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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필수경제] 명품, 하루라도 빨리 사야 이득?

┃재화도 급이 있다, 필수재와 사치재

┃사치재의 희소성을 위한 의도적 공급제한

┃루이비통보다 LVMH를 사는 것이 이득?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세계 3대 명품 패션 브랜드입니다. 그런데 이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시도 때도 없이 값을 올리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먼저 사는 사람이 승자’ ‘샤테크(가격이 자주 오르는 샤넬을 재테크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라는 말도 나올 정도입니다. 사람들은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하기 위해, 또는 인기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 매장이 열리기도 전인 새벽부터 줄을 서는 일명 ‘오픈런’을 감행하기도 합니다. 


그 비싼 명품을 이렇게까지 고달프게 구매해야 하나 싶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그만큼 수요가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앗, 지금이라도 당장 사러 가야 할까요?

 

사람마다 필수재는 다르다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해 주는 모든 물건을 재화라고 합니다. 이런 재화는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가가 필요한지 여부에 따라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얻기 위해 대가가 필요한 경우를 경제재,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을 자유재라고 합니다. 공기가 대표적인 자유재죠. 물론 훗날 환경오염으로 맑은 공기가 귀해지고, 공기를 사고파는 상황이 되면 이 또한 더이상 자유재가 아니게 되겠지만요.


수요의 소득 탄력성에 따라 재화를 분류하기도 합니다. 수요의 소득 탄력성이란 수요량의 변화율을 소득의 변화율로 나눈 것입니다. 이 값이 0보다 큰 경우 정상재라고 하는데요(반대는 열등재), 정상재는 다시 필수재와 사치재로 나뉩니다. 수요의 소득 탄력성이 0과 1 사이면 필수재, 1보다 크면 사치재가 되죠. 


소득이 변하면 재화의 수요도 변합니다. 직장인이 월급이 줄어들었을 때 지출을 줄이는 항목이 있는가 하면, 절대 줄일 수 없는 항목이 있을 겁니다. 물, 쌀과 같이 생존에 필요한 물건은 어쩔 수 없이 소비해야 하지만, 반짝반짝 반짝이는 고가의 명품 시계는 없어도 문제가 되지 않죠. (못 사면 조금 불행할 뿐….) 이때 물과 쌀처럼 꼭 필요한 재화를 필수재, (있으면 너무나도 좋겠지만) 반드시 있진 않아도 되는 물건을 사치재라고 합니다. 사치재는 소득 변화 폭보다 더 큰 폭으로 소비가 변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런데 사람마다 소득이 다릅니다. 같은 재화라도 누군가에겐 필수재인 물건이 사치재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열등재인 물건이 어떤 사람에겐 사치재가 될 수 있죠. 그러니 명품 패션 3대장이 누군가에겐 사치재지만, 소득이 높은 사람에겐 필수재, 극단적으로 열등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론상으로는요. 

 

그 물건이 당신에겐 사치재인 이유


더구나 명품의 가격은 몇 년째 꾸준히 오르고 있습니다. 샤넬의 인기 모델 클래식 미디엄 플랩백의 한국 가격을 보겠습니다. 


2008년 270만 원이었던 이 가방이 2017년 598만 원으로 2배 넘게 뛰었습니다. 2018년 628만 원에서 2020년 846만 원으로 34.7%가 올랐군요. 이후 세 차례 더 가격을 인상했고, 지난해 11월에는 1124만 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약 3년 만에 79% 상승입니다. 


가격이 더 비싼 샤넬에 가렸지만 루이비통의 가격 상승세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니 이 브랜드의 제품이 사치재가 되는 경우는 계속해서 많아지겠죠. 심지어 이런 명품은 희소성이 생명이기에 희소성을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공급을 제한하기도 합니다. 


에르메스가 1000만 원이 넘는 가방의 재고를 싸게 팔아서 브랜드 가치를 낮추느니, 그냥 태워버린다는 사실은 유명하죠. 결국 명품 회사들은 슬픈 말이지만 ‘살 사람만 사도록’ 희소성의 가치를 높여 가격을 계속 올릴 겁니다. 이런 이유로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명품 물건을 산 뒤, 이후 되파는 재테크가 가능해지는 것이죠. 


만약 사치재지만 무리해서라도 산다면 말리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갖고 싶어서가 아니라 재테크 수단으로 명품 구매를 고려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다른 방법을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프랑스 최대 명품 회사인 LVMH는 루이비통과 디올, 겐조, 그리고 주류인 모엣샹동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LVMH의 주가를 확인해 보시죠. 5년 전인 2017년에 비해 올해 2월 4일까지 285%가량 올랐습니다. 명품보다 회사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게 이득 아닐까요. (필자 개인적인 견해로 과학동아와는 상관없습니다. 투자는 철저히 본인에게 책임이 있습니다.) 

글 : 조혜인 기자 과학동아 heynism@donga.com

과학동아 2022년 0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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