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난 얼마 뒤 우리나라 기술로 만든 최초의 발사체 KSLV-I에 실려 우주로 떠날 과학기술위성 2호야. 몇 달 뒤 있을 발사를 준비하느라 한창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 그런데 얼마 전에 무서운 소식이 들려 왔어. 미국과 러시아의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지 뭐야.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우주로 가는 게 불안해졌어! 게다가 우주에는 우리 인공위성을 위협하는 우주쓰레기가 많다고 해. 안 되겠어! 우주에 가기 전에 지금 상황이 어떤지 알아봐야겠어~!
최초의 우주 교통 사고!
먼저 지난 2월 10일에 발생한 인공위성 충돌 사고에 대해서 알아보았어. 예전에도 우주쓰레기가 인공위성에 충돌한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인공위성 두 대가 충돌한 일은 처음이라 많은 주목을 받고 있더라고.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히 살펴보자.
1. 어떤 위성이 부딪쳤나?
이번에 충돌한 두 위성은 미국의 민간 통신위성 이리듐33과 러시아의 군사용 통신위성 코스모스2251이야. 이리듐33은 초속 7.5㎞의 속도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코스모스2251은 초속 6.7㎞의 속도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움직이던 중이었어. 이 둘은 서로 거의 직각에 가까운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다가 시베리아 상공 790㎞에서 충돌하고 말았지.
2. 충격은얼마나컸나?
이리듐33은 무게가 700㎏이고, 코스모스2251은 900㎏나 돼. 게다가 두 위성이 움직이는 속도는 총알이 발사되는 속도의 열 배가 넘을 정도야. 충돌할 때의 에너지는 무게가 무거울수록, 속도가 빠를수록 커진단다. 몇 백 ㎏이나 되는 물체가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충돌했으니 그 충격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이 안 될 정도야.
3. 왜 못 피했나?
코스모스2251은 1995년에 작동이 중지돼 우주쓰레기나 마찬가지였지만, 이리듐33호는 현재 작동하고 있는 인공위성으로 궤도를 바꿀 능력이 있었어. 하지만 현재 지구 궤도에는 수천 개의 인공위성이 있고, 그걸 하나하나 감시하기에는 힘이 벅차. 그래서 충돌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단다.
4. 무슨 피해가 생겼나?
일단 인공위성 두 대가 파괴되었어.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가 있어. 바로 인공위성이 파괴되면서 생긴 우주쓰레기야. 지구궤도를 떠다니는 물체를 감시하는‘미국우주감시망’은 이번 사고로 생긴 우주쓰레기를 500개 이상 관측했다고 발표했어. 이 중 일부는 지구에 떨어져 대기 중에서 불타 버렸지만, 1㎝도 안 되는 작은 파편이 얼마나 많이 생겼는지는 사실 아무도 모른단다.
이번 충돌로 인해 가장 걱정되는 건 우주쓰레기가 많이 생겼다는 거야. 우주쓰레기는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지구궤도를 돌기 때문에 아무리 작아도 인공위성이나 우주비행사의 안전에 큰 위험이 되거든. 나도 우주에 올라가서 사고를 당하면 어쩌지? 너무 무서워~!
쓰레기장이 되어 가는 우주
과학자들은 오래 전부터 우주쓰레기가 큰 문제가 될 거라고 예상해 왔어. 오늘날 이 문제는 예전에 과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해졌지. 인간이 우주로 쏘아올린 물체가 늘어나면서 우주쓰레기도 크게 늘어났거든. 로켓이나 인공위성이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한 번에 수백~수천 개의 우주쓰레기가 생긴 거야.
지금까지 우주쓰레기를 만들었던 폭발 가운데 가장 심각한 것은 지난 2007년에 있었던 중국의 인공위성 요격 실험이야. 중국이 미사일을 시험하기 위해 인공위성 하나를 쏘아 폭발시킨 사건이지. 그 결과 추적이 가능할 정도로 큰 우주쓰레기가 2300여 개, 추적이 불가능한 작은 것까지 합하면 총3만 개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생겼어. 이 사건으로 중국은 전세계로 부터 비난을 받았단다.
현재 지구 주위에는 크기가 10㎝ 이상인 우주쓰레기가 약 1만 8000개 있다고 해. 그리고 크기가 1㎝ 정도로 작아서 추적할 수 없는 우주쓰레기는 수십만 개가 있다고 추측하고 있지. 이런 우주쓰레기는 대부분 지구 저궤도(200㎞~2000㎞)에 몰려 있어.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이 대부분 이 곳에 몰려있기 때문에 그만큼 우주쓰레기도 많이 생긴 거야.
