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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가 만난 사람]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 “NFT 게임으로 전 세계 1등을 꿈꿉니다!”

 

“표지가 많이 달라졌네요. 제가 구독할 때는 옆부분이 까만색이었어요.”


그간 과학동아의 디자인 변화를 단숨에 알아챈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는 곧바로 기사를 꼼꼼히 살피며 20여 년 전과 달라진 점들을 짚어냈다. 후드티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과학동아를 읽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대표’보다는 ‘프로그래머’가 어울려 보였다.


2014년 tvN 예능프로그램 ‘더 지니어스’로 대중에 이름을 알린 이 대표는 2013년부터 코딩 교육 기업 ‘멋쟁이사자처럼’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그간 전공자만의 세계였던 프로그래밍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서였다. 비영리단체로 처음 시작한 회사는 이제 매년 진행되는 학생 모집에서 지원자가 2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최근 그는 대체 불가능 토큰(NFT)을 이용해 게임을 개발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새로운 프로젝트로 매일 밤을 지새우고 있다는 그를 3월 초, 서울 삼성동에서 만났다.


게임 하면서 돈 버는 시대를 꿈꾸다

 

“지난해 인공지능, 파이썬 등 다양한 주제로 수업을 열었는데, NFT에 대한 호응이 가장 높았어요. 직감적으로 ‘이 시장은 다르구나’ 생각이 들어 게임을 만들기로 결심했죠.”


이후 이 대표는 NFT 게임 개발에 최적인 사람들을 찾아 나섰다.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던 홍진호 선수, 팟캐스트 ‘과학하고 앉아있네’의 원종우 작가, 웹툰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만화가 등이 모였다. 각자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지만 밤새도록 게임을 해 본 경험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제가 프로그래밍을 담당하고, 원종우 작가가 스토리를 만들고 이종범 만화가가 일러스트를 그리는 식이에요. 홍진호 선수는 실제 플레이를 해 보고 개선할 점을 점검합니다. 확실히 프로게이머의 시각이 다르더라고요.”


이들이 만드는 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다. NFT를 접목해 게임을 하면서 수익을 창출하는 카드 게임이다. 이런 개념을 ‘플레이 투 언(P2E)’이라고 한다. 사용자가 게임을 하며 획득한 재화와 아이템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자산으로 환산된다. 교환과 복제가 불가능해 디지털 자산의 희소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NFT의 특성을 적극 활용한 게임이다.


사실 게임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게임으로 돈을 번다’는 개념 자체가 새롭지는 않다. 프로게이머라는 직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는 게임을 잘하는 사용자가 프로로 데뷔해 돈을 버는 구조였다면, 꼭 프로가 아니더라도 자신의 게임 실력에 따라 수익이 생긴다는 점이 새롭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첫 번째 프로젝트인 ‘메타콩즈’를 공개했다. 메타콩즈는 다양한 모습의 고릴라가 그려진 NFT 카드로, 오픈씨(NFT 거래 플랫폼)에서 거래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 얼떨떨하다”며 “‘유토피아를 꿈꾸는 고릴라’라는 우리가 만든 세계관에 많은 분들이 공감을 해 준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 기세를 몰아 이 대표는 4월 초, 메타콩즈보다 한층 더 복잡한 P2E 게임 ‘실타래’를 공개할 예정이다. 비교적 단순한 일러스트 카드였던 메타콩즈와 달리 실타래는 마치 유희왕 카드처럼 카드에 등급과 속성이 있어 서로 경쟁할 수 있다.


우연이 더해져 완성된 프로그래머의 삶

 

컴퓨터공학을 전공하고, 코딩 교육 회사를 운영하는 데다 이제는 게임 개발이라니. 뼛속까지 ‘이과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좋아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아직도 그의 본가 서재 한편을 빽빽이 채우고 있는 과학동아 사진을 보여 줬다.


“과학동아뿐만 아니라 뉴턴과 까치는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교에 갈 때까지 10년 넘게 구독했어요. 그 중에서도 과학동아는 두툼해 읽는 맛이 있었죠. 한 번에 다 읽지 않고 아껴서 두세 번에 나눠 읽었어요. 과학동아에서 인터뷰 요청 전화를 받고는 ‘내가 성공했구나’ 싶더라고요.”


