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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기사] 종량제 쓰레기 봉투부터 비행기까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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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레기봉투(종량제) 미리 구매해 놔라. 이란 전쟁이 길어지면 구매가 힘들 수도 있대.” 3월 25일, 밤 11시 경 기자가 모친에게 받은 메시지입니다. 왜 이란과 중동에서 벌어지는 전쟁 때문에 우리는 쓰레기봉투 구매를 걱정하고 있을까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치는 영향을 과학의 시선으로 정리했습니다.

     

    2026년 2월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전역의 도시와 주요 시설을 기습 공습해 전쟁이 발발했습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국 동맹국을 공격하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이란은 남부의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서쪽의 페르시아만과 동쪽의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상 통로입니다. 해협의 북쪽은 이란, 남쪽은 오만과 접해 있죠. 무엇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곳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요 산유국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이곳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서 전 세계로 수출됩니다. 


    가장 좁은 구간은 약 30~40km 폭으로, 실제로 선박이 다니는 항로는 그보다 훨씬 좁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항로가 지리적으로 이란 연안에 매우 가깝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호르무즈 해협은 법적으로는 국제해협이라 통과 통항권(transit passage)이 보장되지만, 군사적으로는 이란 해안에서 수십 km 이내에 있는 ‘사정거리 안’이라 이란 군대가 항로를 지나는 배들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또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봉쇄하지 않더라도 위협하며 통제하는 것만으로도 선박의 보험료가 오르고, 항로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이 발생하며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죠.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 수출되는 원유가 전 세계 물동량의 20% 수준이지만,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그 이상입니다. 이는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약 70%가 중동에서 생산된 것이며, 대부분의 물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한국은 단순히 원유를 수입해 소비하는 국가가 아니라, 원유를 가공해 수출하는 국가입니다. 한국은 정유와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한 나라죠. 정유란 원유를 휘발유나, 경유 등 우리가 직접 사용하는 제품 형태로 가공하는 것이며, 석유화학은 원유에서 추출한 나프타를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으로 가공해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섬유 등으로 전환하는 산업입니다. “한국은 2025년 기준으로 약 1억 4000만t(톤)의 원유를 수입했는데, 정제한 제품의 약 50%를 다시 수출했어요.” 4월 3일 한국화학연구원에서 만난 이윤조 화학공정연구본부 책임연구원이 설명했습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이란의 전쟁이 길어져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봉쇄된 상태로 이어진다면 단순히 기름값이 오르는 게 아니라, 국내의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 전반이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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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은 2026년 2월 말 군사적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제한하며 사실상 해역을 통제해 왔다. 미국은 4월 10일(미 동부시간) 휴전 협상이 무산되자,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연안 해역에서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겠다며 이른바 ‘역봉쇄’ 방침을 내세우고 있다. 사진은 군함 편대의 모습.

     

    이슈 1
    항공유 가격 폭등, 비행기 날지 못할까?

     

    베트남 항공사의 운항이 취소됐다던데 한국은?


    항공유 부족으로 일부 국가에서 항공편이 취소되는 사례는 실제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베트남 저비용항공사(LCC) 비엣젯항공은 3월 23일 자사 홈페이지에서 “전쟁의 장기화로 유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어 감당하기 어려운 원가 추가 부담은 물론 베트남 내 제트유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천에서 출발해 나트랑, 다낭, 푸꾸옥 등으로 향하는 비행편을 대거 취소했습니다. 


    베트남은 항공유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그중 약 60%를 중국과 태국에서 들여옵니다. 그런데 두 나라가 자국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을 전면 중단하면서 빠르게 타격을 입었습니다. 항공유 사용 총량의 약 30%를 수입에 의존하는 유럽에서도 일부 항공사가 운항 노선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에너지 및 원자재 시장 분석 기관인 아거스는 4월 11일 유럽 주요국들의 항공유 재고가 포르투갈은 4개월, 헝가리 5개월, 덴마크 6개월, 이탈리아와 독일은 7개월, 프랑스 8개월 수준이라고 분석했죠. 


