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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한국인의 과학자본 현주소, 미싱 링크를 찾아 미래 40년을 묻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과학기술 인재를 많이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과학기술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이 인정받는다고 여기고, 과학기술 분야의 진로를 선택해야 한다. 루이스 아처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대 교수는 이를 위해 사회의 ‘과학자본’을 키워야 한다고 말한다. 과학자본은 개인이 살아가면서 쌓은 과학과 관련된 지식, 태도, 경험, 그리고 관계의 총합이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과학자본을 뜯어보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짚어봤다.

 

편집자 주
과학동아 40주년 특별연재 ‘과학자본’은 세계의 현장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AI 시대를 헤쳐갈 무기, 과학자본의 축적법을 살펴봅니다. 마지막 화는 한국 과학자본의 현주소 이야기입니다.

 

▲서울시립과학관
과학동아의 역대 표지를 통해 과학자본이 어떻게 축적돼 왔는지를 보여준 전시 ‘미래를 보는 창, 과학’. 2024년 7월부터 10월까지 서울시립과학관에서 열렸다.

 

과학자본은 과학에 대한 지식, 태도, 경험, 관계 네 가지 요소의 총합이다.

 

‘Science is for me’란 표현을 그 맥락을 살리며 한국어로 번역하기란 어렵다. 직역하면 ‘과학은 나를 위한 것’이란 표현이 되지만, 맥락을 살리자면 ‘나는 과학과 친하다’고 번역하는 편이 낫다. 이 표현은 영국에서 ‘과학자본’이란 개념을 설명할 때 자주 활용한다. 과학자본은 개인이 쌓은 과학 ‘지식’, 과학을 바라보는 ‘태도’, 과학과 관련된 ‘경험’, 그리고 과학과 관련된 인간‘관계’의 총합이다.


과학자본을 잘 쌓은 사람에게 과학은 몸에 밴 습관이다. 과학지식을 일상에 활용하는 것이 익숙하다. 과학은 당연히 세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박물관에 가거나, 과학 유튜브 채널을 보는 게 어색하지 않다. 친구, 가족과의 대화에서 유성우가 떨어질 거라던가, 인공지능(AI)의 발전이 무섭다는 등 과학과 관련된 화제가 자연스레 나온다. 


과학자본이란 개념이 출발한 영국은 현재 사회 구성원, 특히 청소년들의 과학자본을 쌓는 데 몰두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과학자본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기획하고 운영한다. 과학자본을 잘 쌓은 사회에서 과학기술 인재가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과학과 친하면, 과학을 업으로 삼는다는 상상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기에 그렇다.


관련 연구 결과도 있다. 과학자본이란 개념을 창시한 루이스 아처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대 교수팀은 2009년부터 과학자본이 사회 구성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는 ‘ASPIRES(아스파이어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발표된 ‘ASPIRES 3’ 메인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계 진로를 선택하는 청년들은 곧 수학·과학 분야의 재능이 많은 이들이라는 사회적 통념은 틀렸다. 그보다는 청년들의 정체성이 과학에 뿌리를 두는지가 더 중요한 요소였다. 과학자본이 풍부한 청년들이 과학기술 분야의 진로를 선택했다.

 

과학동아 독자의 과학자본은 ‘최상위권’


과학동아를 펼친 당신은 어떤가. 당신은 과학이 좋고, 궁금하거나, 과학이 당신의 미래를 만들어 줄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 잡지를 읽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당신의 과학자본은 잘 쌓여 있을 것이다. 


이 가설을 검증해보기 위해 과학동아는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국인의 과학자본을 살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문항 구성 및 분석에는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도움을 줬다. 임 교수는 2024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의뢰를 받아 ‘2024 과학기술문화 사회조사연구’를 수행했다. 이 연구의 일환으로 과학기술 국민인식도를 조사하기 위해 임 교수는 과학자본 지수를 도입했다. ‘가족, 친구 또는 동료와 과학에 관련된 이야기를 얼마나 자주 하시나요?’ ‘귀하는 과학 관련 직업에 종사하거나, 과학 과목을 공부하고 계십니까?’ 등 과학자본의 네 가지 축(지식, 태도, 경험, 관계)의 축적 정도를 묻는 질문 12개를 넣어 분석했다. 


