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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야생 동물은 타고난 숨바꼭질의 달인 같아. 야생 동물을 만나러 숲 속, 강가, 들판에 가면 분명히 어디엔가 있는 것 같은데 도저히 만날 수가 없거든. 야생 동물을 만나서 어떻게 살아가고, 무엇을 먹으며, 어디에 사는지 물어 보고 싶어. 무슨 좋은 수가 없을까? 바로 그 때 우리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 곳은 바로….
 




흔적 속에 숨어 있는 자연

우리가 달려간 곳은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동물의 흔적전! 이 곳에 오면 굳이 야생 동물을 만나지 않아도 야생 동물에 대해 많은 것을 알 수 있대. 우리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전시장에 들어섰어. 악! 그런데 이게 다 뭐지? 똥, 깃털, 조개 껍데기, 뱀허물, 발자국 등이 잔뜩 전시되어 있잖아!

자~, 일단 조개 껍데기를 한번 자세히 보세요. 무엇이 보이나요? 아주 가는 선이 보이죠? 가는 선은 조개의 나이로,선 하나가 한 살을 의미해요. 그러니 바닷가에 버려진 조개의 빈 껍데기만 봐도, 그 조개가 몇 살이나 되었는지 알수 있어요. 이것이 바로 조개가 남긴 삶의 흔적이에요. 조개뿐만이 아니에요.
 






모든 자연은 저마다 흔적을 남겨요. 갯벌에 남겨진 파도, 모래사장에 남겨진 바람, 동굴 석순에 남겨진 물방울, 나무에 남겨진 번개…. 그 중에 동물은 가장 많은 흔적을 남기지요. 먹고, 자고, 움직이고, 그리고 자라면서 발자국, 배설물, 껍데기, 깃털 등의 흔적을 남기거든요. 그러니 이러한 흔적들을 잘 분석하면 동물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떠한 습성을 가졌는지 알 수 있지요.
 

뱀허물만봐도황구렁이와 유혈목이를구분할수있어! 유혈목이는비늘이화려하고 어두운색인데, 황구렁이는 단조롭고 연한색이거든.

 

깃털의 모양과 색을 보고 깃털의 주인과, 깃털이 언제 빠졌는지를 추측할 수 있다.

흔적으로 찾는 야생 동물!

와우~, 쉽게 지나칠 수도 있는 이런 흔적에 야생 동물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정말 몰랐어. 게다가 흔적은 야생에서 동물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도 있다고 해. 실제로 야생 동물을 찾아다니는 생태학자와 동물학자들은 야생 동물이 남긴 흔적을 이용하거든. 어떤 흔적으로 누구를 만날 수 있는지 자세히 알아보자!

넌 뭘 먹었니?

매, 부엉이, 논병아리 등의 새는 소화가 안 된 먹이의 일부분을 둥글게 뭉쳐서 다시 토해 내는데, 이를 펠릿이라고 해. 마치 똥처럼 생긴 펠릿을 잘 살펴보면 그 새가 먹은 생쥐의 뼈나 곤충의 껍데기를 발견할 수 있단다. 숲 속이나 들판을 걷다가 펠릿을 발견하면 주위를 잘 살펴봐. 그 펠릿을 뱉은 새가 어딘가에 숨어 있을 테니까.
 


여기서 자랐니?

동물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새끼를 키우기 때문에 그 흔적 또한 다양해. 새 둥지, 벌집, 거미집, 굴 등은 쉽게 알 수 있지만 특히 곤충의 집은 그냥 지나치기 쉬워. 그 모습이 나뭇가지나 나뭇잎과 매우 비슷하거든. 하지만 자세히 보면 곤충도 저마다 살기 편리하고 새끼를 키우기 좋은 모양의 집을 짓는단다. 만약 각각의 동물이 어떤 모습의 집을 짓는지 알고 숲 속으로 간다면 어떨까? 그럼 그 집의 주인을 만날 확률이 무척 크겠지?

 
유리산누에나방의 고치(왼쪽)와 뱀허물쌍살벌의 집(오른쪽).


흰점박이꽃무지 번데기의 방.



똥만 보고 안다고?

동물은 저마다 똥의 모양이 다르고, 똥을 누는 습성도 제각각이야. 초식동물은 구슬 모양의 똥을, 육식동물은 바나나 모양의 똥을 눈단다. 그런데 초식동물의 똥이라고 해도 다 똑같은 구슬 모양은 아니야. 염소는 강낭콩 모양의 똥을 한 장소에 포개어 누고, 노루는 끝이 뾰족한 도토리 모양의 똥을 길게 흩어지게 누거든. 이렇듯 동물마다 똥의 모양과 누는 습성을 외워 두면, 똥만 보고도 그 주인공을 찾을 수 있겠지?
 
노루의 똥(왼쪽)과 염소의 똥(오른쪽).


이건삵의똥! 똥의내용물을보고 삵이무엇을먹었는지도 알수있지!

 

발자국으로 추리하자!

발자국은 동물이 평생 남기는 흔적이면서, 발자국의 주인과 그 행동까지 알려 주는 흔적이야.
뾰족한 앞발가락 3개만 찍힌 발자국은 나무에 앉지 않고 땅에 내려앉는 습성을 가진 꿩이나 두루미의 발자국이야. 그리고 앞발가락 3개와 뒤로 뻗은 발가락까지 찍힌 발자국은 까치나 백로처럼 나무에 앉거나 둥지를 만드는 새의 발자국이고. 이처럼 습성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발자국도 다르단다.
더 나아가 발자국으로 동물의 행동도 파악할수 있어. 새의 경우 일직선이나 지그재그로 찍힌 발자국은 걸을 때의 발자국이고, 두 줄로 나란히 찍힌 발자국은 깡충깡충 뛸 때의 발자국이야.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각각 새, 삵, 사슴, 멧돼지의 발자국. 발의 모양이 다르기 때문에, 발자국의 모양도 다르다.

명예기자 체험! 발자국 모형 만들기

➊ 발자국 틀에 식용유를 골고루 발라 줘. 그래야 나중에 석고가 한 번에 깔끔하게 떨어진단다.
➋ 석고에 물을 붓고 잘 저어. 틀에 부은 뒤 석고 반죽이 마를 때까지 20분 정도 기다려.
➌ 쨔잔~, 발자국 완성! 야생 동물을 찾으러 갈 때, 우리가 만든 발자국 모형을 가져가면 좋겠지?

 

우리는 오늘 배운 여러 가지 흔적을 잘 기억해 둘 거야. 그래야 숲이나 강가에서 야생 동물의 흔적을 찾고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러다 보면 분명 야생 동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도 쑥쑥 자랄 거야!
 

2009년 05호 어린이과학동아 정보

  • 김맑아 기자
  • 사진

    김맑아 기자
  • 도움

    동물의 흔적전
  • 손종우 명예기자
  • 유희선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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