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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찰리로 수백 명이 실종되고 수천 명이 집을 잃었다.
 


1991년 4월 방글라데시를 통과한 사이클론은 13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수백만 명의 이재민을 낳았다. 해마다 미국 플로리다 주 해안가 주민들은 허리케인을 피해 다니는 소동을 벌인다. 그리고 2003년 9월 우리나라는 태풍 매미로 엄청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입었다. 여기서 말하는 사이클론, 허리케인, 태풍은 모두 ‘열대성저기압’의 다른 이름으로 여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과연 태풍은 어떤 존재이기에 그런 피해를 주는 것일까? 1년중 가장 많은 태풍이 찾아오는 8월, 태풍의 정체는 무엇이며 그 위력이 얼마나 큰지 알아보자. 그리고 태풍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과학적이고 정확한 태풍예보가 이루어지는 과정을 쫓아가 보자.

 


1. 태풍, 널 알고 싶어

태풍은 빠르게 회전하는 공기의 소용돌이로 적도지방의 따뜻한 바다에서 만들어진다. 적도지방은 극지방에 비해 태양열을 많이 받기 때문에 여름이면 엄청난 양의 바닷물이 증발하여 수증기로 변한다. 이 때 수증기가 내놓는 열을 먹고 자라는 것이 태풍이다.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가진 태풍은 극지방 쪽으로 이동하는데 태양으로부터 받는 에너지가 부족한 극지방에 뜨거운 열대지방의 열을 나누어 주는 역할을 한다.


태풍은 발생한 곳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사이클론은 인도양에서 만들어지고 허리케인은 카리브 해에서 생겨나 멕시코 만으로 이동한다. 영어로‘타이푼(Typhoon)’이라고 하는 태풍은 필리핀 가까운 바다에서 태어난다.

알고 있나요?

멕시코 만 연안에 위치한 미국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주 사람들이 허리케인이 몰고 온 홍수와 각종 재난보다 더 무서워하는 것이 있다고 해요. 그것은 바로 뱀! 태풍으로 인해 집을 잃은 뱀들이 거리의 구석진 곳이나 틈에 숨어 있는 탓에 독사 소탕작전을 벌이느라 애를 먹는다고 합니다.

태풍의 반지름은 약 500km이며 공기는 기압이 낮은 중심부를 향해 시계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상승한다. 중심으로 갈수록 기압은 낮아지고 바람은 강해지지만 가장 중심인 태풍의 눈에서는 바람과 구름이 거의 없이 고요해진다. 지름이 약 30km인 태풍의 눈에 가까이 다가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회전하는 스케이트 선수를 생각해 보자. 스케이트 선수가 팔을 곧게 뻗었을 때보다 몸 가까이에 붙일수록 회전 속도는 빨라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공기는 태풍의 중심인 눈에 다가갈수록 회전속도가 빨라지며 상승하게 된다. 이 때 태풍의 중심 부분은 비어 있기 때문에 하강하는 공기가 생겨서 맑고 바람도 거의 불지 않는다.
 

 

 


태풍이 접근하면 폭풍과 호우로 인하여 건물이 무너지거나 물에 잠기고 나무가 뿌리째 뽑히며 정전이 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한다. 1883년 8월 27일 인도네시아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로 수마트라 섬과 자바 섬의 165개 마을이 폐허로 변했고 3만 6417명이 생명을 잃었다. 해발 800m의 바위산과 섬들은 그 날을 마지막으로 지도에서 사라졌는데 더 놀라운 사실은 태풍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 강도는 크라카토아 화산 폭발 때의 10배에 이른다는 점이다. 또 태풍은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보다 10만 배나 큰 에너지를 가진다.

태풍으로 인한 풍속이 17m/s 이상이거나 강수량이 100m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태풍경보가 발표되는데 바람과 비의 정도에 따라 각각 3등급으로 나뉜다. 보통 초속 30m의 강풍과 400mm의 강수량을 동반하면 바람과 비 모두 1등급인 무시무시한 태풍이 된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가장 큰 재산피해를 가져온 태풍은 무엇일까?


 

 


알고 있나요?

강력한 허리케인이 지구를 뒤흔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어요. 미국 머서대학교의 랜달 피터스 교수는 2004년 8월 허리케인 찰리가 플로리다를 지나 대서양으로 빠져나가는 36시간 동안 약한 지진을 일으키며 지구를 흔들어 놓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지요.

2. 태풍 매미를 쫗는 리얼 보고서

여러분과 함께 태풍 여행을 떠날 박윤호입니다. 저는 태풍의 생성부터 소멸에 이르기까지 모든 관측과 예보를 담당하는 기상청 태풍전담팀에서 일하고 있어요. 요즘은 태풍이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라 휴가도 가지 못하고 바쁘게 보내고 있지요.


여러분은 일기예보를 주의 깊게 보나요? 대기는 늘 움직이고 변하기 때문에 몇 시간 뒤에 하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아 내기란 굉장히 어려워요. 그렇다면 태풍의 예보는 어떤가요? 우리는 바닷물의 온도를 조사하여 올여름엔 몇 개의 태풍이 생길지 예상할 수 있어요. 하지만 언제 태풍이 형성되어 어떤 경로로 이동할지는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여기서 바로‘기후예측’과‘기상예보’의 차이를 알 수 있지요.


