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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기사] 소화 속도가 결정하는 인간 한계 | 피지컬은 어디까지 강해질 수 있을까

▲넷플릭스

 

‘나’는 강해지기로 했다. 넷플릭스 프로그램 ‘피지컬: 아시아’를 보면서 내린 큰 결심이었다. 언제나 남들보다 약했다. 조금만 걸어도 쉽게 피곤했고, 환절기엔 감기를 달고 살았다. 내 목표는 단순히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었다. 내 몸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 거기에 닿고 싶었다. 최신 과학 연구와 함께 ‘강함의 한계’를 들여다봤다.

 

▲넷플릭스
이토이 요시오 일본 전 야구 국가대표 선수가 넷플릭스 프로그램 피지컬: 아시아에서 ‘배틀 로프’ 릴레이에 참여하고 있다. 배틀 로프는 굵고 무거운 밧줄을 위아래로 흔드는 운동으로 상하체의 근력 수준에 따라 성적이 크게 좌우된다.

 

피지컬(physical)은 보통 신체적인 조건을 의미한다. 근육이나 골격같이 겉으로 드러나는 특징이나, 근력이나 지구력, 순발력 같은 운동 능력을 가리킨다. 넷플릭스 예능 프로그램 ‘피지컬: 아시아’ 참가자들은 이런 피지컬의 면모를 극적으로 보여줬다. 호주의 파쿠르 선수 돔 토마토는 도시의 장애물을 뛰어넘으며 이동하는 파쿠르가 “자신의 몸을 다루는 법을 배우는 운동”이라며 “엄청난 체력과 회복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길 했다. 레젭 카라 튀르키예 전 오일 레슬링 국가대표는 거대한 근육으로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렇다. 힘을 내는 엔진은 결국 근육이다. 우선, 근력을 만드는 몸부터 시작해 보기로 했다.

 

STEP 1   
피지컬 강화의 첫 단추는 근육이다

 

“회원님 처음 오셨어요? ‘인바디’ 한 번 재봅시다.”

 

집 근처 헬스장에 방문한 내게 트레이너가 살갑게 말을 붙였다. 그는 대뜸 체성분 분석부터 권했다. 체성분이란 인체의 성분을 줄여 부르는 단어다. 가장 대중적인 체성분 분석 장비 업체 이름을 따 ‘인바디’라 부르곤 한다. 체성분 분석 장비는 내 몸의 수분, 단백질, 골격, 지방량 등의 수치를 측정하고 분석할 수 있다. 나는 지시에 따라 양말을 벗고 발판 위에 올랐다. 양손에 손잡이를 쥐고 팔과 다리를 살짝 벌린 뒤 가만히 서 있었다. 이때 장비는 생체전기임피던스(BIA) 방식으로 몸 상태를 분석한다. 손바닥과 발바닥으로 아주 약한 교류 전류를 흘려보내고 저항을 측정한다. 물과 전해질이 많은 근육은 전기가 잘 통해 저항이 낮고, 물이 적은 지방은 저항이 높다. 기계는 저항값을 계산해 몸의 지방량과 제지방량을 계산한다. 제지방량은 총체중에서 체지방을 제외한 무게로 근육, 뼈, 장기 등의 무게를 합친 결과다.


“이거 보이시죠? 이 숫자가 지금 회원님 기초대사량이거든요?”


기초대사량(BMR·Basal Metabolic Rate). 많이 들었던 단어다. 기초대사량이란 사람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살아 있기 위해 쓰는 최소한의 에너지양을 뜻한다. 숨을 쉬거나, 심장을 계속 뛰게 하거나, 체온을 유지하는 것처럼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인체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다. 기초대사량은 하루 에너지 소비량의 약 60~75%를 차지하는데 나이, 성별, 근육 발달 정도에 따라 그 양이 다르다. 트레이너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자리에 적힌 숫자는 고작 1000kcal이었다. 트레이너는 “보통 성인 여성은 1200~1400kcal 정도 수준”이라며 은근히 압박을 가했다.


“근육량이 많이 부족해요. 개인 훈련(PT)을 받으셔야….”


기초대사량은 제지방량과 대체로 비례한다. 체내 에너지 사용량을 100으로 환산했을 때 신체 기관별 기초대사 에너지 소비량을 따져보면 근육은 3등이다. 그 앞에는 간과 뇌가 있다. 간은 기초대사 에너지의 약 29%를 소비한다. 간은 우리가 먹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고 저장하는 ‘대사’ 역할, 독성 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배출이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해독’ 역할 등을 한다. 뇌는 신경세포가 전기 신호를 만들고 이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에너지를 사용한다. 뇌의 에너지 소비 비중은 19%다. 그렇지만 간과 뇌를 훈련해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직 근육만이 성인이 된 이후 기초대사량을 늘릴 수 있는 요소이며, 근육이 많고 근력이 강한 사람은 기초대사량이 높다. 실제로 피지컬: 아시아에 출연한 윤성빈 전 스켈레톤 국가대표가 2022년 공개한 체성분 결과지를 보면, 그의 기초대사량은 무려 2170kcal다(당시 그의 체중은 90.9kg. 근육의 무게를 뜻하는 골격근량은 48.9kg이었다). 피지컬을 끌어올릴 구체적인 실천 전략이 정해졌다. 근육을 키우고 기초대사량을 늘리리라. 

