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은 단단하고 강하지만, 밀도가 커 물에 가라앉기 때문에 수중에서 자유롭게 사용하기 까다로운 재료다. 이러한 금속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마 키안 호주 로열멜버른공대 적층제조센터 연구원팀이 물에 뜨면서도 강한 ‘금속-고분자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메타물질은 자연에선 존재하지 않던 특성을 갖도록 인위적으로 만든 물질이다. 메타물질은 주로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을 섞어 복합 재료로 만들어지며 항공우주, 의료 기기, 군사 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루 활용된다. 광학 현상을 이용해 몸에 두르면 ‘투명 인간’을 만드는 투명 망토도 메타물질을 적용한 사례다.
연구팀은 물에 뜨는 금속 부표를 만들고자 금속 메타물질을 만드는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이들은 타이타늄과 알루미늄, 바나듐이 섞인 ‘Ti-6Al-4V’ 합금을 재료로 썼다. 이 합금은 가벼우면서도 강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후 합금으로 속이 빈 격자 구조를 3D 프린팅해 만들었다. 속이 빈 격자 구조는 금속을 빽빽하게 채운 구조보다 가벼우면서도 격자가 힘을 분산해 구조적으로 강도를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마지막으로 만들어진 빈 금속 격자 내부를 폴리우레탄폼(PU)으로 채웠다. 혹여나 있을 손상에도 합금 안으로 물이 들어와 가라앉지 않도록 폴리우레탄폼을 채운 것이다. 그 결과 금속-고분자 메타물질인 ‘Ti-6Al-4V+PU’가 만들어졌다. 금속의 밀도는 물보다 높지만, 구조 내부에 빈 공간과 폴리우레탄폼을 넣어 전체 평균 밀도를 물보다 낮게 조절했다. 이렇게 해서 메타물질이 물에 쉽게 뜨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만든 금속-고분자 메타물질 구조의 평균 밀도는 1g당 0.27~0.32cm3였다. 이는 4°C일 때 물의 평균 밀도인 1g당 1cm3보다 낮은 수치였다. 연구팀은 실제 상황에서도 부력이 충분히 확보되는지 판단하기 위해 내구성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속이 빈 금속 격자는 파괴돼 물이 안쪽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곧 가라앉지만, 폴리우레탄폼을 채운 구조는 물 위에 계속 떠 있을 수 있었다. 연구팀은 금속-고분자 메타물질이 장기간 부력을 유지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금속-고분자 메타물질을 두 달 동안 물에 담가놓았다. 그럼에도 이 물질은 부력을 유지했다.
금속-고분자 메타물질은 강도에서도 빛을 발했다. 연구팀이 압축 실험을 한 결과, 구조를 눌렀을 때 원래 모양으로 돌아오지 않고 변형되기 시작하는 힘인 항복 강도가 10.3MPa(메가파스칼·1MPa는 100만 Pa)였다. 이는 같은 밀도를 기준으로 한 폴리에틸렌의 약 1.9배 강하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기존 금속이 지닌 약점인 비중을 폴리우레탄폼과 격자 구조라는 돌파구로 해결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는 8월 28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doi: 10.1002/adma.746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