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잠깐만 기다려 봐! 지금 전파를 수신하는 중이거든. 오늘이 며칠이더라…. 아! 오늘은 2020년 9월 30일,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인 추석 연휴 첫날이네. 그렇다면 이 글을 읽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은 친척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겠구나!
인사가 늦었어. 내 이름은 스마트-R. 똑똑하다는 뜻의‘스마트’에 도로(Road)의‘R’이 더해진 이름이야. 합하면‘똑똑한 도로’쯤 될까? 이름 그대로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빠르고 안전하게 달릴 수 있도록 돕고 있는 통합 정보 로봇이야. 그런데, 길을 잘 달리는 게 자동차가 발달해서지 왜 도로가 똑똑해서냐고? 후훗, 모르시는 말씀! 자동차의 성능이 아무리 좋아져도 길이 막혀 속도를 못 내거나 위험하다면 빠르게 달릴 수 없어. 도로가 똑똑해야 진짜 첨단교통이라고. 못 믿겠다고? 할 수 없지. 똑똑한 도로가 태어나기까지의 과정을 들려주는 수밖에.

12년 전 추석, 고속도로 위에선…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08년 9월 14일, 민족의 명절 추석, 9시 뉴스를 시작합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성묘를 다녀오는 긴 행렬이 국도와 고속도로를 꽉 메우고 있습니다. 길이 막히지 않을 때 일찌감치 고향을 떠나 집으로 돌아가려는 사람들까지 도로로 몰려들어 올 추석도 도로는 만원입니다.”
휴~, 옛날 뉴스를 찾아서 틀어 줬는데 들어 보니 기분이 어때? 겨우 12년 전인데 저건 고속도로가 아니라 주차장이잖아? 길이 그렇게 부족했던 걸까? 차라리 내려서 걸어가는 것이 나을 것 같아! 2008년, 자동차 도로에는 어떤 문제점들이 있었기에 길이 막힌 걸까?
꽉 막힌 도로, 시간도 돈도 줄줄~
차가 막히면 어떤 손해가 생길까? 약속 시간을 지키지 못해서 애를 태우거나 반대로 늦는 상대방을 멍하게 기다리는 시간이 많아질 것이다. 그만큼 일을 못한다고 생각하면 도로 위에서 버리는 시간은 그대로 돈이다. 그런가 하면 연료비도 만만치 않다. 길이 막혀서 서 있더라도 자동차는 계속 연료를 소비하기 때문이다.
작년 한국교통연구원에서는 이 모든 비용을 합해서 연구 보고서를 냈다. 그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에서 교통 혼잡으로 발생하는 손해는 무려 24조 원! 이 돈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의 3%에 해당하는 큰 돈으로, 차가 막히는 것이 잠깐 참으면 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 준다.

막힌 도로는 환경에도 적!

교통 체증은 환경에도 적이다. 배기가스량을 늘리기 때문이다. 길이 막혀 차가 움직였다 멈췄다를 반복할 때 배기가스량이 어떻게 변할지를 재미있는 실험으로 알아 낸 과학자가 있다.
2003년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기계공학과 앤드류 킨교수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자동차를 몰 때 나오는 배기가스량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가속 페달을 자주 밟는 오르막길을 오를 때 내리막길을 갈 때보다 일산화탄소(CO)와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이 최고 두배까지 증가한다는 사실을 알아 냈다. 막힌 도로를 달릴 때 운전자는 가속 페달을 자주 밟게 마련인데 그러면 배기가스량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붐비는 만큼 사고 위험도 쑥쑥!

안전 사고가 많다는 점도 큰 문제점이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10년 동안 일어난 교통 사고는 모두 250만 건. 사고로 희생된 사람도 9만 3000명이고 다친 사람도 368만 명이나 된다. 이 중 철도나 비행기, 배에서 일어난 사고는 전체의 1%밖에 안 되고 나머지 99%가 도로에서 일어난 사고로 도로 교통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도로교통공단이 올해 발표한 통계를 보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추석 연휴동안 전국에서 발생한 교통 사고 수는 평소보다 줄었는데도 고속도로에서는 하루 평균 12% 늘었다. 붐비는 도로가 사
고 위험도 높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

길은 왜 막힐까?

2008년에는 왜 이렇게 길이 막혔냐고? 당연히 자동차가 많고 도로가 좁기 때문이지. 하지만 똑같은 넓이의 도로에 똑같은 수의 자동차가 있더라도 모든 곳에서 똑같이 길이 막히는 것은 아니야. 잘 들여다보면 길이 막히는 원인이 따로 있어.

