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곁에서 숨 쉬는 자연. 그런데 가까이 있다고 해서 그 모습을 온전히 아는 것은 아니다. 때로 자연은 오랜 기다림과 노력,
우연이 겹친 순간 다른 얼굴을 드러낸다. 2025년 11월 15일, ‘네이처 인포커스 사진상 2025’의 수상작 57점이 발표됐다. 수상작에는 익숙한 풍경부터 좀처럼 포착하기 어려운 장면까지 다양한 자연의 결이 담겼다. 그중 자연이 잠시 내어준 찰나를 소개한다.

1. 여왕의 무리 ㅣ Gokul D
인도 코다구, 서고츠산맥의 암컷 나무개구리 한 마리를 여러 수컷이 둘러싸고 있다. 다수가 동시에 짝짓기하는 번식 전략은 유전적 다양성을 넓혀 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인다. 치열한 경쟁과 본능이 한 장면에 응축됐다.

2. 폐허에서 ㅣ Sergey Bystritsky
조지아 카헤티, 옛 소련의 공군 비행장은 이제 곡물 저장소로 쓰이고 있다. 설치류가 번성한 이곳에 가면올빼미가 자리 잡고, 관박쥐는 하늘을 가로지른다. 인간의 흔적 위에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된다.

1. 가장 드문 존재 ㅣ Sergey Gorshkov
러시아의 ‘표범의 땅’ 국립공원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아무르표범이 잠시 나타났다가 이내 사라진다. 아쉬움을 밀어낼 만큼 강렬한 만남이다.

2. 호기심 많은 여섯 ㅣ Amit Eshel
몽골 동부 스텝 지역, 어린 마눌(팔라스고양이) 여섯 마리가 바위틈 은신처에서 나와 주변을 살핀다. 경계와 호기심이 교차하는 시선이 카메라에 담겼다. 어미의 보호 아래 성장하는 시간을 엿볼 수 있다.

3. 밤의 활공 ㅣ Philippe Ricordel
일본 홋카이도. 야행성인 일본하늘다람쥐는 새벽이나 해 질 녘에 가장 활발히 움직인다. 작고 빠른 탓에 사진으로는 담기 어렵지만, 활공을 앞둔 찰나가 선명하게 포착됐다.

1. 벌집의 수호자들 ㅣ Rithved Girishkumar
인도 케랄라, 침이 없는 무침벌이 벌집 입구를 지키고 있다. 밀랍과 진흙 등으로 정교하게 쌓아 올린 구조 속에서 작은 생물이 살아가는 세계가 섬세하게 드러난다.

2. 꽃가루를 옮기는 포식자 ㅣ Debapratim Saha
인도 서벵골의 북부나무두더지를 담은 사진. 북부나무두더지는 육식성이지만 꽃의 꿀도 간혹 마신다. 이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수분을 도우며 생태계에 기여한다.

3. 한낮의 사냥 ㅣ Kashyap Naresh Raval
인도 카르나타카의 물가에서 닷거미속의 거미가 물고기를 사냥 중이다. 크기와 종의 경계를 넘은 사냥. 예측을 벗어난 생존의 방식을 보여준다.

모래 속으로 ㅣ Zhayynn James
인도 라자스탄의 타르 사막에서 도마뱀이 뜨거운 열기를 피하고자 모래를 차며 앞으로 나아간다. 외딴 관목과 그 위로 펼쳐진 구름. 생물이 견뎌야 할 환경이 함께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