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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내부는 어떤 모습일까? 현재까지 연구에 의하면 지구 속으로 갈수록 온도와 압력이 높아져서 중심부의 온도가 6000℃에 이르고 압력은 350만 기압이나 된다. 아직 지구 내부에 관해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다. 수박을 쪼개듯 지구를 반으로 갈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 내부를 통과한 지진파를 연구하면 지구속이 어떤 상태이고, 어떤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아 낼 수 있다. 미래에는 지구속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될지도 모른다. 그 때에는 아마도 소설이나 영화에나 나올 법한‘지구 속 여행’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춤추는 지진파

1492년 기나긴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콜럼버스는 스페인의 국왕 앞에서 ‘지구는 둥글다’ 고 보고한다. 지구가 널빤지처럼 평평할 거라는 생각을 과감히 깨 버린 순간이었다. 과거 사람들의 생각대로라면 콜럼버스는 서쪽으로 항해를 계속하다가 지구의 끝인 낭떠러지에서 죽을 운명이었다. 그러나 직접 바다로 나가 신대륙을 탐험했던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근 모양이라고 확신했다. 월식이 일어날 때 달에 비친 지구의 그림자는 둥글었고, 멀리 수평선 너머에서 항구로 다가오는 배는 돛대부터 보이기 시작한다. 인공위성 사진 한 장이면 해결될 문제지만, 과학기술이 발달하지 못한 과거에는 이렇듯 오랜 시간이 걸려서야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알아 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지구의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지구 속으로 직접 파고 들어가 보는 것이다. 현재까지 땅 속으로 가장 깊게 파 들어간 깊이는 13㎞로 전체 지구 반지름인 6400㎞에 비하면 500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지금보다 과학기술이 더 발달 한다면 지구의 내부도 손바닥 들여다 보듯알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지구 속을 가장 잘 알 수 있게 해주는 것은 지진파를 이용한 방법이다.
지구 내부의 지층이 큰 힘을 받아 끊어지며 지진이 발생한다. 지진으로 생긴 땅 속 흔들림은 암석을 통해 지표로 전달되는데 이것을 지진파라고 한다. 지진파는 빛이나 물결처럼파동의 성질을 갖기 때문에 휘거나 반사되고, 통과하는 물질에 따라 속도가 변한다. 따라서 지진파를 이용하면 지구 속이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있다. 초음파검사로 우리 몸 속 어디가 아픈지 알아 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지진계에 기록된 지진파를 자세히 보면 처음에는 진동하는 폭이 작은 P파가, 잠시 후에는 진동하는 폭이 큰 S파가 도착한다. P파는 초속 6~7㎞의 속도로 지각을 위아래로 흔들며 진행한다. 반면 S파는 속도는 초속 3~4㎞로 느리지만 지각을 좌우로 흔들기 때문에 피해가 더 크다. P파는 고체와 액체 상태 모두 통과할 수 있지만, S파는 고체만 통과할 수 있다.


 

 
속 들여다보이는 지구

지구의 껍데기인 지각은 평균 두께가 30㎞ 정도로, 가볍고 단단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각의 아랫부분에는 지구 부피의 82%를 차지
하는 맨틀이 높은 온도로 끓고 있다. 맨틀은 유동성이 있는 고체 물질로 말랑말랑한 캐러멜소스나 젤리와 비슷하다. 지각과 맨틀 사이에는
지진파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모호로비치치불연속면이 존재한다. 이 경계는 지하 약 35㎞지점이다. 더 내려가 지하 2900㎞ 지점에 이
르면 지진파의 속도가 변하고 진행 방향도 휘어진다. 심지어 S파는 더 이상 앞으로 진행하지 못한다. 이 부분을 핵이라고 하는데, 액체 상태
인 외핵과 고체 상태인 내핵으로 나눈다. 외핵과 내핵의 경계는 지하 5100㎞ 지점이다.

