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소금이 법정에 서다!’
2008년 10월 15일, 한 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해졌다. 그 동안 나라 곳곳에서 소금을 줄이는 ‘싱겁게 먹기’운동과 캠페인이 진행되어 왔고, 이에 따라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소금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움직임을 눈여겨보던 한 새내기 검사가 소금과의 전쟁을 전면적으로 선포하고 나섰다. 이 검사는 사람의 건강을 해치기만 할 뿐,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괘씸한 소금을 아예 세상에서 몽땅 없애 버리자고 주장하는데….

 

재판 시작 : 소금을 고소한 검사

소금을 모조리 없애자!


존경하는 재판장님,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건강입니다. 어떤 부귀영화를 누려도 건강하지 못하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데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는 녀석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겠습니까? 암~, 그렇지요. 응당 없애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소금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소금은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음식을 짜게만 할 뿐입니다. 여기에 나온 증인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 보시고, 사려 깊은 판단을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증인 1 영국인 로넌 샐러리 씨

소금은 건강에 많은 영향을 끼칩니다. 특히 소금에 있는 여러 가지 물질 가운데 나트륨이라는 것이 혈압에 많은 영향을 주지요. 피 속에 나트륨이 들어가면 피 속에 있던 물이 나트륨 쪽으로 움직이려고 합니다. 이러한 물의 움직임이 혈관에까지 압력을 주게 되지요.
영국 국가식이영양조사(NDNS)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g의 소금은 약 0.4mmHg의 혈압을 높인다고 합니다. 그래서 소금을 많이 먹게 되면 고
혈압이 되기 쉽습니다. 특히 이미 고혈압인 환자가 소금을 많이 먹으면 고혈압 증세가 더욱 심각해져 목숨까지 잃을 수 있지요. 또한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어린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고혈압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소금은 이렇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소금을 몽땅 없애야 합니다!

증인 2 미국인 브라운 솔트 씨

저는 미국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는 걸 말해 주고 싶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소금의 양을 규제하고 있습니다. 미국인들이 하루 평균 섭취하는 소금은 4000㎎이지만 미국 전국과학아카데미는 성인들의 경우, 하루 2300㎎ 이상 섭취하지 말 것을 권장하고 있거든요. 또, 50세 이상이나 고혈압 환자의 경우에는 1500㎎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만큼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는 말이지요. 뿐만 아니라, 미국의학협회(AMA)의 경우에는 소금 섭취량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인다면 연간 15만 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을거라고 합니다.

증인 3 한국인 염분자 씨

저는 짠맛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싱겁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담백한 맛을 음미하는 걸 좋아하죠. 그런데 이게 웬일? 얼마 전 한 공공단체에서 실시한 미각 판정을 받았는데, 제가 짠맛에 길들여져 있다고 나오지 뭡니까? 저는 짠 음식을 특별히 찾아서 먹은 적도 없는데, 정말 황당했죠.
그런데 그 이유를 알게 됐습니다. 제가 먹는 음식 곳곳에 소금이 숨어 있었습니다. 소금은 배추김치, 된장, 라면, 고추장 등에 포함되어 있고, 이 음식들은 대부분의 국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군이잖아요! 그러니 저도 알게 모르게 소금에 길들여진 거죠. 이게 모두 소금의 악랄한 술수에 넘어갔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소금을 모두 없애 버려야 합니다.

첫 번째 변호인 : 생물학자

소금이 없으면 생물도 없다


저는 지금 이 사태가 너무나도 걱정스럽습니다. 소금을 없애 버려야 한다니요?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소금은 우리 몸에서 여러 가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물질입니다.

세포를 살리고 죽이는 소금

우리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세포입니다. 세포는 얇은 세포막이 둘러싸고 있고요. 이 세포막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으로 물질의 농도 차이가 납니다. 이러한 물질의 농도 차이에 따라 신경자극이 전달되거나 근육이 수축하는 등 우리 몸이 조절됩니다. 여기에 관여하는 물질이 바로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 그러므로 만약 소금을 먹지 못한다면 나트륨이 세포막에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신경자극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거나 근육이 정상적으로 수축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소금은 각종 영양소의 흡수를 도와 줍니다. 우리가 먹은 음식물은 위에서 나오는 위액 덕분에 소화가 되고 몸 속 골고루 흡수됩니다. 이 때 소금 속에 들어 있는 염소가 위액의 주성분인 염산의 재료가 됩니다. 그러므로 소금을 먹지 못하게 되면 위액 중의 염산의 농도가 묽어져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데 지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습니까? 이래도 소금이 나쁘다고만 하실 겁니까?
 
