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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 정말 문무왕의 유물이 있을까?

바닷속에 왕의 시신을 묻다니 어찌된 일일까요?
파도가 치면 시신은 어디론가 떠내려 갈 것이고 물고기들이 순식간에 시신을 뜯어먹을 수도 있을 텐데 과연 그런 장례를 원하는 왕이 있었을까요? 하지만 우리 역사 속에서 그런 왕이 있었답니다. 바로 신라의 삼국통일을 이룩한 문무왕(626〜681)입니다.
문무왕은 당나라와 힘을 합쳐 668년 고구려를 멸망시키고 삼국통일을 이룹니다. 하지만 당나라가 고구려뿐 아니라 백제의 영토까지 차지하려고 하자 676년 당나라 군사들을 몰아 냅니다.
그로부터 5년 뒤 문무왕은 죽음을 맞이하는데요. 죽는 순간에도 갓 통일된 신라의 앞날을 걱정하며 시신을 동해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깁니다. 죽어서라도 신라를 지키겠다는 의지였던 것이지요. 문무왕이 죽자 지금의 경주 앞 바다에 문무왕을 묻고 장사를 치뤘는데 그 곳이 바로 대왕암이라 불리는 문무대왕릉입니다.
하지만 정말 문무왕을 바다에 묻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문무대왕릉은 해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자연 바위인데 중간이 트여 있으며 썰물 때에만 드러나는 긴 바위가 있습니다. 바위 주위로는 수로처럼 보이는 물길이 있어 그 곳을 통해 바닷물이 흘러 들어왔다가 빠져나갑니다. 마치 인공적으로 수로를 만든 것처럼 보이지요.
그 바위 밑에 문무왕의 시신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하는데 실제로 첨단 장비를 가지고 검사를 해본 결과 밑에는 시신의 흔적이 없다고 합니다. 물론 오랜 세월 동안 흔적도 없이 시신이 썩었을 가능성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자들은 화장을 한 후 유골을 바다에 뿌렸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또 대왕암은 그냥 자연 바위일 뿐 문무대왕릉은 전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답니다.
하지만 삼국유사와 삼국사기 등 역사적 문헌에는 문무왕의 장례를 동해에서 치뤘다라는 기록이 남아 있어 시신이 있고 없고를 떠나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수중릉이라는 것은 확실한 사실이지요.
그토록 염원하던 삼국통일을 이뤘으나 힘센 당나라로부터 영토를 뺐기고 호시탐탐 위협에 시달리던 것을 원통해하던 문무왕.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겠다는 그의 의지가 1500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우리나라를 보호해 준 것 같아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경북 경주시 양북면 봉길리 앞바다에 있는 문무대왕릉. 사적 제158호

2006년 13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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