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남에게 피해를 입히고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범죄자들. 날이 갈수록 범죄자의 수는 늘어나고 범죄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으슥한 골목은 지나가기 무서울 정도지요. 평범한 시민들은 이렇게 항상 공포에 떨며 범죄의 피해자만 되야 하는 걸까요? 직접 범죄자를 찾고, 잡아 혼내 줄 수는 없는 걸까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탐정이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한 어린이가 범죄자를 잡으려면 뭔가 특별한 방법이 필요해요. 바로 과학의 힘을 통해 범죄의 진실을 밝혀 내는‘과학수사’지요. 이번 특집에서는 친구들이 과학 수사를 통해 멋지게 범인을 밝혀 내는 명탐정이 되어 보세요. 벌써부터 두근거리지 않나요?

수사 수첩 1
변사체가 발견되었다!
자살일까, 타살일까?


저명한 의사이자 대학 교수인 강 박사. 그는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의료기술을 한창 연구 중이다. 그가 연구 결과를 언제 발표할지 모든 이가 궁금해하는 가운데 그의 집에서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바로 강 박사가 그의 서재에서 싸늘한 시체로 발견된 것. 처음 그의 시체를 발견한 사람은 아침에 서재를 청소하려고 했던 강 박사의 부인이었다.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강 박사는 책상에 엎드린 채 자고 있는 듯 보였는데 그를 깨우기 위해 곁으로 갔을 때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고 한다. 부인은 강박사의 손에 들린 수면제 통을 발견했고 그 옆에는 유서가 놓여 있었다고 한다. 유서의 내용은 단 한 문장.
‘연구를 계속 할 수 없다….’
부인의 증언에 따르면 강 박사는 평소 연구에 대한 부담감으로 많이 괴로워했다고 한다. 또한 강박사가 죽어 있던 서재에 별다른 침입의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강박사는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닐까?
하지만 과학수사에 있어 섣부른 판단은 금물! 항상 의심의 여지를 둘 필요가 있다. 강 박사가 하던 연구는 불치병 치료에 희망을 줄 수 있었던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였다. 만약 강 박사를 시기하는 사람이나 연구 결과를 가로채려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는 일. 현장에 도착한 과학수사대는 꼼꼼히 감식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시신과 그 주위에 일체 손을 대지 않은 덕분에 현장은 잘 보존되
어 있었다. 강 박사의 시신 상태를 점검하고 혹시 있을지 모를 흔적을 샅샅이 뒤지는 과학수사대원. 모든 현장 감식이 끝난 후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강 박사는 자살한 게 아닙니다. 누군가에 의해 살해된 게 분명합니다.”

과학수사★ POINT

과학수사란?


범죄는 왜 나쁠까요? 그것은 범죄를 저질렀을 때 꼭 누군가 피해를 입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범죄를 미리 예방하는 노력과 함께 정확하고 합리적인 수사를 통해 범인을 잡는 것은 어떤 일보다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정확하고 합리적인 수사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주먹
구구식 수사로는 나날이 영리해지고 흉악해지는 범죄자를 잡을 수 없어요. 바로 과학수사만이 그 방법이지요. 과학수사는 범죄 혹은 사건의 진실을 정확하게 밝히기 위해 과학 시설 및 장비와 과학 기술을 이용하는 수사를 뜻합니다. 과학수사는 무엇보다 억울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줄어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우리나라의 과학 수사기관으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경찰청과학수사센터’가있습니다.

수사 수첩 2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누가 봐도 자살 로보이는강박사 의죽음. 과학수사대는 어떤 근거에 의해 강박사가 타살되었다고 결론을 내린 것일까? 현장을 직접 감식한 과학수사대원의 말을 들어 보자.
“언뜻 보면 강 박사가 자살한 것으로 보이지만 시체가 발견된 서재에는 범인의 흔적이 무척 많았습니다. 먼저 서재 곳곳에서 강박사의 것과는 다른 지문이 채취되었습니다.
지문이 강박사의 옷을 비롯하여 수면제 통, 책상등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범인은 계획적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 같습니다. 또한 부검을 통해 더 확실한 결과가 나오겠지만 강 박사의 목에 손으로 누른 흔적이 보입니다. 이것은 강 박사가 목이 졸려 사망했다는 것을 나타내죠. 결국 강 박사의 손에 들려 있었던 수면제 통은 자살로 보이기 위한 위장이었습니다. 수면제는 강박사가 죽은 후 범인이 강제로 복용시켰음에 틀림없습니다. 유서 역시 범인이 직접 쓴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정적인 흔적이 있습니다. 강박사의 손가락을 살펴보던 중 강 박사의 손톱 밑에 핏자국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핏자국이 아니라 사람의 피부 조직이었습니다. 강박사가 범인에게 대항해 남긴 상처의 흔적이었지요. 분무기로 루미놀을 뿌려 본 결과 아니나 다를까 바닥에서 소량이지만 피가 떨어진 흔적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과학수사★ POINT