 

기관별 기초대사 에너지 사용

 

기초대사 에너지는 숨만 쉬며 가만히 있어도 신체의 기능을 유지하는 데 쓰이는 에너지다. 신체는 물론 정신적인 에너지 소비 없이, 기본적인 생명 활동을 위해 소모되는 에너지는 성별과 연령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성인 남성은 여성에 비해 약 5~10% 기초대사량이 더 많다.

 

▲Shutterstock, 이한철

 

심장

심장은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데, 이 과정에서 아데노신삼인산(ATP)이 사용된다. 또한 심장 고유의 전기 신호를 만들어 리듬을 유지하는 전기적 활동에도 에너지가 사용된다.

 

신경세포는 전기 신호를 만들고 전달하기 위해 세포막의 이온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따라서 ATP를 계속 사용해 막전위를 복원하고, 신경전달물질을 합성·재흡수한다. 이런 신경 신호 유지 활동이 뇌의 에너지 소비 대부분을 차지한다. 

 

간은 끊임없는 화학 반응으로 에너지를 쓰는 장기다. 우리가 먹은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을 분해하거나 저장하는 대사 활동을 한다. 또한 독성 물질을 화학적으로 변형시켜 배출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해독도 담당한다. 이외에도 포도당, 단백질, 콜레스테롤 등 새로운 물질을 생산해 몸 전체의 대사를 조절한다.

 

근육

근육은 단백질을 합성하고 분해하면서 근육 섬유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신체 활동이 없어도 에너지를 사용한다. 또한 근육 세포는 막전위를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이온을 이동시킨다.
 

신장

신장은 하루 180L가 넘는 혈액을 여과하며, 체내 수분과 전해질 균형을 조절한다. 혈액을 걸러내고 필요한 물질을 다시 흡수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온 펌프가 작동하는데, 이때 나트륨과 수소 이온이 이동한다. 신장이 사용하는 에너지 대부분은 이온 펌프가 소모한다.

 

기타(뼈 등)

뼈는 단단한 구조물이지만, 내부에서는 항상 교체가 이뤄진다. 조골세포와 파골세포가 칼슘과 인을 교환하며 뼈를 재형성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단백질을 합성하고 무기질을 조정하기 위해 지속적인 에너지 소비가 이뤄진다. 
이 외에 소화관, 피부, 내분비기관 등도 에너지를 쓴다. 장은 음식물 이동과 흡수를 위해 연동운동을 하고 피부는 체온을 조절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세포로 교체된다. 이러한 세포 재생과 항상성 유지 역시 기초대사의 일부다.
 

▲shutterstock
2017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된 철인3종경기 세계선수권대회 현장이다. 경기 중 선수들은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소모한다. 2015년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철인3종경기 참가자들이 경기 동안 기초대사의 9.4배에 달하는 에너지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STEP 2   
에너지 소비를 끌어올려라

 

“곧 A조 출발합니다! 자기 출발 시간을 확인해 주십시오.”


오전 7시 50분. 차가운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나는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한 마라톤 출발선에 서 있었다.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안내 방송에 심장이 뛰었다. 나는 D조다. 마라톤은 앞서 다른 경기에서 세운 공식 기록에 따라 출발 순서를 나누는데 나는 오늘이 첫 출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리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 기초대사량, 정확하게는 근육량을 늘리는 달리기 훈련을 홀로 성실히 수행했다. 오늘은 훈련 결과를 확인하는 날이자,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를 확인하는 날이다.


“여기 완주 메달 받으시고요. 오른쪽 부스에서 간식 받아 가세요.”


도착 지점에 들어서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느 순간부터는 더 이상 뛸 수 없어 걸었고, 또 어느 순간부터는 걷는 것마저도 힘에 부쳤다. 하지만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달릴 때 사용하는 에너지는 보통 체중 1kg당 1km 동안 1kcal로 계산한다. 왼쪽 팔목에 찬 스마트워치는 내가 5시간여 동안 약 2500kcal 가량을 사용했다고 계산해 알려줬다. 사람이 하루 24시간 동안 사용하는 모든 에너지의 합을 가리켜 총에너지소비량(TEE·total energy expenditure)이라 부른다. 여기엔 기초대사량뿐만 아니라 음식을 섭취하고 이를 소화, 흡수, 저장하는 과정에서 드는 에너지, 신체활동에 의한 에너지 등이 포함된다. 참고로 음식 섭취에 따른 에너지 사용은 하루 2000kcal를 섭취했을 때 약 200kcal 정도다. 


