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기억한다. 오래 앉아 있던 의자의 각도, 스마트폰을 내려다보던 고개의 각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짚었던 짝다리. 이렇게 반복되는 비대칭과 긴장 속에서 몸은 균형을 잃고, 움직임은 점점 서툴러진다. 필라테스는 그런 몸을 ‘코어부터’ 다시 일으켜 세운다. 단순한 근력 운동이 아니라, 자세 정렬과 관절 가동성, 근육의 협응과 호흡의 리듬까지 통합적으로 회복시키는 ‘운동 재교육’이다. 최근 출간된 ‘DK 필라테스의 과학’(사이언스북스)을 바탕으로, 정적인 일상에 갇힌 현대인의 몸을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필라테스의 과학적 원리와 실천 동작들을 함께 살펴본다.
준비 단계
매트에 누워 척주와 골반을 중립으로 하고 무릎관절(슬관절)을 굽힌다. 양발은 엉덩관절(고관절) 너비로 벌리고, 양팔은 손바닥을 아래로 향한 채 몸 옆에 내린다. 목을 길게 늘이고 동작을 준비한다.
1단계
날숨을 쉬면서 머리와 몸통 윗부분을 들어 올리고 양다리를 비스듬하게 뻗어 올린다. 매트에서 양팔을 들어 올려 팔락이듯 위아래로 작게 흔든다. 날숨을 쉬며 5회, 들숨을 쉬며 5회 흔든다. 이것을 10회 반복해 총 100회 아래위로 흔들어야 한다. 처음에는 20회부터 시작해 점차 횟수를 늘려간다.
2단계
양어깨가 바닥에 닿아서는 안 되며, 양무릎을 몸통 쪽으로 당겨서 굽혀 테이블 형태의 자세를 취한다. 배 근육이나 넙다리뒤근육(햄스트링)에 무리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팔동작을 마친 후에는 머리와 양어깨를 매트에 부드럽게 내리고 나서 양다리를 하나씩 바닥에 내린 후 동작을 마무리한다.
주의 사항
DK 필라테스의 과학

스완 다이브 [백조 다이빙]
필라테스는 호흡이 너무나 중요한 운동이다. 호흡을 잘 유지하면 중심근육 수축을 방해하는 저항을 줄일 수 있다
숨은 생명이다. 하지만 바쁘고 긴장된 일상 속에서 빠르게 내쉬는 호흡은 뇌와 몸 전체에 산소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고, 중심 근육의 부하를 증가시킨다. 필라테스는 잘 움직이는 몸보다, 먼저 잘 숨 쉬는 몸을 요구한다. 호흡은 단순한 산소 교환이 아니라, 중심근육을 지탱하고 척추의 정렬을 도와주는 기초 동작이기 때문이다.
‘스완 다이브’는 상체를 강하게 들어올린 상태에서 몸 전체를 흔들 듯 유지하는 동작이다. 등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근육과 엉덩이, 다리 뒤쪽의 모든 힘줄을 긴장시켜야만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 복잡한 동작을 조율하는 핵심은 호흡의 리듬이다. 호흡 패턴을 동작과 동기화하면 느리게 움직이면서 정밀하게 동작할 수 있다.
준비 단계
엎드려서 척주와 골반을 중립으로 한다. 팔꿉관절(주관절)을 굽힌 채 양손이 어깨 밑에 놓이게 한다. 들숨(흡기)을 쉬며 머리와 윗몸(상체)을 매트에서 들어 올려 길게 늘이면서 코브라 자세를 취한다. 동시에 양팔을 쭉 편다.
1단계
날숨(호기)을 쉬며 바닥에서 양손을 떼 양팔을 앞으로 쭉 뻗는다. 손바닥은 안쪽(정중선)을 향하게 한다. 양다리를 들어 올려 뒤로 길게 뻗으면서 가슴우리(흉곽)와 가슴을 바닥에 대고 몸을 앞으로 굴린다.
2단계
들숨을 쉬며 몸을 되굴린다. 이때 가슴을 들어 올리면서 양팔을 천장 쪽으로 뻗어올린다. 동시에 양다리에 몸무게를 싣는다. 6회까지 동작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