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동아의 10월, 즉 11월호 마감은 항상 노벨상으로 들뜨는 시간입니다. 10월 초에 수상자가 발표되니 자주 연휴와 겹치고(작년에 저는 제주도 자전거 일주를 하다가 해변에서 물리학상 기사를 썼죠), 시간이 별로 없어 급하게 취재해야 합니다. 동시에 이번에는 어떤 연구가 노벨상의 영예를 얻을까, 혹시나 한국인 과학자의 이름이 불리지는 않을까 기대하게 되거든요. 발표 생방송을 함께 기다리면서 편집부 사람들은 노벨상 연구로 내기를 하기도 합니다. 이번 내기의 시작은 김미래 기자였습니다.
“제가 노벨상 태몽(?)을 꿨는데요. 양자 홀 효과가 물리학상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이 충격 발언에 편집부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도대체 노벨상 태몽이 어떤 개념적 전회냐는 철학적 사유부터, 작년에도 양자물리학 분야에서 물리학상이 나왔으니 올해는 아닐 것이라는 현실적 의견, 양자물리학으로 쓰기 어려울 텐데 물리학상 담당 기자 잘해보라는 나 몰라라 발언까지 쏟아졌죠. 그런데 이게 웬걸, 10월 6일 발표된 노벨 물리학상은 중성미자 연구자에게 돌아간 게 아니겠습니까?
광유전학, 중성미자, 거울상 분자. 2026년 노벨상 수상 연구들은 과학동아에서도 여러 번 소개한 적 있습니다. 특히 중성미자는 바로 지난 달, 10월호에 해외 취재 기사로 소개하기도 했고요. 비록 제 예측은 다 틀렸지만, 이렇게 친근한 주제들을 보고 있자니 올해 노벨상이 기분 좋은 배반처럼 다가오더라고요.
어렵지만 신기한 이 주제들과, 과학에 관한 열정으로 끓어오르는 독자 여러분 사이에 다리를 놓는 것이 과학동아의 할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10월 초, 김태희 기자는 과학동아 독자들과 함께 아라온호를 직접 찾아가는 랩투어를 기획했습니다. WISET과 극지연구소와 함께, 1년에 겨우 한 달 여를 들어오는 쇄빙연구선을 볼 흔치 않은 기회였죠.
앞으로도 여러분과 직접 만날 기회를 삼삼오오 만들고자 합니다. 당장 11월호 63쪽을 펴시면, 저희가 다음으로 준비하는 랩투어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강원도 정선의 예미랩에서 중성미자 연구자가 직접 중성미자와 노벨상에 관해 소개하는 시간입니다. 지하 1km 밑에서 우주의 신비에 관해 들을 수 있다면 얼마나 설렐까요!
아라온호에서, 예미랩에서 이야기를 들었던 독자분 중에 누군가가 미래 노벨상의 주인공이 되길 소망하며, 저희는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