이 대표의 과학잡지 사랑은 학교에서도 유명했다고 한다. 


“제가 학교에서 과학동아를 퍼뜨리는 역할을 했어요. ‘쟤가 과학동아 봐서 공부를 잘한다’는 소문이 퍼져 친구들도 구독을 시작했었죠.”


하지만 그는 본인이 공부만 하는 학생은 결코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좋아하는 일이 생기면 밤을 새는 한이 있어도 몰두하는 스타일이었다. 그에게는 그게 게임이었다.


“저는 게임을 한다고 성적이 떨어진다든지, 게임이 나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게임을 안 한다고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는 것도 아니거든요.”


그는 이후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다. 과학과 컴퓨터, 게임에 대한 관심이 이어진 걸까. 이 대표는 “경쟁률이 낮았어요”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지금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제가 대학을 지원하던 시절에는 모두 체육관에 모여 지원서를 넣는 방식이었습니다. 접수처 위에는 바로 경쟁률이 떴죠. 사실 물리학과를 가고 싶었는데, 점수가 낮았어요. 그래서 당시 닷컴버블이 붕괴돼 인기가 식은 컴퓨터공학과를 선택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는 컴퓨터공학과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심도 깊은 연구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전문연구요원으로 군대 복무를 대체하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었다며 솔직히 고백했다. 다만 대학원 생활이 너무 맞지 않아 중퇴하고, 게임회사의 부설 연구소로 자리를 옮겨 군복무를 마쳤다. 그는 “게임 인프라를 담당하는 일을 했다”며 “이때의 경험이 현재 게임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P2E 게임 업계 1등이라는 목표를 향해

 

이 대표는 모교인 서울대 학생들에게 특히 더 유명하다. 서울대 강의 평가 프로그램인 ‘스누이브’를 만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는 ‘마스크 알리미’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기도 했다. 공익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그에게 삶의 가치관을 묻자 “저는 큰 계획이 없이 사는데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프로그래머에게는 계획이 큰 의미가 없어요. 컴퓨터 업계는 예측해서 계획을 세워도 눈 감고 찍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변합니다. 프로그래머는 미래를 예측하고 계획하기보다는 빠르게 트렌드를 읽고 적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동안 만들었던 결과물도 같은 맥락으로 만들게 됐어요.”


2013년부터 10년째 운영 중인 멋쟁이사자처럼의 시작도 비슷했다. 비전공자들도 코딩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에서 가볍게 출발했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였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


“예를 들어 건축가들은 건물의 건축 기법을 확인하고 결함을 찾아내는 능력이 있어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보다는 건물에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가 더 중요하잖아요. 프로그래머들끼리만 모여 작업을 하다 보면 어떤 틀 안에 갇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는 역할을 비전공자들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이 대표의 생각은 놀랍게도 적중했다. 현재 코딩은 초등학교 의무교육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널리 확대됐고, IT 기업들은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를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다. 그는 다음 트렌드는 NFT와 블록체인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내의 경우 게임물관리위원회가 NFT 발행이나 P2E 게임에 대해 사행성이라는 이유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 개발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규제로 인해 ‘실타래’도 싱가포르에 기반을 두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한국은 게임 선진국이라는 타이틀을 3~4년 내 싱가포르에 빼앗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전 세계 NFT 시장의 규모는 약 2500억 달러(약 309조 원) 수준으로, 지금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대표는 “NFT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지만 국내 P2E 게임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선두로 나갔던 기업들도 규제에 발목을 잡혀 대부분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돈을 벌 수 있다는 P2E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게임은 재밌어야 한다’는 본질을 놓치지 않는 게임을 개발하고 싶다”며 “전 세계 P2E 시장에서 1등이 돼 보자는 꿈을 가지고 있다”는 포부를 밝혔다. 

글 : 이영애 기자 과학동아 yalee@donga.com

과학동아 2022년 0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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