2024년 과학기술 국민인식도 조사 대상은 전국 14~69세 남녀 1만 명이었다. 일반 국민의 과학자본 수준을 ‘평균치’로 그려낸 조사였다. 과학동아는 한 걸음 더 들어가 과학동아 독자와 과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처럼 과학자본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집단이 실제 과학자본을 어떻게 쌓아가는지 알아보고자 했다. 특히나 과학동아 독자들의 과학자본 축적 양상이 2024년 과학기술 국민인식도 조사 대상들과 어떻게 다른지 살피기 위해서, 과학자본 국민인식도 조사 당시에 활용한 12개 질문을 그대로 차용해 넣었다.


설문조사는 ‘나의 과학 캐릭터 뽑기’란 제목으로 진행됐다. 설문조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서, 참여자의 과학자본 축적 양상에 어울리는 과학자를 소개하도록 설문조사를 구성했다. 지식, 태도, 실천, 관계란 네 가지 축으로 봤을 때, 어떤 이는 지식도, 태도도, 실천도, 관계도 잘 쌓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지식과 태도는 유난히 잘 쌓았는데, 상대적으로 실천과 관계는 잘 쌓지 못했을 수 있다. 이런 차이를 보고자 했다. 설문조사는 과학동아 11월호 잡지에 소개하고, 과학동아 구독자를 대상으로 문자를 발송했으며, 과학동아 소셜미디어 플랫폼(인스타그램, X)을 통해 홍보했다.


네 가지 축을 기준으로 설문조사 참가자의 과학자본 축적 양상을 구분하려면, 각 부문을 묻는 질문의 수가 같아야 했다. 과학동아는 2024년 과학기술 국민인식도 조사 문항을 과학자본의 네 가지 축을 기준으로 분류했다. 그랬더니 ‘지식’을 측정하는 질문이 3문항, ‘태도’에 해당하는 질문이 4문항, ‘실천’에 해당하는 질문이 3문항, ‘관계’에 해당하는 질문이 2문항이었다. 


이에 과학동아는 문 교수의 자문을 받아 ‘지식’을 측정하는 2문항, ‘태도’를 측정하는 1문항, ‘실천’을 측정하는 2문항, ‘관계’를 측정하는 3문항을 추가했다. 이로써 네 가지 축 각각을 측정하는 질문이 각각 5가지, 총 20가지가 됐다. 여기에 더해 설문조사 참가자의 나이, 성별, 계열(이과, 문과, 예체능)을 물었고, 과학 미디어 리터러시를 묻는 문항도 추가했다. 


임 교수는 이같은 설문 문항 설계에 대해 “과학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는 일종의 특수 표본을 대상으로 한 흥미로운 조사”라고 말했다. 다만 “과학동아 독자들과 과학에 관심 있는 이들이 설문조사에 자발적으로 참가했을 것이라, 표본의 대표성과 관련한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과학동아에서 추가한 과학자본의 하위 영역을 측정한 질문이 학술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한계로 들었다. 따라서, 본 설문조사 결과는 연구기관에서 엄밀히 설계한 설문조사는 아니나, 과학을 사랑하는 이들의 과학자본 축적 양상을 살펴본 탐색적 조사라고 봐야 할 것이다.  


먼저 과학동아 독자의 과학자본이 얼마나 잘 축적됐는지 살펴보자. 설문조사에는 총 2105명이 참가했다. 이 중 전체 문항에 모두 답변한 참가자는 1511명이었다. 그리고 이 중에서 과학동아를 읽어 본 이들은 1201명이었다.  


2024년 과학기술 국민인식도를 조사했을 때, 사용한 과학자본 점수 계산 방식을 그대로 이용했다. 2024년 당시 참가자 1만 명의 과학자본 점수는 최저점을 1점, 최고점을 10점으로 계산했을 때, 평균 5.15점이었다. 한편 과학동아 독자들의 과학자본 점수는 평균 5.53점으로 나타났다. 과학동아 독자들의 과학자본 점수가 인구 분포를 고려한 전체 평균 점수보다 약 7.4% 높았던 것이다.


이 수치는 2024년 과학기술 국민인식도 조사 결과에서 교육수준에 따른 과학자본 점수와 비교했을 때 그 의미를 더 잘 체감할 수 있다. 당시 조사 결과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이하의 학력을 가진 이들의 과학자본 점수가 4.60점, 전문대학 졸업자들의 점수는 4.91점, 대학 졸업자들의 점수는 5.34점,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가진 이들의 점수는 5.98점으로 나타났다. 