    다만 이런 현상은 전 세계가 동일하게 겪는 문제가 아니라, 국가별 산업 구조에 따라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의 경우 항공유를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정유 산업이 발달해 있습니다. 항공유를 대량 생산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 부분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 연구원은 “원유 수입이 일부 줄어들더라도 수출 물량을 줄이면 일정 기간은 국내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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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 및 에너지 데이터 분석기업인 S&P글로벌에 따르면 아시아 지역 항공유 가격은 4월 6일 기준 갤런당 약 5.47달러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전쟁 이전 대비 약 145% 상승했다. 사진은 비행기에 항공유를 급유하고 있는 모습. 


    자동차는 문제없이 다니는데, 왜 비행기부터 멈춰?


    비행기에 사용하는 항공유는 다른 차량에 쓰는 연료보다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만족해야 하는 특수 연료입니다. 문제는 이 기준을 만족하는 연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항공유는 원유를 정제해 얻은 등유 계열 연료를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한 정제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탈황이나 수소화 처리 같은 추가 공정을 거쳐 불순물을 제거하고, 연료의 성질을 정밀하게 조정합니다. 이는 엔진 손상을 막고 안정적인 연소를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저온에서도 성능을 유지하는 능력입니다.

    비행기는 고도 10km 이상의 영하 40℃ 이하 환경을 지나기 때문에, 연료가 얼거나 흐르지 않으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제 과정에서 분자 구조를 조정하고 왁스 성분을 줄여, 낮은 온도에서도 연료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만듭니다. 


    즉 항공유는 비행기의 저온 환경과 안전 문제를 위해 충족해야 하는 규격이 명확하기 때문에 다른 연료로 대체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공급이 흔들리거나 가격이 급등해 적합한 연료를 확보하기 어려워지면, 운항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거죠.

     

    석유화학의 핵심, 분별 증류

    가벼운 것부터 무거운 것까지 다양한 유기화합물이 섞인 원유는 분별 증류를 거쳐 여러 제품으로 바뀐다. 원유를 가열하면 먼저 20~30℃ 부근에서 기체 상태로 LPG가 나오고, 약 40~200℃ 구간에서는 휘발유와 나프타가 분리된다. 이어서 더 높은 온도에서 등유, 경유, 중유와 윤활유 성분이 차례로 나온다. 가장 무거운 잔여물은 아스팔트나 석유화학 원료로 사용된다.

     


    SAF가 기존 항공유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나?


    최근 활발히 연구되는 지속가능 항공유(SAF)는 폐식용유, 동물성 지방, 농업 부산물, 또는 이산화탄소와 수소를 이용해 만드는 합성연료 등 다양한 원료와 방식으로 생산됩니다. 원유로 만드는 게 아니니 지금 상황에서 귀하게 활용될 것 같습니다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SAF는 현재 구조에서는 기존 항공유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이 연구원은 고개를 젓는 이유는 SAF를 만드는 원료·공정·물량에 세 가지 한계가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SAF를 만드는 방법에는 대표적으로는 폐식용유를 수소 처리해 만드는 HEFA 공정, 바이오매스를 가스화해 합성하는 FT 공정, 에탄올을 전환하는 ATJ 공정 등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방식이 기존 원유 기반 정유 공정보다 훨씬 복잡하고, 투입해야 하는 에너지와 수소의 양도 많다는 점입니다. 


    원료 단계에서도 한계가 명확합니다. 폐식용유나 동물성 지방은 전 세계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양 자체가 제한적이고, 바이오 원료는 옥수수나 사탕수수처럼 농작물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연료 생산이 늘어나면 식량 생산에 쓰일 땅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깁니다. 합성연료는 이론적으로 무한히 만들 수 있지만, 대량의 재생에너지와 수소가 필요해 현재 비용이 매우 비쌉니다. 


    물량 문제도 큽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05년 9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항공 산업이 사용하는 연료 규모는 연간 약 3억t 수준인데, 2025년 SAF 생산량은 약 190만t에 불과합니다. 약 0.6% 수준이죠. SAF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료 공급과 에너지 인프라가 동시에 확장돼야 합니다. 


