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로쌀까 액체에 녹일까
향기를 만들거나 향을 풍기는 재료를‘향료’라고 한다. 천연 향료는 주로 식물에서 얻고, 동물이나 미생물에서 얻는 것은 드물다. 식물성 향료는 2000종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소나무과, 녹나무과, 운향과, 정향과, 미나리과, 꿀풀과, 국화과 등에 속하는 식물들이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천연향료는 가격이 비싸고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향수나 화장품 등에는 사람이 합성해서 만든 인공향을 주로 쓴다. 인공향은 천연향을 분석해서 어떤 분자가 들어 있는지를 밝혀 낸 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분자를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만든다.
향기는 휘발성이 강해서 공기 중에서 쉽게 날아가는 데다, 산소와 만나면 쉽게 변한다. 그래서 향기분자를 재료에 단순히 섞으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향기가 날아가 버린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나 타이어 등은 어떻게 향기가 나게 만드는 걸까?
향기 나는 제품은 사용방법이나 재료에 따라 향기를 입히는 방법이 다르다. 향기 나는 양말이나 옷에는 향기를 캡슐로 싸서 넣는다. 향기분자를 아주 작고 얇은 막 안에 넣는 것으로, 신발을 신고 걷거나 몸을 움직이면 마찰에 의해 향기 캡슐이 터지면서 향기가 난다.
타이어와 같은 플라스틱에는 아로마 오일 형태로 향기분자가 들어간다. 향기분자를 기름 성분에 녹여 재료와 함께 섞는 것이다. 또 아이스바나 과자에는 향기 성분을 적절한 용매에 녹여 재료에 섞는다. 이 때 차가워도 되는 아이스바는 물과 잘 섞이는 용매에 녹이고, 쿠키나 초콜릿처럼 가열해야 하는 제품에는 물에 녹지 않는 용매에 녹여 섞는다. 또 향기 성분을 가루로 만들어 재료에 섞는 방법도 식품에 따라 많이 쓰인다.
![](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708/C200708N004_img_01.JPG)
향을 디자인한다
Q. 조향사는 무얼 하는 사람인가요?
A. 향기를 다루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천연향료와 합성향료를 이용해 여러 가지 제품에 맞는 향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죠. 화장품에서부터 식품, 세제 등 향기가 나는 제품은 모두 조향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죠.
Q. 향수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요?
A. 우선 어떤 느낌이 나는 향을 만들지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나서 어떤 향을 배합하면 그 느낌의 향이 날지 생각해서 기본향을 고릅니다. 향수는 세 가지 기본향으로 이뤄져 있어요. 이걸‘노트’라고 불러요. 탑 노트는 휘발성이 강해 가장 먼저 느껴지고 가장 먼저 날아가죠. 미들 노트는 중간 단계, 베이스 노트는 가장 휘발성이 약해 오랫동안 남아 있는 향이지요. 향수를 만들 때는 베이스 노트에 해당하는 향료부터 일정한 양을 담고 다음엔 미들 노트, 마지막으로 탑 노트를 섞어 만든답니다. 만약 거꾸로 넣는다면 베이스 노트를 넣었을 때 탑 노트의 향은 이미 많이 날아갔을 테니까요.
Q. 조향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향기를 다루려면 화학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게 좋아요. 또 꾸준한 훈련을 통해 향기를 예민하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도 할 줄 알아야 해요. 보통 조향사의 머릿속에는 2000~3000가지의 향에 대한 기본 정보가 들어 있거든요. 그래서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 처음엔 냄새를 하나하나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한답니다.
![▲ 조향사 정미순(갈리마르 조향아카데미 대표)](https://images.dongascience.com/uploads/article/Contents/200708/C200708N004_img_99.JPG)
향기는 인터넷을 타고
“널 위해 준비했어. 직접 만든 요리야.”
“흠흠~, 향기가 끝내 주는데? 정말 맛있겠다!”
“디저트는 딸기야. 아이콘을 클릭해 봐. 달콤~하지?”
“침이 고인다, 고여. 10분 안으로 뛰어 갈게. 먼저 먹으면 안 돼~!”
지난 1월, 정보통신부는 미래 생활에 대한 예측 보고서‘IT예측 2020’에서 2015년에는 인터넷으로 향기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발표했다. 정말 8년 뒤에는 떨어져 있는 친구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보고 듣는 기술은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이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도 끊김 없이 방송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고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더욱 진짜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원하고 있다. 그러려면 만지고 맛보고, 냄새까지 느낄 수 있어
야 한다.
시각이나 청각 정보는 받는 사람이 받아서 재생하면 원래의 정보를 보거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후각이나 미각을 전달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다. 개인적인 기준도 다른 데다 미각은 침과 섞이면서 일어나는 과정이 복잡하고, 후각은 냄새 분자에 대한 분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표준을 만들기가 어렵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는 향기 나는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었다. 이 방송을 듣기 원하는 청취자는 따로 마련된 향기발생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방송국에서는 음악에 잘어울리는 향기 정보를 인터넷으로 올리고, 청취자는 이 정보를 내려 받는다. 그러면 음악이 나오는 동시에 향기발생장치에서 음악에 맞게 정해 놓은 향기가 나오게 된다. 아직은 미리 정해 놓은대로 향기가 섞여 만들어지는 정도지만, 향기를 전달하려는 시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갈수록 향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향기를 전달하는 일은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2020년쯤에는 정말 평범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휴대전화로 텔레비전을 보는 일도 20여 년 전에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을 테니까.
