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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어져도 부러지지 않는 유연한 집

순대를 구해오지 못했다고 부인에게 혼이 날 늑대남편…, 정말 불쌍하지요?
우리 전통가옥인 초가는 겉으로 보기엔 약해 보이지만 사실 무척 오래 가는 튼튼한 집이랍니다. 늑대의 입김이 아무리 세더라도 날려 버릴 수 없지요.
초가의 지붕은 가을에 추수하고 남은 볏짚을 이용해서 만들고 벽은 나무와 흙, 그 중에서도 황토를 이용해서 만듭니다. 대부분 농사를 짓고 살았던 우리나라에서 볏짚과 나무, 흙은 가장 쉽게 구할 있는 건축재료였지요. 볏짚이 귀한 제주도나 바닷가 마을에서는 억새를 이용해서 지붕을 만들기도 했답니다.
이렇게 풀과 나무로 만든 집이 어떻게 튼튼할 수 있을까 궁금한 친구들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바람이 불면 부드러운 나뭇가지가 휘어지기는 해도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려 보면 궁금증은 쉽게 풀릴 겁니다. 초가를 지탱해 주는 기둥과 대들보는 나무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철골이나 콘크리트처럼 딱딱하지는 않아도 훨씬 유연해서 쉽게 부러지거나 쓰러지지 않습니다.
또한 언뜻 보기엔 흙으로만 만들어진 것 같은 벽에도 얼기설기 엮어 놓은 나무틀이 있어서 생각보다 훨씬 튼튼합니다. 나무틀에 점성이 센 황토가 달라붙어서 시간이 지나면 일정한 강도를 지니게 된답니다. 나무의 부드러움과 황토의 점성이 합해져서 강한 충격을 받아도 휘어질 뿐 쉽게 무너지거나 쓰러지지 않지요. 볏짚으로 쌓은 지붕 역시 여러 층으로 덮여 있는데다 비를 맞고 햇볕을 받는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다 보면 웬만한 바람에는 날아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해집니다. 매년 여러 번의 강한 태풍을 겪는 우리나라에서 만약 초가가 바람에 강하지 않았다면 애당초 다른형태와 구조의 집을 지었을 거예요.
이런 튼튼한 점 외에도 초가는 뛰어난 습도 조절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황토는 습기가 많아지면 물기를 빨아들입니다. 반대로 건조해질 때는 물기를 뿜어 내지요. 아궁이에서 너무 센 불을 때 방안의 공기가 건조해지면 갖고 있던 물기를 내뿜고, 방안에 습기가 너무 많아지면 흙으로 만든 벽이 물기를 빨아들이면서 습도를 조절한답니다. 또한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교체해 줘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긴 하지만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자연 재료를 사용해 어떤 집보다 친환경적인 집이지요.
빌딩과 아파트 등 현대적인 서양식 건물에서는 구경할 수 없는 독창적인 특징을 지닌 전통가옥. 다음 회에서는 기와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겨울철을 대비해 초가지붕에 볏짚을 묶어 만든 새 이엉을 올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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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9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 진행

    강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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