도로 용량의 한계

지름이 커서 단면적이 넓은 파이프에는 작은 파이프보다 같은 시간 동안 더 많은 물이 지나갈 수 있다. 마찬가지로 차선이 많은 넓은 도로에서 더 많은 차가 다닐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차선 위를 달릴 수 있는 차량의 수는 정해져 있다. 교통공학자들에 따르면 한 차선에서 안전하게 달릴 수 있는 자동차의 수는 시간당 1800대. 자동차가 2초에 1대 꼴로 지나가는 속도로, 최소 이 정도는 되어야 운전자가 앞 차의 움직임을 파악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이 이상 자동차가 많아지면 그 도로는 막히고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

도로 조사

교통량을 측정하는 모습. 주요 길목에서 정해진 시간 동안 지나가는 차량의 수를 센다. 1시간 동안 1800대 이상의 자동차가 지나가면 체증이 일어난다.

 

달렸다~, 멈췄다~ 성미 급한 운전자

운전자의 특성도 교통 체증을 심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2004년 서울대학교 물리학과 김두철 교수팀은 물리학 이론을 이용해 교통 체증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했다. 도로에 차가 많더라도 앞과 뒤에 있는 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면서 운전하기만 하면 느리지만 꾸준하게 움직일 수 있다. 이 상태를‘동기 흐름’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고속도로에서 자동차가 움직이는 모습은 그렇지 않다. 자동차는 마치 파도가 치듯이 일렁거리며 움직인다. 대부분의 운전자가 어느 순간 속도를 확 냈다가 다시 확 줄이며 불규칙하게 운전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동기 흐름이 깨지면서 차가 막히게 된다.

자꾸만 심해지는 교통 체증

신호등이나 교차로도 없는 고속도로가 막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동차가 고속도로로 들어오는 합류부에서 발생하는 정체가 뒤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잘 흐르던 고속도로에 갑자기 자동차가 들어오면 뒤따라오던 자동차가 순간적으로 속도를 늦추게 된다. 예를 들어 시속 100㎞로 달리던 도로에 자동
차가 계속 끼어들어 시속 40㎞로 줄어든 경우, 당장은 합류부 근처만 속도가 줄어든다. 그러나 뒤따라오던 차량이 연쇄적으로 속도를 줄이면서 순식간에 전체 도로의 속도가 시속 40㎞로 떨어지게 된다.

 

도로가 똑똑해진다-지능형교통체계 ITS

자, 2008년 추석 풍경이 좀 답답하지?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20세기 후반부터 똑똑한 도로를 만들기 위한 연구가 계속돼 왔거든. 그 덕분에 2012년에는 꽤 영리한 길이 생겨서 체증이 줄어들었어. 바로‘지능형교통체계(ITS)’덕분이지.
지능형교통체계는 쉽게 말하면‘생각하는 도로’야. 도로의 교통량이나 속도와 같은 자료를 측정해 되도록 길이 덜 막히도록 신호를 조절하지. 그뿐 아니라 안전하고 편리한 여행이 되도록 정보도 제공해 주고, 도로가 얼거나 망가지지 않도록 관리까지 해 준단다.

1단계 교통 자료 수집
‘똑똑한 도로’를 만들고 싶다면 원인부터 찾는 게 먼저! 어떤 도로가 얼마나 막히는지, 속도를 제대로 내고 있는지 조사한다.

정확도에서 최고!-마그네틱루프 검지기
2008년 우리나라 도로에서도 볼 수 있는 마그네틱루프 검지기. 아스팔트 바닥을 8각형 모양으로 잘라 내고 그 안에 전기가 흐르는 전선을 둥글게 감아 깔아 놓는다. 전선 주위에는 자기장이 만들어지는데, 자동차가 지나가면 자기장이 변하면서 신호를 발생시킨다. 이 신호로 지나가는 자동차의 수(교통량)와 속도를 측정할 수 있다. 신호등 근처를 지날 때 도로에 있는 8각형 모양의 흔적을 찾아보자

미래형 카메라!-스캐닝 검지기
전파나 레이저, 초음파를 이용해 교통량과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스캐닝 검지기. 아직은 마그네틱루프 검지기만큼 정밀하지 않지만 계속 성능을 개선한 기기가 나오고 있다. 레이저를 이용한 검지기는 이미 2008년에도 서울 자유로 등지에서 시험 운영되고 있다.


