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와 펜을 준비하세요. 그리고 질문에 답을 써 보세요.
“지난 일주일 동안 무엇을 먹었나요?”
자, 다 적었나요? 그렇다면 이제 사진기자 피터 멘젤 아저씨와 함께 지구 곳곳의 독특한 음식 문화가 있는 곳으로 여행을 떠나요! 다른 환경, 다른 문화에 사는 가족들이 일주일 동안 무엇을 먹는지 보면서 우리가 적은 것과 비교해 보는 거예요. 지구 곳곳의 음식 문화가 우리와 어떻게 다른지 알 수 있겠죠? 고고고!
츠판러마? 중국
먼저 가까운 중국으로 왔어요. 베이징성 웨이타이우 마을에 사는 추웨이 씨 가족이에요. 웨이타이우는 베이징에서 동쪽으로 약 95㎞ 떨어진 곳의 시골이에요. 100가구 당 냉장고의 수가 12대밖에 되지 않아서 추웨이 씨 가족은 이렇게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사 본 적이 없어요. 원래는 매일 필요한 만큼 조금씩 장을 보는데, 사진 촬영을 위해 일주일치 음식을 구입한 것이랍니다. 중국에서는 이웃을 만나면 ‘츠판러마?’라고 인사를 해요. ‘밥 먹었니?’라는 말이죠. 예전 우리나라도 음식이 귀하던 시절엔 이런 인사말을 주고받았어요. 그만큼 중국의 시골은 아직 음식이 풍족하지 않답니다.
생선의 나라, 일본
일본의 고다이라 시에 사는 우키타 씨 가족이에요. 상 위의 많은 생선으로 알 수 있듯이 섬나라인 일본은 생선을 많이 먹어요. 통계청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사람은 일 년에 약 24㎏의 생선을 먹는데 비해 일본은 66㎏(유엔식량농업기구의 자료)이나 먹는다고 해요. 일본의 스시가 유명한 이유를 알 것 같아요.
고기를 먹지 않아! 인도
인도 우자인에 사는 파트카르 씨 가족이 일주일치 음식을 늘어놓았어요. 어때요? 뭔가 이상한 점이 보이나요? 맞아요. 고기가 전혀 보이지 않아요. 힌두교인들은 소를 신성하게 여겨 소고기를 먹지 않아요. 그중에는 고기 자체를 아예 먹지 않는 사람도 있지요. 인도에서는 맥도날드 햄버거인 빅맥에 고기가 전혀 들어가지 않으며, 전세계 단 하나뿐인 채식주의자를 위한 피자헛이 있을 정도랍니다.
1년에 106.6㎏을 먹는, 호주
일본이 생선을 많이 먹는 나라라면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도 있어요. 바로 호주랍니다. 호주 리버뷰에 사는 브라운 씨 가족이 일주일치 음식을 보여 주고 있어요. 한눈에 보기에도 고기가 무척 많죠? 호주는 국토의 3분의 2가 가축을 키우는 목축지일 정도로 축산업이 발달해 고기를 많이 먹어요. 호주인 한 사람이 일 년에 먹는 고기의 양은 106.6㎏이나 된답니다. 재미있는 것은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의 고기도 먹는다는 거예요. 길거리 편의점에서 캥거루 고기를 살 수 있을 정도로 흔하게 먹는답니다. 캥거루 고기는 어떤 맛일까요?
패스트푸드점이 없는, 차드
패스트푸드 음식점인 맥도날드와 버거킹, KFC, 피자헛이 하나도 없는 이 나라는 아프리카의 이집트 아래에 있는 차드예요. 차드인 한 사람이 일 년간 먹는 고기의 양은 14.1㎏밖에 되지 않아요. 호주 사람들이 차드 사람보다 7.5배나 많은 고기를 먹는 셈이지요. 이번엔 만난 가족은 차드 동쪽의 브레이드징 난민촌에 사는 아부바카르 씨 가족입니다. 아기까지 6명의 가족이 일주일 동안 먹는 음식이 이것뿐이라니 놀랍죠? 일주일치 식품을 사는 데 든 돈도 우리나라 돈으로 고작 1000원 정도랍니다.