    또 하나 중요한 제약은 사용 방식입니다. 현재 SAF는 대부분 기존 항공유와 섞어 쓰는 ‘블렌딩’ 형태로 사용됩니다. 국제 규격에 맞는 연료 특성을 유지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현재 IATA는 SAF의 블렌딩 비율을 최대 50%까지 인증했습니다. 때문에 이 연구원은 “SAF의 생산량이 늘어남에 따라 혼합 비중이 점점 늘어날 수는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완전히 항공유를 대체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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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석유화학 공장의 모습. 한국은 원유를 가공해 수출하는 국가로 정유 및 석유화학 산업이 발달했다.


    이슈 2
    쓰레기봉투 대란, 문제는 봉투가 아니라 ‘나프타’


    쓰레기 종량제 봉투 구매 제한 얘기는 뭐야?


    이 연구원은 쓰레기 종량제 봉투 품귀 현상을 ‘해프닝’이라 표현했습니다. 종량제 봉투가 시중에 판매되는 양보다, 일시적으로 구매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란 것입니다. 다만 전쟁이 장기화되고 전쟁으로 원유 생산 시설이 파괴되면 원유 수입이 차질을 빚어 장기적으로 플라스틱 원료 공급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는 원유로부터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든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원유 수입이 영향을 미치는 제품은 뭐가 있어?


    원유는 다양한 제품의 재료가 되는 ‘혼합 원료’입니다. 정유공장에서 원유를 약 300~350℃ 이상으로 가열한 후 증류탑에 넣고 분리하면, 끓는점 차이에 따라 성분이 분리되는데 이를 ‘분별 증류’라고 합니다. 가벼운 성분일수록 낮은 온도에서 기화해 위쪽으로 올라가고, 무거운 성분일수록 아래쪽에 남는 방식입니다. 원유라는 하나의 재료에서 LPG 가스부터 도로 포장재까지,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거의 모든 석유화학 제품이 동시에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심지어 원유에서는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핵심 원료인 나프타가 나옵니다. 나프타는 분별증류의 약 40~200℃ 구간에서 얻어지며, 나프타를 800℃ 이상의 고온에서 열분해하면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다이엔 같은 기초 화학물질이 만들어집니다. 이 물질들은 다시 중합과 축합 반응 등을 거쳐 플라스틱, 합성 섬유, 고무, 세제, 화장품, 의약품 원료 등으로 이어집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비닐봉지, 페트병, 옷, 전자제품 부품 대부분이 이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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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3월 30일, 서울 이마트 은평점에 종량제 봉투 구매 제한 안내문이 붙어 있다. 4월 1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종량제 봉투 판매 제한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같은 날 청와대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구매 수량을 제한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나프타가 석유화학의 쌀이면, 이를 대체할 ‘보리’는 없어?


    “일부 석유화학 공정에서는 나프타 대신 에테인이나 프로페인 같은 천연가스 기반 원료를 사용하지만 나프타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이 연구원의 설명입니다. “미국처럼 셰일가스가 풍부한 지역에서는 에테인으로 에틸렌을 생산하는 방식이 비용 면에서 유리할 수 있지만, 한국은 대체 원료를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죠.” 


    역시 원료 수입 과정 때문입니다. 기체 상태인 천연가스는 운송을 위해 액화(LNG·LPG) 과정을 거쳐야 하고, 사용할 때는 다시 기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추가적인 에너지와 설비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원료 자체가 싸더라도 전체 비용은 저렴하지 않습니다. 또한 에탄 기반 공정은 주로 에틸렌 생산에 집중돼 있어, 나프타처럼 다양한 화학 원료를 동시에 만들어내기 어렵습니다. 


    바이오 원료도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항공유와 마찬가지로 생산량이 제한적이고 비용이 높아 나프타 공정 전체를 대체하기 힘듭니다. 결국 나프타는 가격뿐 아니라 공급의 안정성과 활용 범위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원료입니다. 이를 대체할 ‘보리’는 없는 거죠.


    원유에서 나프타를 추가로 만들어낼 수는 없어?