2단계 지능형 신호 체계
검지기를 통해 도로의 상황을 알았으면 그에 맞게 교통 흐름을 관리해야 한다. 여기에는 체증을 줄여 주는 똑똑한 신호등이 필수!

교통 체증 뚝!-스스로 생각하는 신호등

신호등의 녹색 불은 언제 켜질까? 정답은‘신호등밖에 모른다.’사람이 미리 입력한 시간에 맞춰 신호등을 켜는 것이 아니라 신호등이 스스로 판단해 신호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검지기를 통해 측정한 속도와 통행량 자료로 계산하면 길이 얼마나 막히는지, 신호에 걸려 기다리는 차는 몇 대나 있는지 알 수 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기다리는 차의 수가 최소가 되도록 신호를 조절한다. 200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2만 5000대의 신호등 중 9600개의 신호등이 이렇게 스스로 신호를 판단하고 있다.

3단계 차량 인식 기술
한 걸음 더! 이전까지 쓰이던 검지기와 신호등은 자동차 한 대 한 대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지능형교통체계의 발달로 자동차의 종류에 따라서도 신호를 바꿀 수도 있게 됐다.

긴급 차량 먼저!-대화하는 신호등
차량을 구분하기 위해서는 검지기의 성능만 높여서는 안 된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차량 안에 신호를 발생시키는 장치(비콘)를 넣는 방식. 교차로로 자동차가 다가오면 검지기가 차량의 비콘 신호를 인식해 신호등의 색을 결정한다. 자동차에 따라 비콘 신호를 다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자동차의 종류별로 교통 정리를 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앰뷸런스와 같은 긴급 차량이 들어올 때 특별히 녹색 신호가 들어오게 해서 다른 차량보다 먼저 통과시킬 수 있다. 긴급 차량 대신 대중교통 차량(버스)이 지나갈 때 녹색 신호를 켜 줄 수도 있다. 이러한‘버스 우선 신호’가 2008년 경기도 고양시에서 시험 운행됐다.

4단계 첨단 정보 시스템
도로 운영 기술의 마지막 단계는 자동차가 정보센터와 자유롭게 교통 정보를 주고 받는 단계. 차 안에서 도로 상태와 여행지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하고 빠르게 길을 찾아갈 수 있다.

전국의 도로가 한 눈에-도시교통정보시스템(UTIS)
자동차에 실린‘차량탑재장비(OBE)’는 신호만 발생시키는 비콘과 달리 중앙교통정보센터로 정보를 보내거나 받을 수 있다. 도로변에 설치된 기지국에서 이 정보를 교통정보센터로 보내고 다시 받는 역할을 맡는다.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운전자는 자동차 안에서 근처 어느 길에 사고가 났는지, 막히지 않는 도로는 어디인지 등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전국 어디서든 즉시 알수 있다.‘ 도시교통정보시스템(UTIS)’이라고 불리는 이 시스템은 우리나라에서 2008년 후반 세계 최초로 시범 실시해 2012년 상용화할 예정이다.

 


더 빠르고 안전하게!- 슈퍼 고속도로‘스마트 하이웨이’

자, 다시 4년 뒤로 가 볼까? 2016년, 드디어 지금 우리가 달리고 있는 이 고속도로가 건설됐어. 이름하여‘스마트 하이웨이’! 말 그대로 첨단으로 무장한 새로운 고속도로야. 시속 160㎞로 달릴 수 있고 막힘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거든. 속도만이 아니야. 시속 100㎞로달리던 옛날 고속도로보다 사고가 60%나 줄어들었어. 지능형교통체계의 중요한 연구 결과가 반영된덕분이지.

안전한 도로! 도로 상태 유지 시스템
도로에 1㎞ 간격으로 레이더를 설치해 도로 표면 상태를 관찰한다. 물에 젖거나 얼어 있는 경우, 또는 장애물이 있는 경우 레이더 영상에 표시가 되기 때문에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이 정보를 중앙교통정보센터와 주변 차량에 알려 속도를 줄 이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티켓? NO! 요금 자동 징수기
‘하이패스’단말기처럼 무선 신호를 발생시키는 장치로 자동으로 요금을 받는 장치. 스마트 하이웨이에서는 톨게이트 자체가 사라지고 공중에 매달린 장치를 통해 요금을 받기 때문에 도로를 그냥 달려가기만 하면 된다. 사진은 싱가포르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요금 자동 징수기.