‘기후’는 한 지역에서 30년 넘게 나타난 평균적인 날씨를 뜻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있어요. 그러나‘기상’란 우리가 매일매일 보고 느끼는 공기의 모든 변화를 말하므로 정확한 예보가 어려워요. 기상청에서는 올해 초에 슈퍼컴퓨터 2호기를 도입하여 태풍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고 예보기간 역시 현재의 3일에서 5일로 늘렸어요. 그러나 여전히 태풍의 예보는 태풍이 발생한 직후에나 가능하지요.


어려운 얘기는 그만 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태풍 예보를 해 볼까요?


2003년 발생해 우리나라에 사상 최대의 피해를 안겨준 태풍‘매미’를 쫓는 태풍전담팀의 리얼 보고서를 따라가 봐요.
 

 
 

 
 
 
 
 

알고 있나요?

‘태풍(Typhoon)’이라는 단어는‘사방의 바람을 빙빙 돌리며 불어온다.’는 뜻을 가진 중국의‘구풍’이라는 말에서 유래됐어요. ‘허리케인(Hurricane)’은 중앙아메리카 카리브 해연안에 살던 사람들이 붙인 ‘우라칸(huracan)’이라는 말에서 나왔는데 원래 뜻은 ‘폭풍의 신’이라고 해요.

3. 인터뷰_ 지구온난화와 거대 태풍

미국 지구물리유체역학연구소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하여 앞으로 수십 년 뒤의 태풍이 가지게 될 경향을 예측하는 작업을 했는데 결과는 놀라웠다.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따뜻해지면 바다에서 태어나는 태풍의 힘도 강해지고, 해수면의 상승으로 인한 해일 피해도 많이 발생할 거라고 한다. 우리 어린이들이 살아가게 될 가까운 미래에 과연 지구온난화로 인한 슈퍼 태풍이 등장하게 될지 알아보기 위해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홍성유 교수님을 만나 보자.

태풍을 주무르는 손은 바로 나!


우리나라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 아래에 있으면 저기압인 태풍은 중국으로 빠져 나가요. 반대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세력이 약하거나 일본 쪽에 치우쳐 있다면 태풍이 우리나라를 통과할 확률이 커지겠죠. 이처럼 우리나라 주변의 기압배치를 통해 태풍의 진로를 짐작할 수 있어요. 그러나 이것도 예측일 뿐, 힘이 센 태풍은 자기 멋대로 움직이는데 2000년에 발생한 태풍 사오마이(SAOMAI)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제주도 남쪽 바다에 머물며 우리나라에는 약한 비만 뿌리던 사오마이는 불쑥 힘이 강해져 불과 이틀 만에 우리나라를 관통했지요.
 
 


태풍은 정말 변덕스러워!

태풍은 발생하기 3일 전부터 예측할 수 있어요. 예측 또한 태풍의 변덕스러운 성격 때문에 빗나가는 경우도 많고요. 태풍이 생성되는 곳이 적도 바다라는 건 알고 있죠? 기상청에서는 인공위성 영상을 통해 태풍으로 발달할 가능성이 있는 적도지 방의 구름을 늘 감시합니다.

수증기가 많고 따뜻한 바다를 지나며 성장한 태풍은 수증기가 줄어들고 마찰이 심해지는 육지에 접어들면서 힘이 약해진답니다. 요즘은 기상용 슈퍼컴퓨터가 도입되고 분석기술과 장비가 발달해서 태풍예측이 한결 정확해졌지만 태풍이 발생하는 조건을 명확히 밝히는 문제는 여전히 어려워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태평양에 둘러싸여 있고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이라는 지리적 조건도 더해져 태풍의 진로가더욱 복잡해지거든요.

따라서 대략적인 태풍의 개수나 진로는 예측할 수 있지만 정확한 예보는 일단 태풍이 생성된 후에 가능합니다. 실제로 작년에는 우리나라를 통과할 것으로 생각했던 10개의 태풍이 모두 일본으로 빠져나간 예도 있어요.

알고 있나요?

1992년에 발생한 허리케인 티나(Tina)는 따뜻한 열대지방의 바다 수천 킬로미터를 여행하며 무려 24일 동안 지속됐어요. 이 기록은 북태평양에서 발생한 허리케인 가운데서도 가장 긴 편에 속한답니다. 태풍으로는 1986년 웨인(Wayne)이 세운 19.25일이라는 기록이 아직 깨지지 않고 있어요.

지구온난화와 태풍의 관계는?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뜨거워지는 것은 곧 기후변화를 의미합니다. 바다의 기온이 1℃ 상승하는 것은 육지가 10℃ 더워지는 것과맞먹을 정도로 심각한데 그 이유는 바다가 열을 흡수·저장하며 기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에요. 연구 결과에 의하면 바다의 수온이 높았던 해에는 유난히 태풍이 많이 발생했어요.