완주는 뿌듯했지만, 나보다 더 빠르게 완주했음에도 덜 힘들어 보이는 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실제로 2015년, 데일 숄러 미국 위스콘신대 영양학과 교수팀은 11시간의 철인3종경기와 25시간의 ‘울트라 마라톤’ 참가자들 데이터를 분석해 인간이 어느 정도까지 에너지 소비를 높일 수 있는지 살핀 바 있다. doi: 10.3920/CEP140025 연구팀은 논문에서 “각각의 극한 운동에 참여한 선수에게서 기초대사량의 9.4배, 8.5배의 TEE가 측정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기초대사량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열량)를 태워 폭발적인 힘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TEE를 늘릴 방법은 하나다.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에서 소비하는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즉 극한 운동을 버틸 수 있는 시간을 늘리고, 또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운동의 강도도 점차 높여야 한다. 


이제 강해지겠다는 나의 목표는 근육, 기초대사량에서 벗어나 TEE를 최대화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나의 피지컬 한계에 계속해서 부딪히고 그 한계선을 조금씩 밀어 올리는 과정이 필요했다. 나는 마라톤 경기에 참여한 다음 날, 곧바로 새로운 훈련을 시작했다. 뛰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새로운 고강도 운동도 추가했다. 수영과 자전거. 이것은 철인3종경기를 이루는 요소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TEE 극대화 훈련’은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훈련은커녕 일상생활을 할 수 없었다. 손도 까딱하기 힘들어 앓아누운 시간은 마치 시련 같았다. 더 강해져야 하는데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전문가를 찾아야 했다.

 

▲넷플릭스
프로 운동 선수라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는 기초대사량의 2.36배 수준이다. 최대지속대사율이 장기적으로 기초대사의 3배 이하로 수렴하는 이유다.

 

STEP 3   
에너지 폭발을 오래 버티진 못한다

 

“기초대사량의 10배 수준의 에너지를 쓸 수 있는 건 최대 며칠 정도예요.”


오경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대사제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말했다. 인간은 근육과 간에 글리코겐 형태로 고농축 에너지를 저장해 둔다. 짧은 시간 동안 고강도 활동을 할 때 우리 몸은 이 저장 에너지를 빠르게 분해해 아데노신삼인산(ATP)을 폭발적으로 만든다. ATP는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데 사용되는 분자로, 보통 세포 호흡 과정에서 생성된다. 인체는 ATP를 합성해 에너지를 저장하고, ATP를 분해하며 에너지를 다시 빼 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저장해 둔 에너지를 꺼내 쓰는 동안에는 소화나 흡수 속도의 제한을 받지 않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대사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단 점이다.


무산소 에너지 시스템도 짧은 시간 강한 에너지를 끌어낸다. 근육은 저장해 뒀던 ATP를 다시 분해해 에너지를 빠르게 만들어 낸 뒤에도 다른 방법으로 ATP를 더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무산소 에너지 시스템’이 하는 일이다. 크레아틴 인산(PCr)이나 포도당, 글리코겐 등을 이용해 아데노신이인산(ADP)을 ATP로 재합성해 ATP를 ‘충전’한다. 단, 이렇게 근육과 간의 저장 연료를 계속 꺼내쓰는 것은 불가능하다. 


2019년, 미국 듀크대, 영국 애버딘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TEE 한계에 대해 조사했다. doi: 10.1126/sciadv.aaw0341 연구팀은 짧으면 12시간, 길면 250일까지 운동을 하는 마라톤, 철인3종경기, 미국 횡단 마라톤, 극지 원정 선수 등의 신체 활동 데이터를 살폈다. 
기초대사량에 비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꾸준히 쓸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최대지속대사율’은 지속 기간에 따라 달라졌다. 최소 하루, 최대 며칠 정도는 기초대사량의 9~10배 에너지를 쓸 수 있지만, 장기간 살펴보자 최대지속대사율은 평균 3배 아래로 떨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단기적으로는 몸속에 저장된 연료를 폭발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바깥에서 공급하는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속 기간에 따른 최대지속대사율 변화
2019년, 국제 공동연구팀은 프로 사이클 선수, 북극 장거리 트레킹 참가자, 미국 횡단 러닝 대회 참가자 등을 대상으로 최대지속대사율(사람이 기초대사량에 비해 하루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꾸준히 쓸 수 있는지)를 분석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기초대사의 2.5배로 수렴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STEP 4   
결국 한계는 소화 속도

 

‘최대지속대사율의 한계가 있는 건 소화기 때문이다.’


