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일은 파이어니어 10호가 발사된지 25년이 되는 날이다. 지금 파이어니어 10호는 지구에서부터 1백억km 정도 멀리 있다. 빛의 속도로 9시간 넘게 달려가야 하고, 지구를 30만바퀴쯤 돈 거리다.
파이어니어 10호는 1972년 발사돼 73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목성을 근접비행하는 개가를 올렸고 태양계를 최초로 빠져나간 우주선이었다. 2백50kg 남짓의 이 자그마한 우주선은 인류 우주 진출의 최전선에서 목성 사진을 비롯해 우리가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수많은 우주 정보들을 보내왔다.
그러나 이제 파이어니어 10호는 인류의 꿈을 담은채 우주 저편으로 사라지게 된다. 미항공우주국에서는 더 이상 파이어니어10호와 교신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8W짜리 송신기로 보내오는 정보가 지구에서 도달하면 1조분의 1W밖에 안돼 정보량이 매우 미약한데다, 정보의 가치에 비해 교신하는데 드는 비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