향기를 만들거나 향을 풍기는 재료를‘향료’라고 한다. 천연 향료는 주로 식물에서 얻고, 동물이나 미생물에서 얻는 것은 드물다. 식물성 향료는 2000종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소나무과, 녹나무과, 운향과, 정향과, 미나리과, 꿀풀과, 국화과 등에 속하는 식물들이 많이 갖고 있다. 하지만 천연향료는 가격이 비싸고 오래 가지 못하기 때문에 향수나 화장품 등에는 사람이 합성해서 만든 인공향을 주로 쓴다. 인공향은 천연향을 분석해서 어떤 분자가 들어 있는지를 밝혀 낸 뒤 그 정보를 바탕으로 분자를 더하고 빼는 과정을 통해 만든다.
향기는 휘발성이 강해서 공기 중에서 쉽게 날아가는 데다, 산소와 만나면 쉽게 변한다. 그래서 향기분자를 재료에 단순히 섞으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향기가 날아가 버린다. 그렇다면 휴대전화나 타이어 등은 어떻게 향기가 나게 만드는 걸까?
향기 나는 제품은 사용방법이나 재료에 따라 향기를 입히는 방법이 다르다. 향기 나는 양말이나 옷에는 향기를 캡슐로 싸서 넣는다. 향기분자를 아주 작고 얇은 막 안에 넣는 것으로, 신발을 신고 걷거나 몸을 움직이면 마찰에 의해 향기 캡슐이 터지면서 향기가 난다.
타이어와 같은 플라스틱에는 아로마 오일 형태로 향기분자가 들어간다. 향기분자를 기름 성분에 녹여 재료와 함께 섞는 것이다. 또 아이스바나 과자에는 향기 성분을 적절한 용매에 녹여 재료에 섞는다. 이 때 차가워도 되는 아이스바는 물과 잘 섞이는 용매에 녹이고, 쿠키나 초콜릿처럼 가열해야 하는 제품에는 물에 녹지 않는 용매에 녹여 섞는다. 또 향기 성분을 가루로 만들어 재료에 섞는 방법도 식품에 따라 많이 쓰인다.
향을 디자인한다
Q. 조향사는 무얼 하는 사람인가요?
A. 향기를 다루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천연향료와 합성향료를 이용해 여러 가지 제품에 맞는 향을 만들어 내는 일을 하죠. 화장품에서부터 식품, 세제 등 향기가 나는 제품은 모두 조향사의 손을 거쳐 만들어지죠.
Q. 향수는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나요?
A. 우선 어떤 느낌이 나는 향을 만들지 생각해야 해요. 그리고 나서 어떤 향을 배합하면 그 느낌의 향이 날지 생각해서 기본향을 고릅니다. 향수는 세 가지 기본향으로 이뤄져 있어요. 이걸‘노트’라고 불러요. 탑 노트는 휘발성이 강해 가장 먼저 느껴지고 가장 먼저 날아가죠. 미들 노트는 중간 단계, 베이스 노트는 가장 휘발성이 약해 오랫동안 남아 있는 향이지요. 향수를 만들 때는 베이스 노트에 해당하는 향료부터 일정한 양을 담고 다음엔 미들 노트, 마지막으로 탑 노트를 섞어 만든답니다. 만약 거꾸로 넣는다면 베이스 노트를 넣었을 때 탑 노트의 향은 이미 많이 날아갔을 테니까요.
Q. 조향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향기를 다루려면 화학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학과 관련된 공부를 하는 게 좋아요. 또 꾸준한 훈련을 통해 향기를 예민하게 구별할 수 있어야 하고, 새로운 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생각도 할 줄 알아야 해요. 보통 조향사의 머릿속에는 2000~3000가지의 향에 대한 기본 정보가 들어 있거든요. 그래서 조향사가 되기 위해서 처음엔 냄새를 하나하나 기억하는 일부터 시작한답니다.
향기는 인터넷을 타고
“널 위해 준비했어. 직접 만든 요리야.”
“흠흠~, 향기가 끝내 주는데? 정말 맛있겠다!”
“디저트는 딸기야. 아이콘을 클릭해 봐. 달콤~하지?”
“침이 고인다, 고여. 10분 안으로 뛰어 갈게. 먼저 먹으면 안 돼~!”
지난 1월, 정보통신부는 미래 생활에 대한 예측 보고서‘IT예측 2020’에서 2015년에는 인터넷으로 향기를 전달할 수 있을 거라고 발표했다. 정말 8년 뒤에는 떨어져 있는 친구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이런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까?
컴퓨터나 휴대전화에서 보고 듣는 기술은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했다. 이제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도 끊김 없이 방송을 즐길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사람들은 보고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더욱 진짜 같은 정보통신기술을 원하고 있다. 그러려면 만지고 맛보고, 냄새까지 느낄 수 있어
야 한다.
시각이나 청각 정보는 받는 사람이 받아서 재생하면 원래의 정보를 보거나 들을 수 있다. 하지만 후각이나 미각을 전달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렵다. 개인적인 기준도 다른 데다 미각은 침과 섞이면서 일어나는 과정이 복잡하고, 후각은 냄새 분자에 대한 분석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정확한 표준을 만들기가 어렵다.
지난해 10월 일본에서는 향기 나는 라디오 방송이 시작되었다. 이 방송을 듣기 원하는 청취자는 따로 마련된 향기발생장치를 설치해야 한다. 방송국에서는 음악에 잘어울리는 향기 정보를 인터넷으로 올리고, 청취자는 이 정보를 내려 받는다. 그러면 음악이 나오는 동시에 향기발생장치에서 음악에 맞게 정해 놓은 향기가 나오게 된다. 아직은 미리 정해 놓은대로 향기가 섞여 만들어지는 정도지만, 향기를 전달하려는 시도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갈수록 향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향기를 전달하는 일은 아직 어려움이 많지만, 2020년쯤에는 정말 평범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 휴대전화로 텔레비전을 보는 일도 20여 년 전에는 무척 어려운 일이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