소금이 필요한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동물들도 소금을 필요로 한다. 유럽의 산악 지대에서는 목장 주인이 가축을 위해 울타리에 소금 덩어리를 걸어 두기도 했다.

두 번째 변호인 : 화학자

화학 물질의 어머니, 소금


저는 화학자입니다. 화학과 소금은 무슨 관계이기에 이 자리에 섰냐고요? 생물학자가 소금이 필요한 이유를 무척 잘 말해 주었습니다만, 소금의 또 다른 역할도 말씀드리고 싶기 때문입니다. 화학은 소금 덕분에 발전할 수 있었거든요. 그래서 소금에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저로서는 이 사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습니다.

소금, 새로운 물질을 만들다!

소금은 여러 가지 화학 물질이 세상에 태어나게 도와 주었습니다. 소금을 이리저리 갖고 놀던 *연금술사들이 우연한 발견을 하게 됐거든요. 기원전 800년경, 게베르라는 연금술사가 소금과 황산을 섞는 과정에서 염산을 처음 만들어 냅니다. 그 당시에는 화학이라는 학문이 없어서 몰랐지만, 사실은 소금의 염소와 황산의 수소가 반응해 염산이 된 것입니다. 그래서 그당시에는 염산을‘소금의 혼’이라고 부르기도 했지요. 염산은 현재 각종 시약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고, 폐수를 처리할 때도 이용하며 염료와 의약품을 만들 때도 꼭 필요한 화학물질입니다. 소금이 없었다면 이 모든 일을 할 수 없겠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17세기 초, 독일의 화학자 글라우버는 소금과 황산을 섞다가 염산 외에 황산나트륨이라는 물질도 나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 글라우버의 소금이라고 불리는 이 황산나트륨은 유리를 만들 때 널리 사용되고 있답니다.

*연금술사 : 여러 가지 물질을 섞어 금을 만들려는 시도를 한 사람들. 연금술사 덕분에 화학이 크게 발전하였다고도 한다.

세 번째 변호인 : 지질학자

지구의 비밀을 푸는 열쇠, 소금

저 또한 소금을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기에 이 자리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아, 제가 누구냐고요? 전 지구를 연구하는 사람입니다. 지금 검사는 소금이 건강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만 꼬투리를 잡는데, 그건 소금을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제 말을 한번 들어 보시죠.

소금, 어디 어디 있나?

소금은 지구 어디에나 있습니다. 네? 바다에서만 볼 수 있는 거 아니냐구요? 네, 소금을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곳은 바다지요! 하지만 바다 말고도 땅 속, 깊은 산 속, 호수, 사막에서도 소금을 볼 수 있답니다.
중국 윈난성에서 티베트로 막 넘어가는 산등성이 부근 해발 3600m 지점에는 소금마을이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의 지각 변동으로 인해 과거의 바다가 산으로 솟아올라, 산을 흐르는 계곡물에 소금이 들어 있게 된 거죠. 페루의 유명한 소금 계곡인 살리나스도 마찬가지의 경우랍니다. 바다에서 나야 할 소금이 안데스 산맥의 해발 3000m 높이에서 발견되는 바람에 과거에 이 지역이 바다였고, 바다가 융기되어 산이 됐다는 사실을 알 수 있죠.
볼리비아에는 하얀 소금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유우니 소금 사막이 있습니다. 바다 속에 있어야 할 소금이 사막에 있는 신기한 경우라 많은
과학자들이 연구를 하게 됐지요. 결국 바다였던 이 지역이 과거에 지각변동으로 인해 높이 솟아올랐고, 빙하기에는 거대한 호수였다가 비가 적고 건조한 기후 때문에 호수의 물이 다 말라서 결국 소금만 남아버렸다는 사실을 알아 냈답니다.

소금, 바닷물을 움직이다?

바닷물은 제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일정한 흐름을 만들면서 움직입니다. 바닷물이 움직이는 이유는 바람때문이죠. 바람이 바닷물을 밀면서 바닷물이 움직이게 되고, 그 흐름이 해류를 만든답니다.
하지만 바람만이 해류를 만드는 건 아니랍니다. 소금도 해류를 만들거든요. 소금이 많이 포함된 바닷물은 적게 포함된 바닷물보다 밀도가 큽니다. 밀도가 크면 무거워지므로 아래로 가라앉게 되죠. 소금의 농도가 높은 쪽의 바닷물이 아래로 가라앉으면 그 빈 자리를 메우기 위해 다른 바닷물이 밀려오게 되고, 이 흐름이 해류를 만들게 됩니다.
바닷물이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골고루 섞이고, 그 안에 있는 여러 가지 영양분과 산소도 널리 퍼집니다. 덕분에 바다 표면에 사는 물고기들이 바다 속 깊숙이 있는 영양분을 먹을 수 있고, 바다 속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들도 숨을 쉴 수 있게 되지요.
 