현장보존의중요성

자기가 범죄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한 수사관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범죄 현장에서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아니 무엇을 하면 안 될까요? 언뜻 생각하기엔 재빨리 증거물을 찾아야 할 것 같지만 섣불리 범죄 현장을 건드렸다가는 아예 과학수사를 못 할 수도 있습니다. 손을 대지 말고 눈과 코와 귀만으로 단서가 될 자료들을 찾으세요. 현장 보존은 과학수사에 있어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랍니다.

●명심하자! 현장 보존 수칙
1. 현장의 물건들을 만지지 말라!
2. 양손은 항상 주머니에!
3. 범죄현장의 시설을 이용하지 말라!
4. 피해자 가족이 청소하는 것을 말려라!
5. 사건에 대한 정보를 함부로 이야기하지 말라!

■ 루미놀
핏자국은 수사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단서입니다. 하지만 영리한 범죄자라면 현장에 남아 있는 핏자국을 깨끗이 닦아 냅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게 말이지요. 하지만 컴컴한 상태에서 루미놀을 뿌리면 눈으로 안 보이는 핏자국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미놀은 알칼리성을 띠는 질소 화합물로서 핏속에 들어 있는 헤민이라는 성분을 만나면 형광빛을 낸답니다. 눈은 속일 수 있더라도 화학 반응은 속일 수 없는 것이지요.
 

수사 수첩 3
목격자가 나타났다!


꼼꼼한 현장 분석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옮겨진 강 박사 시신의 부검이 이루어졌다. 부검 결과 역시 그의 죽음이 타살이었음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강 박사의 몸에 남아 있던 흔적과 반응은 죽음의 원인이 수면제 과다 복용이 아니라 질식사라는 것을 알려 주었던 것이다.
강 박사의 죽음이 자살이 아니었다니…. 하마터면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이그대로 묻힐 뻔했다. 과학수사의 가장 큰 목적은 사건의 진실을 가려내 억울한 피해를 당하지 않게 하는 일. 이미 강 박사는 숨졌지만 정확한 수사를 통해 범인을 잡는 것이 강 박사와 그의 유족을 돕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다면 강 박사를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그는 범죄 현장에 지나치게 많은 흔적을 남기고 갔다. 현장에 남겨진 지문과 강 박사의 손톱에 끼여 있던 피부 조직을 분석하면 범인의 정보를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감식 정보를 통해 범인의 신상을 밝혀 내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에 범인이 도망칠 수도 있는 일. 용의자를 검거하는 것이 급선무다. 하지만 현장의 흔적만으로 용의자를 검거하기는 힘들다.
일단 강박사의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벌이고 있던 중 반가운 소식이 들어왔다! 바로 목격자가 나타난 것. 또한 강 박사의 집이 있는 골목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 뒷모습이 찍혔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무엇보다 중요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또 다시 과학수사의 힘이 필요하다!

과학수사★ POINT

부검의 중요성

사람의 몸은 죽고 나면 여러 가지 변화를 보입니다. 또한 어떻게 죽었느냐에 따라 다른 변화를 보이지요. 예를 들면 물에 빠져 죽은 사람과 가스에 질식해 죽은 사람의 몸은 각각 다른 변화가 생깁니다. 그런데 얼굴이나 피부의 변화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몸 속의 변화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요. 그래서 시체의 몸 속을 검사해보는 것은 사망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 내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 지문은 최고의 증거
손가락 끝마디에 있는 무늬인 지문은 사람마다 다 틀립니다. 또한 지문은 평생 변하지 않습니다. 이런 지문의 특징은 과학 수사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사건 현장에서 지문만 채취해도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은 시간문제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 지문도 문제없답니다. 자기력 붓을 이용하면 지문이 드러나게 됩니다. 채취된 지문 정보를‘AFIS(지문검색시스템)’에 입력해 신원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사 수첩 4
드러난 용의자의 정보


