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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이요! 뻥!”
땅을 흔드는 우렁찬 소리에 이은 폭발음! 도와 달라는 전화를 받고 시골장터에 들른 닥터고글은 전쟁이라도 났나 싶어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정겨운 뻥튀기 장수. 안심하고 다시 먹거리에 집중하려는 순간, 또다시 들려오는 소리.
“이 뻥쟁이 허영감!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다니, 다 뻥이라구, 뻥!”
닥터고글, 이건 또 무슨 뻥소리? 뻥튀기 그만 먹고 얼른 출동하라구!


사건 의뢰 - 허영감 vs 공영감

“아 글쎄 뻥이 아니라구, 이 영감탱이야. 우리 집은 정말 그렇다니까!”
“세상에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가는 집이 있다는 게 말이 돼? 그렇다면 나는 우리 집에 황금송아지 100마리가 있다고 말하겠네!”
시골장터에서 허풍쟁이로 유명한 허영감님과 공영감님. 장날만 되면 서로 만나 허풍을 치는 통에 근처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란다.
“내 말을 좀 믿어 줘. 내가 아무리 뻥쟁이라지만 진실을 말할 때도 있는 거라구. 나도 왜 그런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우리 집 계량기는 어느 날부턴가 거꾸로 돌아간다니깐!”
“계량기가 거꾸로 돌아간다니, 그렇다면 고장난 거 아닌가? 얼른 신고해서 수리하라구.”
“그게 고장은 또 아닌 것 같아. 뭔지 잘 모르지만….”
“그것 보게. 자네도 이상하지? 자네는 나보다 더 심한 뻥쟁이라구!”
“뭬야? 나보다 더 심하게 허풍떠는 영감탱이가!”
두 할아버지의 말다툼은 끝날 기미가 없고, 듣다 못한 시장 사람들이 닥터고글에게 전화를 했던 것.
“거꾸로 돌아가는 계량기라…. 흠, 이번 사건도 흥미롭군. 냥냥, 뻥튀기는 좀 있다 먹기로 하고 당장 수사를 시작해 볼까?”
“냥냥!(오케이!)”

사건 분석➊ 단서를 찾아라!

“허영감님 댁에 가서 계량기를 확인하는 일이 먼저예요. 정말 거꾸로 돌아가는지를 봐야 하니까요.”
허영감님 집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전기요금 고지서. 전기요금 고지서를 집어 든 허영감님, 촤악~ 자신있게 펼쳐 보이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
“엥? 지난 달 전기요금이 0원?”
“이것 보라구. 우리집 계량기는 거꾸로 돈다니까. 그래서 전기요금도 0원이라구!”
그러나 공영감님은 한국전력에서 숫자를 잘못 쓴 걸지도 모른다며 어서 계량기부터 보자고 성화다.
조금 뒤, 집 뒤편에 있는 계량기 발견! 어떻게 돌아가나 숨죽여 지켜보는데….
“엥? 화살표 방향과 반대로 돌아가잖아!”
계량기는 사용한 전기량을 숫자로 나타내는 장치다. 천 단위까지 표시하는데, 천 단위를 넘어서면 다시 0부터 시작된다. 이번 달까지 총 사
용량에서 지난 달까지 사용량을 빼면 이번 달에 쓴 양이 나오고, 이걸로 전기요금이 정해진다. 그런데 도대체‘전기’가 뭐지?
“모든 물체는 원자라는 작은 입자로 이뤄져 있고, 원자는 다시 핵과 전자로 되어 있지요. 어떤 힘을 받으면 이 전자들이 한쪽 방향으로 흐르는데, 이러한 전자의 흐름이‘전기’예요. 그리고 전기가 흐르는 정도를 ‘전류’로 나타내지요.”
전류를 흘려 보내는 힘을 ‘전압’이라고 하는데, 단위는 볼트(V)를 쓴다. 건전지에 써 있는 1.5V나 집에서 220V를 쓴다는 등의 이야기는 모두 전압을 나타내는 말이다. 한편 계량기에 나타나는 숫자는 ‘전력량’으로, 전기가 일정시간 동안 쓰인 양 또는 한 일을 말한다. 와트초(Ws) 또는 킬로와트시(kWh)를 단위로 쓴다.
“에고~, 뭐가 이리 복잡하누? 어쨌든 이제 거꾸로 돌아가는 계량기는 눈으로 확인했지?”

