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인식
연란) 우리가 먹는 콩나물은 노란 떡잎을 가지고 있고 곁뿌리가 없이 매끈하다. 그런 콩나물을 만들려면 어떤 환경조건이 필요한지 알아보자.
한경) 어머니는 콩나물국을 자주 끓인다. 아빠가 좋아하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떤 날은 맛있고 어떤 날은 별로 맛이 없다. 이것은 콩나물과 어떤 관련이 있는 듯 하다. 조사해보면 콩나물은 길이, 통통한 정도, 뿌리에 난 곁뿌리의 수가 약간씩 달랐다. 각각 모양이 다르고 키가 다르고 통통한 정도가 다른 까닭은 무엇일까.
희선) 가게에 가 보면 여러 종류의 콩나물을 팔고 있다. 검은 천을 걷어보면 콩나물 머리가 노란색 이외에 검은색이나 녹색인 것을 볼 수 있다.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탐구해 보자.
미선) 잘 팔리는 콩나물은 키가 크고, 잔뿌리가 적고, 콩껍질이 너저분하지 않고 깔끔하다. 그리고 콩나물 머리가 녹색이 아니고 노란색이다. 왜 그럴까.
가설 설정
조사 결과를 먼저 토론한 다음 맛있고 키가 큰 콩나물을 기르기 위한 조건이 무엇과 관계되는지 다음과 같이 가설을 설정했다.
(가설1) 빛이 차단된 곳에서 맛있어 보이는 노란 콩나물이 잘 자란다.
(가설2) 물을 자주 공급해줘야 통통하게 자란다.
(가설3) 온도가 상온일 때 성장 속도가 빠르다.
(가설4) 물을 자주 공급해줘야 곁뿌리 없이 잘 자란다.
실험 설계
1. 빛의 밝기(밝은 곳과 어두운 곳)를 조절해 콩나물의 색깔, 통통한 정도, 콩나물의 길이, 곁뿌리가 난 정도를 관찰한다.
2. 온도(5℃, 25℃, 50℃)에 따라 콩나물의 성장을 관찰한다.
3. 물의 공급(하루에 2번, 수시로)을 조절해 콩나물의 성장을 관찰한다.
실험 수행
1. 6개의 종이컵에 똑같이 밑바닥에 지름이 3mm인 구멍을 5개씩 뚫었다.
2. 준비한 6개의 종이컵 바닥에 거즈를 4겹으로 깔았다.
3. 24시간 동안 물에 불린 콩을 6개씩 골라 위에서 준비한 6개의 종이컵에 넣었다.
4. A-F의 종이컵에 밝기와 온도를 달리해 콩나물을 키웠다(표1).
'밝은 곳 5℃'는 냉장고 속에 작은 손전등을 켜서 조건을 만들었다. 어두운 곳은 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못쓰는 검은 스타킹을 이용해서 빛을 가렸다.
관찰 결과
관찰은 14일 동안 실시했다. 매일 매일 관찰한 내용은 (표2)와 같다.
A(밝은 곳 5℃)와 F(어두운 곳 5℃)는 싹이 트지 않았다. 싹이 트면서 D(어두운 곳 25℃)가 가장 빨리 성장했는데, 잎이 난 후부터는 B(밝은 곳 25℃)의 성장속도가 가장 빨랐다. 그리고 C(밝은 곳 50℃)와 E(어두운 곳 50℃)는 성장을 거의 하지 않았다.
토론
연란) 콩나물을 기르는 것이 끝났으니까 이제 각자의 가설을 검토해보자. 첫번째 가설은 빛이 없을 때 떡잎의 색깔이 노랗다는 거야.
한경) 가장 잘 자란 B(밝은 곳 25℃)와 D(어두운 곳 25℃)를 비교하면 될 거야. 어두운 곳에 두었던 D가 좀더 노랗지.
미선) 그러고 보니 가게에서 파는 콩나물을 보면 모두가 검은 천에 덮여 있었다. 물론 슈퍼에서 파는 포장된 콩나물은 안 그렇지만.
희선) 빛이 없을 때 떡잎의 색깔은 노랗다는 가설은 맞는 거지. 그런데 왜 빛이 없으면 색깔이 녹색이 되지 않는 것일까.
연란) 빛이 없으면 광합성이 안되기 때문이야. 엽록소가 생기지 않아서 녹색이 아닌 노란색으로 남아 있는 거지.
희선) 그럴 수 있겠다. 엽록소는 아무래도 식물을 녹색으로 변화시킬 테니까.
한경) 나도 그렇게 생각해. 내가 다른 실험에서 봤는데 광합성을 하는 잎사귀에 햇빛이 들어가지 않도록 은박지가 씌워 놓으면 그곳에서는 엽록소가 생기지 않았어.
미선) 그럼 빛이 없을 때 떡잎의 색깔은 노랗고, 그것은 광합성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으면 되겠구나.
한경) 처음 빛이 없는 D가 잘 자라다가 나중에는 빛을 받은 B가 더 잘 자랐어. 그러니까 성장 석도는 떡잎 윗부분이 훨씬 빠른 것 같아.
연란) 어, 그건 내가 가설로 세웠던 것인데. 그런데 빛이 있을 때 콩나물이 더 잘 자라는 이유를 모르겠어.
희선) 아무래도 빛을 직접 받으니까 받는 열량이 더 많아서가 아닐까. 같은 온도라고 해도 그늘보다 햇빛을 직접 쬐는 것이 더 따뜻한 것처럼 말야.
미선) 맞아. 또 다른 화초나 나무들도 집안에 있는 것보다 햇빛을 직접 받는 곳에 있는 것들이 훨씬 잘 자라.
한경) 빛이 있을수록 잘 자라는구나. 그렇다면 가게에서 검은 천으로 덮어놓는 것은 크게 자라는 것보다 노란 떡잎을 가진 맛있는 콩나물을 만들기 위해서겠지. 그럼 마지막으로 온도에 따라 콩나물의 길이가 어떻게 달랐는지 토론해 보자. 우리는 모두 상온에서 콩나물이 가장 잘 자란다고 가설을 세웠어.
미선) 그것도 맞는 가설인 것 같아. 5℃에서 실험한 콩나물(A와 F)은 거의 자라지 않았어. 또 50℃에서 자란 콩나물(E와 C)도 잘 자라지 않았어. 그러나 상온, 즉 25℃에서 자란 콩나물(B와 D)은 모두 많이 자랐어.
희선) 결론적으로 상온에서 콩나물이 가장 많이 자란다는 거지. 하긴 가게에서 콩나물이 든 통을 냉장고안에 넣어 놓거나 뜨거운 찜통 같은 데 넣어 놓은 것을 못 봤으니까.
연란) 지금까지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면 콩나물은 상온에서 가장 잘 자라고 어두운 곳에서 자란 것이 노랗다는 것이 확실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