목격자는 범죄가 일어났던 시각에 강 박사의 집 골목에 있었던 환경미화원. 밤늦은 시간, 마지막 구역인 강 박사 집 앞을 청소하고 있던 중 대문을 허겁지겁 나와 골목에 세워 둔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봤다는 것이다. 배웅도 없이 혼자 나오는 모습이 이상해서 유심히 얼굴을 살펴봤다는 그는 평소 정겹게 인사를 나누던 강 박사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깜짝 놀라 제보를 했다. 환경미화원의 증언에 따라 곧바로 몽타주가 제작되었다. 직접 사람이 그리던 예전과는 달리 과학수사에서 몽타주는 컴퓨터의 합성 기능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에 목격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실물과 거의 똑같은 몽타주를 만들 수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단서는 골목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에 찍힌 자동차의 뒷모습 영상. 자동차가 찍힌 시간은 환경 미화원이 용의자를 목격한 시간과 똑같았고, 차종 역시 같은 것임이 확인되었다. 문제는 영상의 화질이 안 좋다는 것. 환경미화원 역시 미처 자동차의 번호판은 보지 못했다고 했다.하지만 걱정은 금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영상분석실의 영상 향상·복원 기법을 통해 자동차의 번호를 알아 낼 수 있었다.
이제 범인은 거의 잡힌 거나 다름없다. 밝혀진 자동차 번호를 검색하면 곧바로 자동차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아 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차량 조회를 통해 범인 신원을 밝혀 내려던 순간 신고가 들어왔다. 몽타주를 보고 누군가 용의자를 안다고 연락을 한 것이다.

과학수사★ POINT

몽타주는
이렇게제작된다


목격자의 증언은 범인를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목격자가 범인의 얼굴을 본 기억은 시간이 갈수록 희미해지기 때문에 빠른 시간 내에 몽타주를 제작해서 배포해야 합니다. 몽타주는 범인의 얼굴을 목격한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 얼굴 사진을 보인 후 범인의 특징을 찾아 내고 얼굴 윤곽, 눈, 코, 입, 귀, 머리카락 모양 등 닮은 부분을 골라 합성해서 만들어집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손으로 그렸으나 현재는 컴퓨터에저장되어 있는 수많은 얼굴 부분의 이미지들을 합성해서 더욱 정확한 몽타주를 제작할 수 있답니다.

■ 영상 복원
중요한 시설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범인의 모습이 찍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멀리 있는 곳에서 찍었거나 범인이 빠른 속도로 움직였을 경우에는 눈으로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화질이 나쁩니다. 범인의 정보가 찍혔는데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은 마치 범인을 눈앞에서 놓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이런 경우 초점이 안 맞거나 흔들리고 입자가 거친 화질을 어느 정도 복원할 수 있답니다다.
 
영국 런던 시내 지하철 역의 감시카메라에 찍힌 폭발물테러 용의자의 모습.

수사 수첩 5
끝까지 우기는 용의자


몽타주를 보고 연락한 사람은 한 제약 회사의 직원이었다. 우연히 동네 파출소 앞을 지나가다 게시판에 붙어 있는 몽타주를보고 연락을 한 것이었다. 몽타주가 자신의 회사에 다니는 동료직원의 모습과 똑같아서 의심할 여지도 없었다는 것이다. 마침 차량 조회를 통해 밝혀 낸 자동차의 주인 역시 신고 내용과 일치했다.
이제 1초라도 버릴 시간이 없다. 곧바로 용의자의 집으로 가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용의자를 체포해 왔다. 수사과에 와서까지 자기가 범인이 아니라고 우기는 용의자. 그런데 이게 웬걸? 몽타주를 보고 신고한 동료 직원은 막상 그가 잡히자 겁이 나는지 갑자기 그가 몽타주의 주인공인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태도를 바꿔 버렸다. 또한 그의 집 차고에 있던 자동차는 감시카메라에서 확인한 번호와는 틀린 번호판을 달고 있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하지만 곧 사실은 밝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교통공학과의 검사 결과 사고 다음날 용의자가 자동차의 봉인을 풀고 다른 번호판을 바꿔단 사실이 드러났다. 아무리 치밀하게 번호판을 바꿔 달더라도 현미경 등의 과학 장비를 통해 검사하면 흔적이 발견되기 마련이다. 또한 곧이어 심리연구실에서 진행된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는 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났다. 문서 감정 결과 서재에서 발견된 유서의 필체 역시 강 박사의 것이 아니란 것이 밝혀졌다. 그가 강박사의 필체를 흉내내 유서인 척 위조를 했던 것이다.
이 모든 사실을 증거로 해 강하게 밀어붙이자 결국 용의자는 자신의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이 때까지의 뻔뻔한 모습과는 달리 엉엉 울면서 말이다. 과연 그는 왜 강 박사를 살해한 것일까?