과학동아 독자들의 과학자본 점수는 대학 졸업자보다 높고, 대학원 이상 학력을 가진 이들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설문에 응답한 과학동아 독자 중 19세 이하 미성년자의 비율이 약 32.1%였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결과다.

 

▲김태희
2024년 1월 24일, 과학동아와 기초과학연구원(IBS)이 함께 개최한 ‘IBS 예미랩 과학동아 랩투어’ 현장. 참가한 과학동아 독자들이 지하 1000m에 있는 연구시설을 돌아보고 있다.

 

나의 과학 캐릭터 뽑기

 

 

2105명 참여··· 그 결과는? 


과학동아는 설문조사 참가자들이 과학자본을 얼마나 균형 있게 쌓고 있는지 분석하고 이에 가장 적합한 과학자를 연결했다. 그 결과 지식과 태도, 경험, 관계 모두 균일하게 잘 쌓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유형이 가장 많이 나왔다. 그리고 지식과 태도는 잘 축적했지만 경험 또는 관계와 관련된 지표는 낮았던 유형 세 종류가 뒤를 이었다. 이 세 유형을 모두 합치면 전체의 33%다. 과학자본의 네 가지 축 가운데 지식과 태도는 비교적 탄탄하지만, 경험과 관계는 취약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뜻이다. 전체 과학자본 축적 유형 16가지 중 8가지의 순위와 비율을 정리했다.

 

 

과학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워하는 우리


전체 참가자 1511명의 과학자본 축적 양상을 살펴보자. 네 가지 유형을 측정하는 질문은 각각 5개였다. 이 질문 중 3개 이상에 ‘긍정적 답변’을 한 이들은 해당 유형을 잘 축적했다고 판단했다. 질문에 대한 긍정적 답변의 예시는 이렇다. 지식을 측정하는 질문 중에는 “나는 가설, 이론, 실험 및 임상 시험과 같은 과학 용어를 잘 이해한다”라는 질문이 있다. 여기에 매우 반대, 또는 반대하는 편이라고 답한 경우 이 문항에 ‘부정적 답변’을 했다고 봤다. 그 외 보통임, 동의하는 편, 매우 동의라고 답한 이들은 ‘긍정적 답변’을 했다고 봤다.


그 결과, 과학자본의 네 가지 유형인 지식, 태도, 경험, 관계를 고르게 잘 축적한 이들의 비중이 763명, 전체의 50.5%로 가장 높았다. 임 교수는 설문조사 이전에 ‘응답자 특성을 고려하면 각 유형이 고르게 분포한 이들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예측한 적 있었다. 과학자본의 각 유형은 서로 연관돼 있고, 과학자본을 잘 축적할 수 있는 환경에는 대체적으로 모든 유형을 축적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임 교수의 예측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흥미로운 지점은 198명(13.1%)으로 두 번째로 많은 분류군이 지식도 많고, 과학을 바라보는 태도도 긍정적이나, 과학 관련 경험과 인간관계 속에서 과학을 다룬 경험은 적은 경우였다는 점이다. 이어서 지식과 태도, 과학 관련 경험을 잘 축적했지만, 관계와 관련된 지표는 낮은 경우가 159명(10.5%), 지식과 태도만 잘 축적하고, 나머지 두 지표는 낮았던 이들이 140명(9.3%)이었다. 이 세 분류군을 합치면 전체의 33%다. 과학과 관련된 경험을 쌓기 어려웠거나, 인간관계 속에 과학이 포함돼 있지 않았던 이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점은 2024 과학기술문화 사회조사연구 당시 과학기술 문화 전문가 3명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에서도 제기됐었다. 당시 “한국은 과학기술 수준에 비해 과학기술 문화는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왔었다. 또 “과학자들의 개방적이고 소통하려는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의견과 “이론 위주가 아닌, 실제로 과학적 과정을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실험, 실질적인 과학에 대한 경험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학교에서 실험, 실습을 할 수 있도록 기자재를 지원하고, 국민이 과학 관련 프로그램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노출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각 지자체에선 박물관, 과학관 등과 학교의 연계 교육을 강화해 과학 관련 체험활동을 늘리고, 일상 속에서 과학을 즐겁게, 타인과 같이 향유할 수 있는 과학문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는 정책 제언도 나왔다.