태풍은 원래 자연적인 현상이랍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뜨거운 적도지방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쌓입니다. 이 에너지가 강한 폭풍을 거느린 태풍이 되어 고위도의 추운 지역에 전해지면 지구가 받는 열이 골고루 평형을 이루게 됩니다. 또 태풍이 오면 많은 비가 내리는데 가뭄과 폭염, 적조현상을 해소해 주기도 해요.

이처럼 이로운 면도 있지만, 태풍은 그 자체가 변화와 혼돈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요. 게다가 지구온난화로 태풍의 힘이 강해지고 진로가 더 불규칙해진다면 우리에게 더 큰 피해를 줄 것입니다. 따라서 정교한 *수치모델링으로 태풍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샅샅이 파악해서 태풍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가야 해요. 

*수치모델링: 대기의 물리 운동을 수학적으로 나타낸 식으로 일기예보나 기후예측에 활용한다.

 
 

교토 의정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협약인‘기후변화협약’을 실행시키기 위한 나라들 간의 약속입니다. 지구를 데우는 온실가스에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아산화질소 등이 있는데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배출량이 늘어났어요. 이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달은 선진국들은 2008년~2012년 사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5.2% 줄이는 것을 목표로 정했지요. 우리나라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00년 기준으로 4억 3400만 톤으로 세계 9위나 된답니다. 따라서 우리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실천의 움직임을 보여 줘야 해요.

 
“지구를 살립시다!” 유럽의 녹색당 소속 위원들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프랑스에서 열린 유럽의회에 우산을 쓰고 참석했다
 


태풍 미니 사전


*태풍이 북반구에서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이유를 알고 싶어요.

저기압인 태풍에서 바람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위로 솟구칩니다. 북반구에서는 지구가 반시계 방향으로 자전하고 있기 때문에 태풍도 반시계 방향으로 휘어지는 거예요. 운동하는 모든 물체는 지구 자전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욕조의 물이 반시계 방향으로 돌며 빠지는 현상도 모두 자전에 의한 효과랍니다. 또 로켓을 발사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똑바로 쏘아 올려도 지구에서 보기에는 오른쪽으로 휘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수증기가 내놓는 열

태풍이 생기려면 충분한 열 에너지와 수분이 존재해서 소용돌이가 만들어져야 해요. 그렇다면 열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정답은 바로 태양! 태양에너지에 의해 바다가 뜨거워지면 바닷물이 증발하여 수증기가 됩니다. 바로 이 수증기가 물방울로 변하면서 열이 발생하는 거예요. 기체가 액체로 변하는 현상을 액화라고 하고 이 때 많은 열이 방출되어 태풍을 만드는 에너지가 됩니다.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주

미국의 중남부 멕시코만 연안에 있는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주는 해마다 8~9월이면 강력한 허리케인이 통과합니다. 석유가 많이 생산되는 이 지역을 허리케인이 지나가면 국제 석유 가격에 영향을 미쳐요. 허리케인이 석유를 운반하는 송유관을 파괴하거든요.

무역풍

아열대 지방에서 적도를 향해 부는 바람. 지구자전의 영향으로 북반구에서는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북동풍이 되고 남반구에서는 왼쪽으로 휘는 남동풍이 된답니다. 무역풍은 예부터 무역을 하는 큰 배들이 이용한 바람이에요. 콜럼버스도 무역풍을 이용하여 대서양을 항해했다고 해요.
 

*태풍과 토네이도의 차이점은 뭐죠?

바다에서 태어난 강력한 폭풍우가 태풍이라면 토네이도는 육지의 태풍이라고 할 수 있어요. 주로 북아메리카에서 발생하는 토네이도의 지름은 100~500m에 이르고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중심으로 모든 것들을 빨아올립니다. 토네이도도 태풍과 마찬가지로 저기압을 중심으로 회오리가 일어나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갖게 됩니다. 지금까지 관측된 이 소용돌이 바람의 최대 풍속은 초속 139m나 되고 미국에서는 한해 평균 200명이 토네이도로 목숨을 잃는답니다.

북태평양 고기압

북태평양에 중심을 둔 고온 다습한 해양성 고기압입니다. 여름철에는 북상하여 장마가 끝난 후 우리나라의 날씨에 영향을 미치며 겨울에는 남쪽으로 내려옵니다.

크라카토아 화산

지금으로부터 122년 전인 1883년 8월 27일 인도네시아 후추 무역의 중심지였던 크라카토아 섬의 화산이 폭발했어요. 지구 역사상 다섯 번째로 거대한 화산폭발이었죠. 크라카토아 섬은 통째로 날아갔고 폭발음도 굉장해서 중국은 물론 오스트레일리아와 인도까지 들렸다고 해요. 화산재나 가스 등의 분출물은 대류권을 지나 성층권까지 올라갔고 이는 기후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화산재와 가스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에너지를 막아서 전 지구적으로 흉년이 계속되고 지진이나 해일의 피해도 끊이질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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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6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방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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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수치모델링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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