 

빠른 교통 정보! 주행정보시스템
차량 안에 들어 있는 단말기(내비게이션)로 교통 정보를 제공한다. 목적지 정보는 물론 교통 흐름, 사고 소식, 기상 상태가 모두 포함된다

 


그때 그때 달라요! 지능형 표지판
비가 오거나 길이 얼었을 때, 또는 사고가 났을 때는 평소보다 느린 속도로 운전해야 안전하다. 하지만 과거의 도로 표지판은 한 가지 내용만을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도로 상태에 따라 제한 속도를 낮출 수 없었다. 스마트 하이웨이의 표지판은 도로의 상태에 따라 제한 속도를 바꿔서 알려주기 때문에 운전자는 표시된 속도를 보고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
 



정보와 자동차, 도로가 하나로!
- 무인 운전 기술과 U-교통

이제 나, 스마트-R이 사는 2020년의 이야기를 해야지! 지능형교통체계와 스마트 하이웨이 기술의 마지막 과제는 바로 정보와 자동차, 도로가 하나로 융합된 새로운 도로를 만드는 거야!
시속 160㎞라는 속도로 달리는 것은 사람의 운전 실력만으로 가능하지 않아. 운전자가 실수하지 않도
록 자동차가 운전을 보조해 주고, 위험한 상황이 되면 경고를 울리는 장치도 필요해. 자동차끼리 정보
를 주고 받거나 운전자가 운전대를 놓아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어야겠지?

충돌 방지 장치
운전 중 앞에 있는 차가 너무 가까워지면 경고음을 울린다. 양 옆으로 다가오는 차량이 있을 경우나 차선을 침범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경고음을 울린다. 경고음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자동차의 움직임을 조절해 항상 안전한 간격을 저절로 유지하도록 도와 줄 수도있다.

충돌 방지 장치는 고려대학교 한민홍 교수팀이 이미 개발해 시험 운전까지 통과한 상태. 충돌 방지 장치 동영상을 보고 싶으면‘어린이과학동아’홈페이지로 와~! 미국에서 실시한 마그네틱 무인운전 실험의 동영상도 볼 수 있어!

1997년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이루어진 무인 운전 실험의 모습. 마그네틱 센서를 단 자동차 8대가 일정한 간격으로 자석을 박은 차선 위를 달리고 있다. 차 앞에 3개, 뒤에 3개 총 6개의 센서가 차의 위치와 방향을 결정해 스스로 차선을 인지해 달리게 한다. 상용화되지는 않았지만 LED 유도 기술과 아이디어가 비슷하다. 무인 운전이기 때문에 운전자들이 양손을 창 밖으로 내밀고 있다.
(사진 제공/캘리포니아 첨단자동차및도로사업단)

 

찻길 바닥에 있는 빛 따라 달린다!

현재 스마트 하이웨이에 적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는 LED 유도 도로. 쉽게 말하면 자동으로 운전해 주는 고속도로다. 차선 한가운데에 일정한 간격으로 밝은 LED를 설치해 자동차 앞에 설치된 센서가 스스로 빛을 읽으며 나아가게 한다. 차선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도로 정보도 LED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다. LED가 깜빡이는 속도를 디지털 정보로 변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교통정보센터를 거
치지 않고 도로와 자동차, 자동차와 자동차간의 통신이 가능해진다. 도로와 자동차가 정보를 통해 하나가 되는‘U-교통’을 실현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LED는 운전자에게 여러 가지로 유용하다. 안개가 낀 날이나 어두운 밤에도 밝게 빛나기 때문이다.
앞 차가 전혀 보이지 않아도 앞에 보이는 LED 등을 보면 앞 차와의 간격도 알 수 있어 안전하게 운전할수 있다

앗! 세상에 이런 도로가?

1990년대 초만해도 사람들은 목적지를 안내해 주는 기계가 나올 것이라고 믿지 않았어. 하지만 길 안내를 해 주는 장치를 꿈꾼 공학자들이 있었고 그 덕분에 내비게이션과 나‘스마트-R’이 태어날 수 있었지. 마찬가지로 황당해 보이는 아이디어를 실제 도로에 실현시킨 예가 적지 않아. 이제부터 보여 줄 예들은 공학자들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특이한 아이디어들이야.
미래의 도로는 이런 생각들이 하나하나 실현되면서 이루어질 수 있는 거야!