전문가 중 한 명은 당시 인터뷰에서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스웨덴 예테보리 사이언스 페스티벌에서 제가 인터뷰를 했었습니다. 많이 놀랐던 게 그 사람들은 과학 축제를 할 때 매우 다양한 종류의 포럼을 열고, 전문가가 여기에 함께합니다. 따로 포럼을 여는 게 아니고요. 과학문화를 따로 떼어내 소통하는 게 아니라, 한자리에서 다 하더라고요. 전문가와, 일반인,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함께 소통하는 다양한 종류의 모임이 있는 것에서 문화적 충격을 받았습니다. 일본의 경우에도 이런 형태의 포럼을 많이 하고 있고요.”


같은 맥락에서 박인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2025년 12월 3일 과학동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럽핵입자물리연구소(CERN)의 경우를 보면, 전체 연구 예산 중에서 약 5%를 과학문화 확산과 과학교육에 쓰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등 국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진 해외 연구기관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다.


박 본부장은 “해외에선 국가가 연구개발비를 대서 얻어낸 지식은 공개해야 하고, 공유돼야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면서 “한국의 경우에도 국가에서 연구개발비를 지원해 줄 때, 연구자들이 사회와 소통하며 과학을 알리도록 일정 부분의 예산을 정해 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연구자들에게도 사회에 자신들의 지식을 나누려는 문화가 자리 잡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학동아 과학자본 설문조사 결과 요약
과학동아는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한국인의 과학자본을 살펴보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기간 동안 설문조사에는 총 2105명이 참여했으며, 이 중 전체 문항에 모두 답변한 참가자는 1511명이었다. 
그 중에서 과학동아를 읽어 본 이들은 1201명이었다. 이들의 ‘과학자본 지수’를 계산하고 분석해 봤다.
2024년 한국과학창의재단 조사 결과 vs. 과학동아 독자의 과학자본 지수

2024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은 ‘2024 과학기술문화 사회조사연구 결과보고서’를 발표했다. 과학동아는 당시 한국인의 과학자본을 조사했던 문항과 동일한 문항을 설문조사에 포함했다. 이후 과학동아 독자의 과학자본 지수와(아래 그래프 검은색),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2024년 조사한 집단별 과학자본 지수를 비교해 살폈다. 과학동아 독자의 과학자본 지수는 10점 만점에 5.53점으로,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조사한 일반 국민의 과학자본 점수인 5.15점보다 약 7.4% 더 높았다.

 

과학자본과 미디어 리터러시
▲동아사이언스
미디어와 생성 인공지능(AI)이 정보를 쏟아내는 시대다. 이런 때 정보를 잘 얻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과학동아 과학자본 설문조사 결과, 과학자본을 잘 축적한 사람일수록 미디어와 AI 리터러시 역량이 높다는 경향이 드러났다. 답변별로 선택한 사람들의 평균 과학자본 점수와 인원수를 정리했다.

 

AI 시대, 과학자본이라는 무기


AI를 이용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시대다. 이 상황에서 과학자본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그래서 이번 설문조사는 과학자본뿐만 아니라, 과학 정보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인 ‘과학 미디어 리터러시’도 함께 살펴봤다. 과학 미디어 리터러시에는 ‘AI 리터러시’에 관한 항목도 포함했다. 전체 응답자 중 생성 AI가 제공한 과학 정보의 오류를 잡아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의 과학자본 점수는 5.66점, 그렇지 않은 사람의 점수는 4.5점으로 나타났다. 한편 일상에 필요한 과학기술 정보를 이해하는 데 AI의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의 과학자본 점수는 5.54점,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과학자본 점수는 4.83점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본이 높아서, AI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AI를 잘 활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AI에 비판적인 시선을 가지고,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라면 자연스레 과학자본이 잘 쌓이는 것인지 그 인과관계는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러나, AI 리터러시와 과학자본 사이에 뗄 수 없는 연관관계가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AI의 시대, 과학자본은 당신의 훌륭한 무기가 돼 줄 것이다.


과학동아는 창간 40주년인 2026년을 맞아 ‘Stay Curious, Build the Future’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새로 정했다. 독자들이 항상 호기심을 가지고, 이 호기심을 바탕으로 미래를 쌓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국의 과학 대중화 역사와 함께 과학동아는 지난 40년간 우리 사회의 과학자본을 쌓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 결과물에 대한 점수가 5.53점, 7.4%라는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과학동아는 앞으로도 독자들이 과학을 경험하고, 과학을 통해 소통하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이어갈 계획이다. 2026년 봄과 가을에는 ‘온라인 북클럽’을 통해 과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과학 고전을 함께 읽으며 과학 이야기를 나눌 장을 만들 계획이다.