네 번째 변호인 : 요리사

소금, 요리를 살리고~ 살리고~!


지금 검사님께서는 음식에 들어가는 소금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므
로 소금을 몽땅 없애자고 하고 있습니다. 만약 검사님 말처럼 된다면 어
떻게 될 것 같습니까? 저의 전문 분야인 요리에서만 해도 소금의 역할은
굉장히 큽니다. 부디 제 이야기를 듣고, 나의 친구 소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생선, 소금 덕분에 다시 태어나다!

생선에 소금을 뿌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생선에 소금 간이 배면 짭짤하니 맛이 좋기 때문이라고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그것 외에도 소금이 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생선의 맛있는 즙이 밖으로 빠져 나오지 않도록 해주고, 요리하는 과정에서 생선의 살이 망가지거나 부스러지지않게 해 주는 것!
이는 소금이 단백질이 물에 녹는 것을 막아 주는 성질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생선은 단백질로 이뤄져 있는데, 생선을 요리하는 과정에서 생기거나 들어가는 물이 단백질과 반응해 생선의 살을 흐물흐물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소금과 물의 반응은 단백질과 물의 반응보다 훨씬 활발합니다. 그래서 생선을 요리할 때 소금을 넣으면 단백질과 반응하던 물은 소금과 반응하고, 단백질은 다시 굳어지면서 형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거죠.
 


소금은 그저 짜기만 하다?

소금에서 짠맛이 나는 이유는 염소 때문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염소가 많다고 해서 짠맛이 많이 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염소가 누구와 함께 있는지에 따라 짠맛이 달라지거든요. 예를 들어 염소가 나트륨과 함께 있을 때는 물 1ℓ당 염소가 250㎎이 있어야 짠맛을 낼 수 있습니다. 반면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있을 때는 물 1ℓ당 염소가 1000㎎은 있어야 짠맛을 낼 수 있답니다. 그래서 공장에서 소금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짠맛의 강도도 조절할 수 있지요.
또한 소금은 단맛을 높여 주기도 합니다. 과일에 소금을 뿌리면 짠맛이 나는 게 아니라 단맛이 더욱 강해지지요. 소금이 단맛을 더욱 달게 만드는 정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모넬화학감각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금은 음식에 있는 쓴맛을 눌러 주고 가려져 있던 단맛을 드러나게 해 단맛을 높인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 변호인 : 과학 선생님

또 하나의 과학 선생님, 소금


저는 전문 변호인은 아닙니다만 소금이 법정에 서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아 참, 저는 학교에서
과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입니다. 소금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검사님의 말에는 어느 정도 공감을 합니다. 하지만 과학 실험을 할 때, 소금이 얼마나 유용하게 쓰이는지를 좀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소금은 학생들이 과학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선생님과도 같습니다. 제가 직접 보여 드리겠습니다.

소금 결정 만들기

준비물 : 소금, 물, 털실, 컵, 철사, 나무젓가락

실험 방법

➊ 철사를 원하는 모양으로 구부린 다음, 털실을 감는다. 사진과 같이 나무젓가락에 매단다.
➋ 컵에 물을 붓고 소금이 더 이상 녹지 않을 때까지 물에 소금을 녹인다. 이 때 차가운 물 보다 약간 데운 물에 소금을 녹이면 더 많은 양을 빨리 녹일 수 있다.
➌ ➊을 소금을 녹인 물에 담근 뒤, 햇볕이 잘 드는 곳에 둔다.
➍ 시간이 지날수록 털실에 점점 달라붙는 소금의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➎ 일주일 정도 지나면 멋진 소금 결정을 얻을 수 있다. 자세히 보면 소금 하나하나가 정육면체모양인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왜 그럴까?

소금이 더 이상 녹지 않을 때까지 물에 소금을 녹이면 물은 포화용액이 된다. 어떤 온도에서 100g의 물에 녹일 수 있는 물질의 최대량을 그 물질의 용해도라고 하는데, 물질이 어떤 온도에서 용해도만큼 녹아 있는 상태를 포화상태라고 한다. 그런데 이 포화상태를 넘어서서 계속 어떤 물질을 녹이면 그 용액은 과포화상태가 된다. 과포화상태가 된 용액에 물질이 붙을 수 있는 무언가를 넣어 주면 그 물질은 결정으로 분리될 수 있다. 이처럼 소금 결정 만들기 실험을 통해서 포화, 과포화상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소금의 결정이 정육면체 모양이라는 것도 관찰할 수 있다.