꿈틀꿈틀! 도로가 움직인다! 지퍼레인

미국 달라스, 필라델피아 등에서는 특수한 차량을 이용해 순식간에 차선을 바꾸는 신기한 도로를 운영하고 있다. 커다란 차량이 이동하면서 콘크리트로 된 차단벽을 꿀꺽 먹은 뒤 다른 차선으로 위치를 바꿔 다시 뱉어 내면 새로운 차선이 된다. 이 차선은 차량이 몰리는 출퇴근 시간대에 더 많은 차가 신속하게 이동하도록 도와 준다. 한 시간에 5㎞ 정도의 속도로 이동하며 안전성이 높기 때문에 여러나라에서 연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하와이대학교 파파코스타스 교수)

 

분홍색 도로를 지날 땐 주의하세요! 색 변환 도로

길이 얼 것 같으면 경고의 의미로 차선 색을 바꾸는 신기한 도로도 연구됐다. 프랑스의 교통공학 회
사인 유로비아의 연구진들이 2008년 개발한 도로용 페인트는 기온이 1℃ 아래로 떨어지면 원래 색상인 흰색에서 분홍색으로 확 변한다. 따뜻한 차 안에 있어서 기온이 내려간 것을 잘 모르던 운전자들
도 도로의 색을 보고 길이 얼었을 걸 대비해 속도를 줄일 수 있다.
(사진 제공/유로비아)
 

서울시가 2007년 시범 실시한 도로 자동 물청소 장치. 도로 지하에서 물을 길어 와 자동으로 먼지를 씻어 내린다. 미래에는 물 대신 안개를 없애거나 언 길을 녹이는 물질을 뿌릴 수도 있을 것이다.

 

무인 운전’의 꿈, 고려대학교 한민홍 교수 인터뷰


Q스마트 하이웨이의 LED 자동차 유도 기술도 일종의 무인 운전 기술이에요. 교수님께서 원래 연구하던‘무인 운전’과는 다른 개념인가요?

A미국에서 했던 마그네틱 유도 실험이나 우리나라의 LED 유도 기술은 둘 다 유도 장치가 달린 도로에서만 쓸 수 있는 기술이에요. 그러나 무인 운전이라고 하면 보통 도로에서도 달릴 수 있어야겠죠.

Q그럼 교수님께서 만드신‘SmaCar’는 그냥 도로를 달린다는 건가요?

A물론이에요. 동영상을 직접 보면 알겠지만 운전석에 사람이 없어도 잘 달려요. 지금도 서울에서 대전 갈 때 종종 이 기능을 이용하지요. 맑은 날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로 달릴 정도로 성능도 뛰어나요.

Q그럼 정말‘무인 운전’이 완성된 거네요? 지도나 내비게이션도 필요 없고 운전사도 없어지겠어요!

A아니에요. 일반인이 안심하고 이용하려면 연구가 훨씬 더 진행돼야 해요. 사람이 타는 기계인데 무조건 기계의 운전 실력만 믿고 잠을 잘 수는 없지요. 차라리 사람의 운전을 보조하는 똑똑한 운전 장치로 보는 것이 좋을 거예요. 앞, 뒤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지켜봐 주고 운전할 때 졸거나 딴청피우지 않도록 보살펴 주는 것이 이상적인 무인 운전이라고 할 수 있지요. 무인 운전도 결국 운전자와 도로, 자동차가 정보를 주고 받으며 빠르고 안전하게 달리게 하는 것이 목표니까요.

자, 내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어 보니 어때? 그냥 땅 위에 짓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도로가 사실은
여러 공학자들의 연구로 만들어진 정교한 과학의 결정체라는 사실을 알겠지?
자동차공학, 도로공학에 정보과학까지, 여러 분야의 지식이 녹아 있는 것이 바로 도로야. 막힘 없이 빠르고 안전하게 도로를 달릴 수 있게 된 것도 지난 수십 년간 꾸준히 계속되어 온 연구들이 하나하나 결실을 맺었기 때문이지.
2008년에 사는‘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 이번 추석에는 도로위를 달리면서 내가 사는 미래의 도로를 상상해 보는 게 어때? 친구들이 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할수록 나를 만날 시기가 앞당겨질 거야. 그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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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윤신영 기자
  • 사진

    윤신영 기자
  • 도움

    고광용 선임연구원
  • 도움

    김영찬 교수
  • 도움

    안용주 연구원
  • 한민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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