모호로비치치불연속면(모호면)
지각과 맨틀 사이에 지진파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는 경계면이다. 1909년 10월 8일 유고슬라비아의 지질학자 모호로비치치는 발칸반도에서 발생한 지진을 조사하다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지구 내부로 진행하던 지진파가 지하 35㎞ 부근에서 갑자기 휘어지며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었다. 모호로비치치는 지진파를 변화시키는 어떤 물질이 지구 내부에 있을 거라고 추측하고, 그 경계를 모호로비치치불연속면이라 이름 붙였다. 실제로 모호로비치치 불연속면을 기준으로 P파는 6~7㎞/s에서 8㎞/s로, S파는 약 3.5㎞/s에서 4.5㎞/s 로 속도가 증가한다.
맨틀
철과 마그네슘이 용광로처럼 부글부글 끓고 있는 맨틀에서는 공기나 물처럼 대류현상이 일어난다. 뜨거운 외핵이 맨틀의 아랫부분을 가열하여 맨틀 물질이 상승하고, 지각과 가까워 차가워진 윗부분은 아래로 내려온다. 이 때문에 맨틀 위에 떠 있는 지각판이 천천히 움직이고 서로 부딪히며 지형을 변화시키고, 화산이나 지진을 일으킨다.

 

살아있는 실험실
사고실험 - 지진파가 되어볼까?

지구 속은 어떤 모습일까? 펄펄 끓는 마그마 같을까? 아니면텅비어 있을까? 아직 우리는사과 껍질 정도밖에 지각을 파 들어가지 못했다.
과학자들은지진파가퍼져나가는모습과속도의 변화를 조사해 지구 내부를 예측한다.
지금부터 지진파가 되어 지구 내부를 통과하는 사고실험을 해 보자. 먼저 지표 아래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것부터 상상한다. 지진파가 처음
발생한 지하 지점을 진원이라고 하는데, 진원에서 속도가 빠른 P파가 지각을 흔들며 지구 내부로 퍼져나간다. 잠시 뒤 S파는 좌우로 진동하며 대류현상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맨틀을 막 통과 한다. 잠시 후, 두 지진파가 외핵을 만나자 S파는 진행방향을 바꾸어 휘어진다. 외핵은 액체상태이기 때문에 S파가 통과할 수 없다. 반면 P파는 액체 상태인 외핵을 지날 때 속도가 약간 줄어들지만 통과할 수는 있다. P파는 고체 상태인 내핵을 지나며 다시 빨라지고 시원스레 지구를 꿰뚫는 여행을 계속한다.
지구를 통과하는 사고실험을 소설로 풀어 낸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이다. 그의 책 ‘지구 속 여행’ 에서는 화산의 분화구를 파고 내려가며 조금씩 지구의 중심으로 향하는 흥미진진한 모험이 펼쳐진다. 우연히 발견한 낡은 양피지 조각의 암호문은 유명한 지질학자이자 광물학자인 리덴브로크 교수와 그의 조카 악셀, 충직한하인 한스를 지구 속으로 안내한다.
현재 이론대로라면 지표면에서 30m 내려갈 때마다 온도는 1℃씩 올라간다. 이런 비율로 계속 온도가 상승하면 지구의 반지름은 약6400㎞니까 중심은 20만℃가 넘는다는 얘기다. 현실에서라면 펄펄 끓는 온도를 견디지 못했겠지만, 소설 속 상상력은 지구속을 배경으로 솟아나는 지하수와 거대 호수, 양치식물과 버섯이 가득한 숲과 정원을 탄생시켰다. 용암의 파도에 휩쓸려 위로 솟구치는 뗏목을탄채무사히 귀향하는 해피엔딩도 빼놓지않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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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수업은 인터넷으로~!
과거에는 얼마나 자주 지진이 발생했을까? 또 우리나라에서 최근 발생한 지진 자료를 얻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기상청 국가지진정보시스템을 이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인터넷 사이트 http://www.kmaneis.go.kr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어디에서 지진이 일어나는지 실
시간으로 올라오는 정보가 가득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5월 8일 06시 59분 경북 포항시 북동쪽 바다에서 규모 2.4의 지진이 발생했다. 또 세계적으로는 5월 4일 남태평양 통가에서 규모 8.1의 강한 지진이 일어났다.
우리나라는 지각판과 지각판의 경계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위험은 낮다. 그러나 최근 판의 경계가 아닌 지각 내부에서도 지진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안심할 수만은 없다. 예전에는 1년에 10여 회 발생하던 지진이 요즘은 30~40여 회로 부쩍 늘었다. 지진 관측 장비가 발달하면서 작고 미세한 지진까지 잡아 낼 수있기 때문이다. 국가지진정보시스템의 자료실에서는 1978년부터 최근에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와 피해 사례 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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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방실 기자
  • 진행

    강경효
  • 진행

    최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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