‘10배’는 솔깃하지만, ‘3배’는 어딘가 힘이 빠지는 숫자다. 논문에서 말하는 이유는 명확했다. 소화 시스템 때문이었다. 아무리 많이 먹고 또 많이 움직여도 위장과 간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가 정해져 있어, 에너지를 섭취하고 처리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단 것이다. 


소화 시스템은 정확하게 소화와 흡수 그리고 전환이란 3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소화는 입과 위, 장 등에서 큰 분자를 잘게 자르는 과정이다. 전분은 포도당이 되고 단백질은 아미노산, 지방은 지방산과 모노글리세리드로 분해된다. 잘게 잘린 것들은 소장 세포를 통해 혈액과 림프로 이동한다. 이것이 흡수다. 마지막은 혈액과 림프를 통해 간으로 이동한 영양소가 온몸의 세포가 쓸 수 있는 실제 에너지로 바뀌는 전환이다. 따라서 소화 시스템에서 속도란 음식이 위에서 소장, 간을 거쳐 실제로 쓰일 수 있는 에너지로 바뀌는 속도를 뜻한다. 


연구팀은 다른 논문에서 찾은 6건의 과잉섭취 실험을 분석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활동량을 거의 늘리지 않고, TEE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양을 섭취했다. 실험은 재밌는 결과로 이어졌다. 활동량과 무관하게 사람이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처리할 수 있는 에너지가 평균 기초대사량의 2.36배 수준이었다. 


특히 최대 250일간 지구력 활동을 한 사람들과, 활동량을 늘리지 않고 음식을 섭취한 사람들 간 차이가 없었다. 이 때문에 연구팀은 “소화기관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속도에는 한계가 있고, 이것이 최대지속대사율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운동량을 늘린다고 할지라도 소화기관에 채찍질을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14명의 프로 선수들로 다시 검증해 봤다.”


강해지겠다는 열망은 또 한 번 꺾였다. 2025년 10월,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운동 선수를 대상으로 소화기관의 처리 속도가 최대지속대사율의 한계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재검증한 연구가 실렸다. doi: 10.1016/j.cub.2025.08.063


앤드류 베스트 미국 매사추세츠 리버럴 아츠 칼리지 생물학과 교수팀은 지구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마라톤, 철인3종경기, 사이클 선수(남자 12명, 여자 2명)의 훈련 및 경기 데이터를 추적했다. 일주일을 넘지 않는 기간 동안 최대지속대사율은 최대 7배 수준이었지만, 52주로 추적 기간을 늘렸을 때 최대지속대사율은 평균 2.5배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시간이 늘어날수록 대사 한계가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평균적으로 28주가 지났을 때 최대지속대사율이 2.5배 수준에서 안정화됐다”고 설명했다. 


돌파구는 없었다. 도달할 수 있는 강함의 수준이 기초대사의 최대 2.5배 수준임을 인정해야 했다. 이는 ‘피지컬: 아시아’ 우승 후보로 손꼽히는 오르콘바야르 바야르사이칸 몽골 전통 씨름 부흐(Bökh)의 챔피언도 넘을 수 없는 한계였다. 
 

 

에필로그

만약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면?

 

“과학적으로… 그럴듯합니다.” 


불가능은 없지만, 가능한 수준의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 후 갑자기 머릿속을 스친 생각이 있었다. 기초대사량의 2.5배를 쓰는 것이 인간의 한계라면, 동물은? 영화나 드라마, 만화나 소설에선 인간의 신체 능력을 뛰어넘는 존재로 ‘반인반수’가 자주 묘사된다.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로 만들어진 ‘트와일라잇’ 시리즈에는 늑대인간이 등장하는데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들은 인간보다 빠르고 강하다.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반인반마 종족인 켄타우로스도 있다. “말의 근육량, 심박출량, 산소운반 능력을 생각하면 인간의 생리학적, 의학적 대사 제약의 균형을 깨뜨린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오경진 한국생명공학연구원(KRIBB) 대사제어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이 설명했다. 


인간은 일정 이상의 대사율을 넘어가게 되면 신체 손상을 피할 수가 없다. 에너지 생산이 과도하면 체온이 상승하고, 활성산소가 축적되면서 산화스트레스로 인해 근육, 간, 심장에서 단백질 변성, 미토콘드리아 손상, 염증 반응 등으로 세포손상 및 조직 붕괴가 일어나게 된다. 하지만 반인반수는 다른 종의 특성으로 인간이 가지지 못하는 생리적 능력을 보완하여 에너지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 연구원은 “과학적으로 나름 논리적이고 또 합리적인 상상”이라 말했다.


그렇다. 강해지는 방법은 여전히 더 탐구할 여지가 있다. 프로젝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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