과학수사★ POINT

거짓말탐지기

확실한 증거가 없다면 자신의 범죄가 아니라고 우기는 용의자의 말이 거짓말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 말이 사실일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거짓말을 하면 맥박이 빨라지고 혈압이 오르는 등 신경계에 변화가 온다는 점을 이용한 거짓말탐지기를 사용합니다. 하지만 거짓말탐지기는 그 정확성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많지요. 그래서 최근에는 뇌파 반응의 변화를 분석해 거짓말 여부를 가려 내는‘ 뇌지문 탐지기’가 개발되었답니다. 용의자에게 뇌에 기억되어 있는 것과 관련된 사진이나 단어 등을 보여 주면 특정 뇌파가 발생한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지요. 이 방식은 정확도가 훨씬 높으며 미국 법원에서는 이미 증거 자료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 자동차의 봉인
자동차 뒤의 번호판에는 고정 역할을 하는 두 개의 볼트가 있습니다. 그 중 은색 마개로 막아놓은 것이 봉인입니다. 이것은 번호판의 도난과 변조를 막기 위해 한번 장착하면 분해할 수 없게 고정되어 있습니다. 만약 무리해서 떼어 내면 반드시 흔적이 남아서 자동차 범죄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자동차는 현대의 범죄와 교통사고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는 따로 교통공학과를 두어 비중 있게 과학수사를 하고 있답니다.
 


수사 수첩 6
과학의 눈은 속일 수 없다!


범인은 앞에서 밝힌 대로 국내의 유명한 제약회사의 직원이었다. 강박사가 하고 있던 연구는 실용화될 경우 수많은 불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었다. 이 정보를 제약 회사들이 모를 리 없었고 마침내 극비리에 그의 연구가 성공했다는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범인은 사건이 일어난 날 늦은 밤에 강 박사의 집을 방문했다. 바로 강 박사의 연구성과를 자신의 회사에 비밀리에 넘겨 달라는 제안을 하기 위해서. 물론 엄청난 액수의 돈과 함께 말이다. 하지만 강 박사는 불같이 화를 내며 자신의 연구 결과는 기업의 이윤을 위해 쓰일 수 없다며 제안을 거절했고 계속 매달리던 범인을 쫓아 내려 했다. 하지만 범인은 계속 강 박사를 설득했고 급기야 강박사에게 뺨을 얻어맞은 그는 갑자기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올랐다. 급기야 이성을 잃은 그는 강 박사의 목을 졸랐고 범인의 팔에 상처까지 내며 완강히 저항했던 강박사는 곧 숨을 거두고 말았다.
강 박사가 죽은 후 곧바로 정신을 차린 그는 자기가 저지른 일에 무척이나 당황했고 결국 그가 가지고 다니던 수면제를 이용해 자살로 보이게 위장을 했다. 물론 유서도 그가 꾸민 연극이었다. 하지만 그는 치밀한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는 너무나 많은 흔적을 범죄 현장에 남겼으며 그 흔적은 고스란히 과학수사의 그물을 벗어날 수 없었다.
며칠 후 그가 범인임을 더욱 확실하게 해 주는 결과가 나왔다. 현장에서 채취된 지문과 피에서 분석한 유전자 정보가 그의 그것과 그대로 일치했던 것. 결국 그는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고 했으나 사람의 눈은 속여도 과학의 눈은 속일 수 없었던 것이다.