여름에는 ‘호기심 사이언스 페스티벌’을 연다. 호기심을 무기로 과학의 세계를 탐방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참가자들이 여기에서 영감을 받아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그 외에도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엔 실제 연구 현장을 방문하는 랩투어를, 과학의 달 4월에는 창간 이후 모든 표지 480개가 펼쳐지는 거대한 아카이브를 열 계획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지식뿐 아니라 경험과 관계까지 아우르는 과학자본을 일상에서 쌓을 수 있게 돕는다.


2026년 우리는 AI가 우리를 속이고, 돕고, 직업을 뺏고, 주는 시대에서 살아간다. 믿을 구석은 역시나 우리 안에 축적된 잠재력. 특히 과학자본은 당신에게 미래를 살아갈 중요한 힘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과학동아와 함께한 당신은 급변하는 세상 속을 잘 헤쳐갈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여정을 응원하며, 앞으로 펼쳐질 40년도 과학동아가 늘 곁을 지키겠다는 약속을 해 본다. 

 

“대통령님, 과학 고민 있어요”

 

현재 한국 과학기술계는 폭풍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2024년 연구개발(R&D) 생태계를 무너뜨린 예산 삭감의 피해를 수습해야 합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시대 전환, 중국 과학기술의 약진, 이공계 인재난 등 이곳저곳에서 지각변동이 감지됩니다. 이런 때에 창간 40주년을 맞는 과학동아는 미래 과학자가 될 청소년부터, 오늘의 과학을 만드는 과학기술계 종사자까지. 과학기술을 사랑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모아봤습니다. 2025년 10월 1일부터 2025년 12월 16일까지 모인 목소리 중 대표적인 것들을 전해드립니다.

 

“이공계, 가고 싶어도 망설이게 된다” 

 

“저는 과학을 좋아해서 나중에 공대에 진학하고 싶은데, 주위에서 저를 두고 생계 걱정을 하세요.”
“과학기술의 혁신이 자원 없는 대한민국의 미래인데… 과학자들의 처우가 개선됐으면 좋겠어요.”

 

이공계 진학을 희망하는 미래 세대가 대우받고 살아갈 수 있는 미래를 바라는 목소리가 가장 컸습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2025년 12월 11일 발표한 ‘이공계 인력 부족 실태와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5학년도 자연계 정시 기준 상위 1% 학생의 76.9%가 의대를 선택했습니다. 한편 KAIST에서는 2021년부터 2023년 사이 의대 또는 치대 진학을 위해 182명이 자퇴했죠. ‘미래를 위해선 이공계 진로보다는 의대에 가는 게 답’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진 한, 이공계 인력 부족 현상은 이어질 겁니다. 

 

“과학을 좋아해도 경험할 기회가 부족해” 

 

“저는 아이언맨 영화를 보며 나노 과학자가 되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학교에서 과학 실험을 다양하게 많이 해 보고 싶습니다. 다양한 과학 실험을 통해 친구들과 과학 경험을 많이 쌓고 싶습니다.”

 

과학동아의 설문조사 결과, 참여한 1511명 중 약 33%가 과학과 관련된 경험을 쌓기 어려웠거나, 과학과 관련된 인간관계를 맺기 어려워했던 이들이었습니다. 과학동아는 여기서 한국 사회 과학자본의 ‘미싱링크’를 찾았습니다. 과학자본에는 지식, 태도, 경험, 관계란 네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네 유형이 고루 잘 축적된 개인으로 구성된 사회에서 이공계 인재가 많이 나오고, 과학적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아지죠. 이런 미싱링크를 지적하는 답변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기초과학 발전에 필요한 연구 예산 확보돼야” 

 

“기초과학이 발전해야 응용과학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을 빠르게 발전시키기 위해서 응용과학에 많은 투자를 했지만, 이제는 세계적인 과학 연구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놓여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기초과학의 발전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기초과학 연구자의 수는 많지 않습니다.”

 

연구 예산과 관련된 이야기가 세 번째로 많았습니다. 세계적인 과학 연구를 이끌어야 하는 한국에서 돈이 안 된다는 이유로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학자의 수는 많지 않다는 말이 뼈아프게 다가옵니다. 성장과 발전을 위해선 기초과학 및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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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김소연
  • 디자인

    이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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