    일정 부분은 가능합니다. 석유화학단지에 있는 ‘고도화 시설’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낮은 중질유나 잔사유(원유를 증류하고 남은 찌꺼기 기름)를 분해해 나프타나 휘발유 같은 더 값비싼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열분해나 수소화 분해 같은 공정을 통해 긴 탄화수소 사슬을 잘라, 더 가벼운 성분으로 바꾸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나프타를 무한정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연구원은 “원유 자체가 하나의 혼합물이라, 처음부터 포함된 성분의 비율이 있고, 고도화 시설도 설비 용량과 공정 효율의 한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분해 과정에는 추가적인 에너지와 수소가 필요해 비용 부담도 커집니다. 따라서 원유 수입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는, 고도화 시설로 일부를 보완할 수는 있지만 전체 부족분을 메울 정도로 생산량을 끌어올리는 것은 어렵습니다.

     

    이슈 3
    중동 전쟁이 석유 말고 밥상 물가도 올린다?


    식재료를 수입하는 게 아닌데 밥상 물가가 오른다고?


    뜬금없지만 옥수수, 밀, 쌀 등 전 세계 사람들의 주식이 되는 곡물 생산이 위협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농업(agriculture)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단어인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란 단어를 최근 많이 접하셨을 겁니다. 바로 비료 때문입니다. 지난 3월 2일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유가뿐 아니라 세계 식량 생산에도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다”고 보도했죠.


    곡물 비료의 핵심 원료는 질소입니다. 박혜진 국립농업과학원 토양물환경과 연구사는 “질소는 작물이 자라는 데 꼭 필요한 ‘밥’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습니다. 질소는 식물 몸속에서 잎과 줄기를 키우고, 광합성의 핵심인 엽록소와 생명활동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재료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질소가 부족하면 잎이 노랗게 변하고, 줄기가 가늘어지며, 낟알이 제대로 차지 못해 생산량이 감소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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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전세계 먹거리 생산까지 위협하고 있다. 전쟁의 비극은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질소 비료랑 호르무즈 해협은 무슨 관계인데?


    “질소 비료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요소예요.” 박 연구사가 말했습니다. 요소 비료는 질소 함량이 46%로 높고 사용이 편리해 가장 널리 쓰이죠. 한국은 비료용 요소 수입의 43.7%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고 그중 38.4%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박 연구사는 “2026년 4월 9일 기준 중동 지역의 요소 수출 가격은 1t당 815달러로 전년 대비 209.5%로 급등했다”고 말했습니다. 거기다 질소 비료는 생산 과정에서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사용하는데, 미국 에너지정보청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전 세계 LNG 해상 무역 중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합니다. 원유·천연가스 가격과 해상 운임, 보험료 또한 올라 비료를 만드는 비용과 운반하는 비용도 상승했죠. 


    질소 말고 다른 비료로 대체할 수는 없어?


    나프타처럼 ‘일부’만 대체할 수 있습니다. 박 연구사는 “대표적인 방법인 가축분뇨 퇴액비와 풋거름작물을 활용하는 것”이라 설명했습니다. 한국에서 발생하는 가축분뇨 퇴비나 액비에도 질소, 인산, 칼리 등 식물에 필요한 양분이 1~2% 내외로 들어 있어, 이를 밑거름으로 활용하면 질소 비료 사용량을 약 30%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가축분뇨 속 질소의 상당 부분은 유기물과 결합한 상태로 존재해 미생물 분해 과정을 거쳐야 작물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분해 속도는 온도와 수분 조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작물이 필요한 시점에 맞춰 양분을 정확하게 공급하기 어렵습니다. 


    식물이 푸른 상태일 때 토양에 직접 갈아 넣어 비료 성분을 공급하는 식물성 자원인 풋거름작물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풋거름작물도 재배 시기 등에 따라 적용성이 다를 수 있어, 현장 여건을 고려한 활용이 필요합니다. 


    “비료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호르무즈 사태의 대응입니다.” 박 연구사는 “작물별 표준사용량에 따라 비료를 사용하면 질소비료 사용량을 약 15.6%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생활 속 불편은 전쟁이라는 커다란 비극 앞에서는 사소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여파가 일상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전쟁의 단면으로 이해할 수 있죠. 모쪼록 모든 전쟁이 조속히 끝나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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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년 5월 과학동아 정보

    • 김태희
    • 디자인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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