사건 분석➋ 전기는 어떻게 전해질까?

“고장난 게 틀림없어. 당장 수리공을 불러!”
두 눈으로 봤지만 여전히 못 믿는 공영감님과, 여전히 아리송~한 닥터고글. 아무래도 전기가 어떻게 만들어져 집으로 오는지부터 차근차근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전기는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다음, 송전탑과 변전소를 거쳐 전선을 타고 집으로 들어와요. ”
수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원자력발전소 등에서는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고, 만들어진 전기는 높은 전압으로 변전소로 전달된다. 큰 공장이나 전철에서는 높은 전압을 쓰기 때문에 변전소에서 직접 높은 전압 상태로 전기를 보낸다. 하지만 집이나 학교에서는 이보다 낮은 전압을 쓰기 때문에 배전용 변전소를 거쳐야 한다. 이 곳에서 변압기를 거쳐 가정이나 학교, 건물 등에 전기가 들어간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한국전력에서 사서 이걸 소비자들한테 파는 거예요. 그 값이 전기요금으로 나오는 거지요.”
“그것 보게. 그러니까 가정집에서는 한국전력에서 전기를 사서 쓰는 거라구. 전기요금이 0원이 나올 리가 없잖아?”
전기가 오는 과정을 알고 나서 더욱 기세등등해진 공영감님. 그렇다면 정말 허영감님 집의 계량기가 고장난 건가?
 


사건 분석➌ 지붕 위의 단서 발견!

“이아옹이아옹 냐아~~옹!(여기 뭔가가 있어요~!)”
닥터고글이 허풍쟁이 영감님들과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어느 새 냥냥이 지붕 위로 올라가 닥터고글을 애타게 부르고 있다. 한걸음에 냥냥이를 쫓아 올라간 닥터고글, 드디어 해결의 단서 발견!
“아하! 바로 이거였군. 계량기를 거꾸로 돌게 만든 건 바로 저 태양이에요!”
“태양? 계량기가 태양 때문에 거꾸로 돌았다고?”
“냥냥이가 지붕 위에서 발견한 건 바로 태양전지판이에요. 허영감님 집에는 태양광발전기가 설치되어 있다구요!”

태양광발전은 태양전지로 햇빛을 모아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태양전지는 반도체로 이뤄져 있는데, 태양전지에 햇빛이 닿으면 전류가 생겨 흐른다.
 


태양광발전기를 집에 설치하면 햇빛이 비추는 낮에 전기를 만들어서 전등이나 가전제품을 켜는 데 쓸 수 있다. 그리고 남은 전기는 한국전력으로 다시 되돌려 보낸다. 밤에는 한국전력에서 다시 전기를 받아쓰는데, 한국전력으로 보낸 양만큼 전기료가 줄어든다.

사건 해결 - 전기 장수 허영감

“아, 맞다. 우리 아들이 얼마 전에 지붕에 뭘 설치하겠다고 했는데 내가 깜빡했네 그랴!”
태양광발전은 오염물질을 만들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다. 게다가 태양에너지가 무한하고, 햇빛이 비추는 곳이면 어디서든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자원부와 에너지관리공단이 함께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일본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도 태양광발전을 많이 하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거꾸로 돌아가는 허영감님 집의 계량기는 허풍이 아닌 사실로 판명! 제트가 전해 주는 정보에 의하면 보통 가정집에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려면 3000만 원이 넘는 큰돈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는 2012년까지 10만 가정에 태양광발전기를 보급하는 것을 목표로, 일부 비용을 보태 주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 집이 청정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소구만. 허허, 공영감! 내가 이렇게 앞서 간다네.”
“이 영감탱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했으면 진작 말할 것이지. 쳇, 허풍쟁이가 아니라 머리가 나쁜 거였군!”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는 허풍을 좀 줄이겠다고 약속하신 허영감님과 공영감님. 닥터고글에게 선물로 시골장터의 명물 뻥튀기를 한 보따리 싸 주셨다. 행복한 마음으로 인사를 하고 떠나는 닥터고글. 그런데 저 만큼 멀어졌을 때 들리는 할아버지들의 목소리.
“허풍 그만 떨겠다는 것은 뻥이었네, 닥터고글! 하하하~.”
뻥쟁이 할아버지들은 정말 못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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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고선아 기자
  • 도움

    에너지관리공단
  • 도움

    한국전력
  • 진행

    이국현
  • 진행

    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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