. 동양에 ‘온고지신’이라는 격언이 있다고 했지? 옛것을 익혀 그것으로 새것을 안다는 그 말이 꼭 맞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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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궁금했던 걸 다 알았으니 이만 돌아가야겠다. 이제 나는 ‘어린이과학동아’ 친구들이 옛것을 잘 익혀서 놀라운 첨단 기술 발전시켰다는 소문이 들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게!
참, 돌아가기 전에 초고속 엘리베이터나 한 번 타 봐야지! 슝슝!
참, 돌아가기 전에 초고속 엘리베이터나 한 번 타 봐야지! 슝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