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암컷이 낳은 자식은 모두 같은 종에 속한다는 게 통설이다. 그런데 유럽 전역에 서식하는 이베리아 수확개미(Messor ibericus)의 경우, 한 마리의 여왕개미가 서로 다른 종의 자손을 낳는 사례가 최근 보고됐다. 프랑스와 스위스, 스페인 등 국제 공동연구팀이 9월 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doi: 10.1038/s41586-025-09425-w
최근 국제 공동연구팀은 서로 다른 개미가 한 둥지에서 공존하는 사례를 분석해 하나의 암컷 이베리아 수확개미가 서로 다른 종의 개미를 낳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Q.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이베리아 수확개미, 그 중에서도 여왕개미예요. 우리는 유럽 전역, 특히나 유럽의 남서쪽 끝에 있는 이베리아 반도에 많이 분포합니다. 우리 군체(콜로니)에는 저 같은 여왕개미와 새로운 여왕개미를 낳기 위한 같은 종의 수컷, 일개미 생산에 필요한 다른 종의 수컷, 그리고 일개미 계급의 잡종 암컷이 있죠. 모두 제 배 아파 낳은 제 아이들이랍니다.
Q.잠깐, 다른 종의 수컷을 직접 낳았다고요?
네, 연구팀은 저처럼 한 몸으로 두 종의 자식을 낳는 암컷 개체에 ‘제노파러스(xenoparous)’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유일한 제노파러스가 바로 접니다. 제 몸 속에는 ‘정자낭’이라는 주머니가 있어요. 여기에 우리 이베리아 수확개미와 다른 종인 메소르 스트럭토르(Messor structor) 개미의 정자를 보관하고 있습니다. 이 정자를 이용해 메소르 스트럭토르 종의 수컷을 복제해요. 만들어진 메소르 스트럭토르는 저와 짝짓기를 합니다. 그 결과 태어난 잡종 암컷은 일개미로 살아가죠.
Q.연구팀은 이 사실을 어떻게 알아냈나요?
연구팀은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서 이베리아 수확개미 둥지를 관찰하다가, 여기 메소르 스트럭토르가 함께 산다는 사실을 발견했어요. 시칠리아에는 메소르 스트럭토르 군락이 없는데도 말이죠. 가장 가까운 메소르 스트럭토르 개체군이 무려 1000km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메소르 스트럭토르와 이베리아 수확개미는 약 500만 년 전 분화된 전혀 다른 종이고요.
난제를 풀기 위해 연구팀은 우선 이베리아 수확개미와 메소르 스트럭토르가 포함된 메소르(Messor) 속 개미 5종, 390개체의 게놈을 분석하고, 이베리아 수확개미 일개미의 게놈과 비교했어요. 그 결과 일개미가 이베리아 수확개미와 메소르 스트럭토르 사이의 잡종임을 밝혔죠.
이어, 이베리아 수확개미 군체 26개에서 발견된 수컷 132마리를 조사한 결과, 이 중 44%는 이 이 베리아 수확개미, 나머지 56%는 메소르 스트럭토르였어요. 그런데, 이베리아 수확개미와 메소르 스트럭토르 수컷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모두 동일했습니다.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는 모체를 통해 넘겨받아요. 서로 다른 두 종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동일하다는 건, 이들이 같은 어머니에서 나왔다는 의미죠.
연구를 이끈 조나탕 로미기에 프랑스 몽펠리에대 선임연구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종에서 굉장히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품기는 했지만, 솔직히 이런 현상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