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이 얼마나 다채로운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지 당신은 아는가. 그곳엔 무채색의 어둠으로만 보이는 심연 곳곳에 피어난 장미 같은 성운이, 챙 넓은 모자처럼 생긴 은하가, 눈 시리게 빛나는 성단이 모여 있다. 이 우주적 아름다움을 찾기 위해 밤새 추위와 싸우며, 모기를 쫓으며, 망원경을 붙드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노력이 담긴 제34회 천체사진공모전의 작품들을 만나봤다.

1. Crimson Inferno of the Horsehead ㅣ 심우주 부문 은상ㅣ 박용찬
오리온자리의 ‘말머리성운’은 천체사진공모전의 단골손님이다. 그만큼 작가의 개성과 실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천체이기도 하다. 작가는 말머리성운을 지옥의 화염에 휩싸인 듯한 독특한 색채로 담아냈다.

2. 우주를 밝히는 촛불 ㅣ 심우주 부문 은상 ㅣ 김강우
도마뱀자리의 희미한 분자운인 ‘LBN 420’은 특유의 길쭉한 모습으로 ‘갈릴레오의 손가락’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작가는 LBN 420 끝부분의 밝은 빛에서 촛불을 떠올렸다. 당신의 눈에는 어떻게 보이는지?

장미의 심장, 황금빛 물결의 파동 ㅣ 대상 ㅣ 김슬우
외뿔소자리 ‘장미 성운’의 중심에는 막 태어나 강한 별빛을 뿜어내는 어린 별들이 모여있다. 작가는 꽃 중심의 어린 별이 장미 성운의 가스 구름과 충돌하며 만드는 역동적 흐름을 포착했다.

1. 대한민국 하늘 위 우주쇼 ㅣ 지구와 우주 부문 금상 ㅣ 최상헌
서울의 랜드마크인 롯데타워 위로 개기월식이 진행된다. 밝은 도시에서 천체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작가는 건물, 차량, 월출과 개기월식이 진행 중인 달의 모습을 각각 촬영하고 쌓아 편집했다.

2. 우주를 향하여 ㅣ 지구와 우주 부문 은상 ㅣ 정흔
밤하늘로 사라지는 길고 긴 불꽃은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의 4차 발사 장면이다. 4분 동안의 장노출로 누리호의 궤적은 물론, 오리온자리가 떠 있는 밤하늘까지 한 화면에 담았다.

3. 하룻밤에 겹친 우주 ㅣ 지구와 우주 부문 동상 ㅣ 김형진
뉴질랜드 퀸스타운의 밤, 은하수, 붉은 오로라, 지구로 떨어지는 별똥별이 한 화면에 담겼다. 특성이 달라 기술적으로 한 화면에 담기 어려운 세 현상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 독특한 사진.

1. 극대기의 태양 ㅣ 태양계 부문 은상 ㅣ 김성수
때로 천체 사진은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천체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홍염의 활동이 가장 활발한 극대기의 태양을 포착한 사진. 엄청난 홍염과 태양 표면에서 보이는 필라멘트 구조가 인상적이다.

2. 10년간 토성의 고리 변화 ㅣ 태양계 부문 금상 ㅣ 김도익
토성이 태양을 공전할 때, 그 위치에 따라 지구에서 보이는 고리의 각도가 변한다. 작가는 무려 10년 동안 전국에서 토성을 촬영해 고리의 변화를 담아냈다. 천체의 아름다움과 작가의 장인 정신이 동시에 느껴진다.

3. 영원과 찰나 ㅣ 태양계 부문 동상 ㅣ 최종원
태양에 같은 크기의 비행기가 쏙 들어갔다. 작가는 이 사진을 찍기 위해 날짜와 시간은 물론 장소까지 섬세히 검토해 촬영했다.

우주에서 온 외로운 손님 ㅣ 지구와 우주 부문 은상 ㅣ 강지수
2024년 10월 지구를 스쳐 지나간 쯔진산-아틀라스 혜성을 담아냈다. 물조차 흐르지 않는 정적인 풍경 속, 떠나는 혜성을 바라보는 인간의 뒷모습 또한 고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