북극곰을 먹는다고? 그린란드
캥거루보다 더 신기한 고기를 먹는 나라를 보여 줄게요. 그린란드 캡 호프에 사는 매드센 씨 가족이 준비한 음식들 중 앞부분에는 냉동 바다코끼리, 북극곰, 바다쇠오리 고기가 있어요. 우리는 동물원에서나 볼 수 있는 동물들이지만 북극의 그린란드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사냥으로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음식이죠. 일주일에 네 번 이상 바다표범의 고기를 먹는 사람이 전체 인구의 20%일 정도로, 그린란드에서 바다표범을 먹는 것은 우리가 돼지고기를 먹는 것처럼 흔한 일이랍니다.
맥주의 나라, 독일
독일 바르그트하이드에 사는 멜란더 씨 가족이 일주일치 음식을 보여 주고 있어요. 음식 중 유난히 많은 맥주병이 눈에 띄지요? 독일인 한 사람이 일 년 동안 먹는 맥주의 양은 자그마치 97.9ℓ나 됩니다. 전세계 맥주 공장의 3분의 1이 독일에 있으며, 맥주 종류도 4000가지 이상이나 돼요. 독일이 맥주로 유명한 이유는 1516년에 정해진 순수유지법 때문이에요. 맥주를 만들 때 호프, 물, 맥아와 같은 순수 자연 원료 외에 화학물질을 첨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지요. 그래서 맥주의 맛이 무척 뛰어나답니다.
콜라 최고! 멕시코
문제! 세계에서 콜라를 가장 많이 마시는 나라는? 정답은 멕시코입니다. 멕시코 쿠에르나바카에 사는 카살레스 씨 가족이 준비한 음식 중 눈에 띄는 것은 맨뒤에 길게 늘어서 있는 콜라예요. 한 가족이 일주일 동안 마신 콜라의 양이 20ℓ가 넘을 정도라니 정말 많죠? 게다가 멕시코 사람들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즐겨 먹어요. 그래서 뚱뚱한 사람도 무척 많답니다. 멕시코 인구의 65%가 과체중이거나 비만이래요.
비만 최고! 미국
멕시코에 뚱뚱한 사람이 많다지만 세계 최고는 미국입니다. 미국인의 71% 정도는 과체중이거나 비만이지요. 왜 이렇게 뚱뚱한 사람이 많은 건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랄레이에 사는 레비스 씨 가족이 먹는 음식을 살펴볼까요? 역시 피자와 햄버거뿐만 아니라 대부분이 인스턴트 음식이군요. 버리는 음식의 양도 대단해서 일 년에 버리는 음식 쓰레기의 양이 4,800만 톤이나 된답니다. 먹는 양도, 버리는 양도, 몸집도…, 슈퍼사이즈 미국이네요.
한국은…
지구 곳곳의 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먹는 음식을 찬찬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잘사는 나라일수록 더 많은 양을 먹고, 더 많은 인스턴트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많은 양을 먹고 인스턴트 음식을 많이 먹으면 좋은 걸까요? 아니요. 오히려 그럴수록 비만과 당뇨병이 늘어납니다. 그 중 최고가 미국인데 우리나라도 점점 미국과 같은 식생활로 변해가고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과체중이거나 비만인 사람이 3년 전엔 전체 인구의 35.5%였지만 현재는 42%나 됩니다.
왜 한쪽은 먹을 것이 부족해 힘들고, 다른 쪽은 넘치는 음식으로 뚱뚱해져 고민하는 걸까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얼마만큼 먹는 것이 좋을까요? 지난 일주일 동안 먹은 음식 목록을 보며 우리 함께 생각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