크기가 작은 우주쓰레기도 초속 6~7㎞로 움직이기 때문에 대단히 위험해. 그러니 계속해서 우주쓰레기가 늘어나면 앞으로 우주비행이 위험천만한 일이 될 수도 있단다.
최초의 우주쓰레기 충돌 사고는?
미세한 우주쓰레기가 인공위성과 충돌하는 사고는 오래 전부터 있었어. 하지만 이미 발견돼 목록에 올라가 있던 우주쓰레기가 활동 중인 인공위성과 충돌한 사고는 1996년에 처음 일어났지. 프랑스의 군사위성인 스리즈가 아리안 로켓이 폭발하면서 생긴 파편에 부딪힌 거야. 그 결과 자세를 제어하는 데 쓰는 봉이 부러지고 말았어. 다행히 기능에는 이상이 없어 임무를 무사히 수행할 수 있었지.
알아도 못 막는다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의 궤도를 하나하나 추적할 수 있다고 해도 반드시 충돌을 피할 수 있는 건 아니야. 규모가 큰 인공위성은 필요에 따라 자세나 궤도를 바꿀 수 있는 기능이 있지만, 작은 인공위성 중에는 궤도를 바꾸는 기능이 없는 경우도 많거든. 만약 이런 위성 두 대가 충돌하는 궤도에 있다면 미리 안다고 해도 충돌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단다.
우주를 포기해야 한다?
1978년 미국의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는 우주쓰레기가 인공위성에 충돌해 우주쓰레기를 만들다 보면 지구 궤도 전체가 우주쓰레기로 뒤덮일 수 있다고 경고했어. 충돌로 만들어진 우주쓰레기가 또 인공위성에 충돌하고 그로 인해 또 다시 우주쓰레기가 생기는 악순환이 일어난다는 거야. 이 현상을‘케슬러 신드롬’이라고 불러. 최악의 경우 인간이 우주여행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거지.
우주도환경보호가필요해
우주쓰레기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우주쓰레기가 생기는 걸 막고 감시하려는 노력도 늘고 있어. 미국은 미국우주감시망과 같은 조직을 만들어 세계 곳곳에 레이더와 망원경을 설치해 인공위성과 우주쓰레기 등 지구 궤도를 도는 물체를 감시하고 있어. 러시아나 중국, 일본 등도 레이더와 같은 장비를 이용해 우주를 감시하고 있지. 우리나라의 한국천문연구원도 다른 나라와 협력해 우주쓰레기를 감시하고 추적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단다.
또한 UN의‘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는 매년 우주쓰레기 발생을 막기 위해 대책을 의논하고 있어. 하지만 아직까지 국제적인 협정이나 조약을 맺는 성과를 이루지는 못했어. 그런데 드넓은 우주를 떠돌아다니는 우주쓰레기를 어떻게 찾아 내고 감시할까?
레이더
우주로 전파를 쏘아 반사되는 전파를 수신하면 우주에 무슨 물체가 떠 있는지를 알아 낼 수 있어. 현재의 레이더 기술로는 크기가 약 10㎝ 이상인 물체를 찾아 낼 수 있지.
망원경
망원경을 이용해 우주쓰레기를 관측하는 방법도 있어. 레이더에 비해 효율은 떨어지지만 눈으로 직접 보기 때문에 더 정확해. 하지만 우주쓰레기가 태양빛을 반사하지 않으면 볼 수 없기 때문에 우주쓰레기가 지구의 그림자에 가리면 찾을 수 없단다.
레이저
인공위성의 궤도와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데 쓰는 레이저는 레이더나 망원경보다 정밀해서 더 작은 우주 쓰레기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 그러나 굉장히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우주쓰레기를 찾는 데 활용하기는 힘든 상태야.
깨끗한 우주를 위하여~
지구 주위에 있는 우주쓰레기를 없애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안타깝지만 이미 생긴 우주쓰레기를 없애는 것은 현재 기술로는 거의 불가능해. 작은 우주쓰레기의 경우 레이저를 이용해 녹여 버리는 방법도 생각하고 있지만, 그렇게 강한 레이저를 정확히 쏠 수 있는 기술이 아직은 없단다. 따라서 지금은 우주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막는 것이 최선이야.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수리해 다시 쓰거나 파편이 생기지 않도록 로켓을 개량하는 일은 우주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야. 무엇보다도 좋은 방법은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을 지구로 다시 가져오거나 떨어뜨려 불태우는 거야. 충돌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을 아예 없애 버리는 거지. 하지만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나도 얼마 뒤면 곧 우주로 나갈 몸이라 우주쓰레기 때문에 걱정이 많이 돼. 우주가 깨끗해야 안심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우리나라도 우주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만큼 우주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해. 그래야 앞으로‘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이 우주비행사가 되거나 우주로 여행을 갔을때 안전하게 다닐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