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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지 않은 봄의 손님, 황사

중국의 북서부에 위치한 타클라마칸사막은 우리나라에 황사를 일으킨다.

 

‘한양에 흙이 비처럼 내렸다. 전라도 전주와 남원에는 비가 내린 뒤에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었으며, 쓸면 먼지가 되고 흔들면 날아 흩어졌다.’조선 명종 5년(1549) 3월 22일을 기록한 역사책 속에는 한양에 흙비가 나흘 동안 내렸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삼국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흙가루가 비처럼 하루 종일 내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흙비가‘황사현상’이라는 거 알고 있나요? 이처럼 황사현상은 오래 전부터 한반도의 역사와 함께하였답니다.


황사현상이란 중국과 몽골의 건조한 사막 지대에서 먼지 같은 모래나 흙이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에 날아와 떨어지는 현상입니다. ‘아시아 먼지’라고도 부르는 황사현상은 봄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랍니다. 왜 그런지 알아보러 황사의 발생지로 떠나 볼까요?
 


사막에서 태어난 황사

황사는 중국 황허강 상류의 알라산사막, 몽골과 중국 사이에 있는 건조 지대와 고비사막, 중국 북서부의 타클라마칸사막과 만주 지역 등에서 생긴 먼지입니다. 봄이 되면 겨우내 땅 속에 얼어 있던 흙이 녹아 부서지면서 가벼운 먼지가 됩니다. 이 모래 먼지는 중국 사막 지대의 강한 바람을 타고 수천 km를 이동하여 우리나라와 일본, 멀리는 미국까지 영향을 줍니다.

우리나라에는 매년 3~5월에 황사가 찾아오는데 황사현상이 발생하면 대기는 온통 누런 모래먼지로 가득 찹니다. 황사는 원래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지구 온난화로 인해 사막이 더 넓어져 황사현상도 심해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1년에 3~6일이면 그쳤지만 2001년에는 서울에서만 27일이나 관측될 정도로 심각해졌어요. 또한 모래먼지에는 우리 몸에 해로운 중금속이 많이 섞여 있기 때문에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이런 사막의 모래먼지는 어떻게 우리나라까지 올까요?

강한 햇빛을 받아 뜨거워진 사막의 공기는 가벼워져서 위로 올라갑니다. 이런 공기의 흐름을 저기압이라고 하는데, 저기압의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사막의 모래가 공기 중으로 떠오르게 됩니다. 이 때 편서풍이 불면 떠오른 모래가 수평방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편서풍은 서에서 동으로 부는 바람으로 우리나라의 날씨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중국에서 우리나라, 일본으로 이동하는 장마전선도 바로 편서풍의 영향 때문이랍니다.

그렇다면 중국의 사막에서 강한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던 모래먼지는 왜 하필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것일까요? 황해에 떨어지면 황사현상이 일어나지않을 텐데 말이에요. 황사현상이 유독 봄에 발생한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그 궁금증은 해결된답니다. 봄에 우리나라의 하늘에는 하강기류가 자주 발생합니다. 이것을 고기압이라고 해요. 따라서 편서풍에 실려 오던 모래먼지는 우리나라의 하강기류에 의해 땅으로 내려오는 거예요.
 

황사를 알면 이겨낼 수 있어요!

황사는 주로 모래 성분인 규소로 이루어져 있고 철, 칼륨 등이 섞여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의 급속한 산업화로 공해 물질인 카드뮴, 납, 구리 등의 중금속이 황사에 섞여 날아오기 때문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고 눈이나 피부에도 나쁜 영향을 미칩니다. 황사현상이 일어나면 기상청은 황사경보나 주의보를 통해 사람들의 바깥 출입을 제한하고 건강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합니다. 따라서 황사현상이 발생했을 때는 되도록 밖으로 나가지 않는 것이 좋고 외출할 때도 마스크나 안경을 써야 합니다.
 
황사현상이 발생하면 뿌연 먼지 때문에 대낮인데도 앞을 보기가 힘들다.


황사현상이 일으키는 또 하나의 심각한 현상은 바로 사막화입니다. 황사가 사막에서 태어난 것을 알았지요? 그런데 황사 때문에 사막의 면적이 더 넓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황사로 인해 모래와 흙이 쓸려가게 되면 뿌리를 내릴 땅을 찾지 못한 식물들이 죽게 됩니다. 식물들이 죽으면 흙이 떠내려가 새로운 사막이 생기게 되는 거죠. 중국에서는 1950년대부터 산림이 줄어들면서 토양이 떠내려가고 황사현상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결국 지금은 사막이 넓어져 중국 면적의 27%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황사현상을 줄이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 해답은 바로 숲에 있습니다. 숲은 물을 저장해 주기 때문에 땅이 사막으로 변하는 것을 막아 줍니다. 또 숲에 사는 식물들은 흙이 떠내려가지 않도록 뿌리로 잡아 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현재 지구 곳곳에서는 나무를 심는 속도보다 베는 속도가 더 빠를 정도로 숲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수백 년 동안 정성들여 가꿔온 숲이 한 순간의 실수로 잿더미로 변해 버리기도 한답니다. 얼마 전 강원도를 휩쓸고 간 산불을 기억하나요? 숲을 가꾸고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 가슴 아픈 경험이었습니다.


또한 황사현상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해서는 주변 나라들과의 협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편서풍을 타고 우리나라와 일본에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현재 우리나라의 기상청에서는 중국과의 공동 연구로 황사현상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답니다.


‘어린이과학동아’친구들도 황사에 대해서 잘 알았으니 이제는 황사현상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작은 실천의 노력을 해 보자고요!
 

 

흙을 지탱해 줄 식물이 죽어서 사막으로 변한 중국의 토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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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08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신방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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