과학수사★ POINT
과학수사정리

1. 강 박사의 시체 발견 : 과학수사요원이 올 때까지 현장보존이 잘 이루어졌다.
2. 타살 증명 : 현장에서 범인의 지문과 핏자국이 발견되고 강박사의 목을 누른 흔적이 발견되었다.
3. 현장 분석 결과 : 누군가 강박사를 우발적으로 살해한 후 자살처럼 보이게 위장했다.
4. 국과수에 감식 의뢰 : 현장에서 채취한 지문과 피의 분석과 시체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하였다.
5. 몽타주 작성·배포 : 사건 당일 용의자와 마주쳤다는 목격자의 증언에 따라 몽타주를 작성하고 배포했다.
6. 영상 복원 및 자동차 수배 : 감시카메라에 찍힌 용의자의 자동차 번호를 영상 복원을 통해 알아 낼 수 있었다.
7. 용의자 검거와 수사 : 몽타주를 보고 신고가 들어왔다. 용의자를 검거한 후 거짓말 탐지기 검사를 했다. 봉인을 분석해 본 결과 자동차 번호판 위조 사실이 밝혀졌다.

대한민국 과학수사를 대표하는‘국립과학수사연구소’

미국에‘CSI 과학수사대’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는‘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있습니다. 줄인 말인 ‘국과수’로알려져 있는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과학수사를 대표하는 기관이지요. 국과수는 1909년 법무국에 설치된 지문계에서 출발하여 해방 후 1955년 정식으로 과학수사를 시작했고 현재 200여 명의 연구 인원들이 활발히 감식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국과수는 미국과 달리 직접 수사는 하지 않습니다. 현장 수사 임무는 경찰청 과학수사센터에서 맡고 있지요. 국과수의 전체 업무의 90%는 감식 업무입니다. 사건이 일어나면 현장에 경찰이 출동해 피, 머리카락, 헝겊 등의 증거물과 시체를 국과수로 보냅니다. 국과수는 각 과별로 이것을 정확하게 감식하여 결과를 통보합니다.
국과수는 크게 법의학부(법의학과, 유전자분석과, 범죄심리과, 문서영상과)와 법과학부(약독물과, 마약분석과, 물리분석과, 교통공학과)로 나눠집니다. 그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법의학과로서 부검을 통해 죽음의 원인을 밝혀 내고 치아, 유골 등을 조사합니다. 유전자분석과는 특히 DNA 분석을 통해 더욱 정확한 감식에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인체에 관련된 검시뿐만 아니라 위조된 문서나 영상을 분석하고 물리학을 이용해 교통사고 원인을 밝혀 내는 등 과학을 이용한 전 수사에서 큰 역할을 해 오고 있습니다.
10월 21은 경찰의 날입니다. 오늘도 감식을 통해 진실을 밝혀 내는 것이 곧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업무를 하고 있는 국과수연구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 주자구요.

경찰청과학수사센터

우리나라의 범죄 현장으로 출동하는 수사요원들은 대부분 과학수사센터 소속입니다. 현장을 분석하고 증거물을 수집해 감식이 필요한 것은 국과수로 보내지요. 하지만 지문 채취·분석하고 몽타주 제작·배포, 거짓말 탐지기 검사 등은 과학수사센터의 일입니다. 우리나라의 과학수사는 국과수와 경찰청의 치밀한 협동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지요.

‘CSI 과학수사대’와‘국과수’는 다르다!
 
범인의 정보를 밝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죽은 사람들이 누군지 파악하는 것은 더 중요하다. 오래 전 죽은 사람이라도 두개골과 치아의 모습을 분석해 누구인지 신원을 밝힐 수 있다.

사람들은 과학수사 하면 흔히‘CSI 과학수사대(위쪽 사진)’를 떠올립니다. 바로 미국에서 만들어진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우리나라에 소개되면서 과학수사 열풍이 불었기 때문이지요. CSI는‘범죄현장조사(Crime Scene Investigation’)의 약자입니다. 그런데 CSI 과학수사대에서 나오는
과학수사기법과 예들은 정확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그것과는 틀린 점들이 많답니다. 현장에 출동하지 않는 국과수 연구원들과는 달리 직접 현장 감식을 하는 모습부터가 다르지요. 하지만 최근에 우리나라도 과학수사를 다룬 드라마들이 방영되고 있으니 미래의 과학수사요원을 꿈꾸는 친구들은 관심을 갖고 지겨보는 것도 도움이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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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20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경우 기자
  • 도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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