소금으로 아이스크림 만들기

준비물 : 얼음, 소금, 아이스크림으로 만들고 싶은 맛의 주스, 나무젓가락, 넓은 그릇, 시험관(또는 긴 컵)

실험 방법
➊ 넓은 그릇에 얼음을 넉넉히 준비한다.
➋ 얼음을 담은 그릇에 주스를 담은 시험관(컵)을 꽂아 넣는다.
➌ 얼음에 소금을 골고루 뿌린다. 얼음의 약 3분의 1 정도 되는 양이면 적당하다.
➍ 소금을 뿌린 얼음이 점점 녹아내린다.
➎ 10~20분이 지나면 시험관 안의 주스가 꽁꽁언다.
 

왜 그럴까?

소금은 얼음과 만나면 온도가 내려간다. 소금과 얼음이 녹으면서 서로 주변에 있는 열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주스도 소금과 얼음에게 열을 뺏
겨 얼게 된 것이다. 소금의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예가 있다. 그것은 바로 도로! 눈이 내려 도로가 꽝꽝 얼었을 때, 도로 위에 소금을 뿌리면 얼음이 녹게 된다. 이 덕분에 교통사고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마지막 변호인 : 스님 / 여행자

소금 덕분에 이어온 소중한 문화유산


약 700여 년 전 만들어진 국보 32호 팔만대장경판은 소금 덕분에 여태까지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팔만대장경판을 보존하는 곳에
묻어둔 소금이 팔만대장경이 썩지 않도록 잘 보존해 주었거든요. 소금은 물을 아주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팔만대장경판을 썩게 만드는 수분을 땅 속에 묻힌 소금이 대신 흡수할 수 있었답니다.
또한 팔만대장경판을 만들 때 끓는 소금물에 나무판을 삶은 것도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소금에 들어 있는 염소는 세균을 죽이는 효과가 있거든요. 만약 소금이 없었다면 우리 후손은 팔만대장경이라는 귀한 문화유산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른답니다.
 

소금이 만드는 아름다움

소금은 여행자에게 최고의 관광지를 선사하기도 합니다. 소금이 만들어 내는 넓은 염전의 풍경과 소금이 만든 각종 문화유산은 길이길이 보존해야 할 만큼 아름답거든요. 실제로 폴란드의 비엘리츠카 소금광산은 180만~200만 년 전 바닷물이 증발하고 소금만 남아 만들어진 곳으로, 소금층이 무려 10㎞에 걸쳐 있답니다. 소금광산 안에는 소금광부들이 소금으로 만든 각종 조각, 예배당, 운동장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지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그 소중함이 이미 입증되었답니다. 소금이 단지 먹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라는 인식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소금광부들이 소금을 깎아서 만든 조각상.

재판 마무리 : 판사

소금의 운명은 과연…


검사의 말을 비롯해 여러 소금 변호인단의 이야기, 모두 잘 들었습니다. 20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하얀 황금’이라고 불리며 귀했던 소금이 21세기에는 건강을 해치는 주범에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게 안타깝군요. 세계적으로 고혈압과 소금에 관한 논문만 해도 무려 8000편이 넘는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가 없네요.
어떠한 판결을 내려야 할지 정말 고민이 됩니다. 적당한 양의 소금을 섭취하면 건강을 해치지 않을 것도 같고, 검사 쪽의 증언을 듣자니 몽땅 없애야 할 것도 같습니다. 그렇지만 또 검사의 말을 듣고 소금을 모조리 없애자니 소금이 우리 생활 곳곳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고….
그래서 저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 문제는 저 혼자 판단할 것이 아니라구요. 과학 상식이 풍부하고 무척 논리적이라는‘어린이과학동아’배심원단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배심원단의 소중한 의견을 듣고 나서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판결하도록 하겠습니다. 이것으로 이번 소금 법정 사건을 마무리하겠습니다. 4주 후에 뵙겠습니다.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2008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맑아 기자
  • 도움

    여인형 교수
  • 도움

    함경식 교수, 동아일보사‘우리 몸 살리는 천연 미네랄, 소금 이야기’저자
  • 도움

    박선미 학예사
  • 도움

    ‘인류사를 만든 하얀 황금의 역사, 소금’(세종서적)
  • 진행

    김영수

🎓️ 진로 추천

  • 생명과학·생명공학
  • 화학·화학공학
  • 환경학·환경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