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 2000년 전부터 인류가 손수레를 끌었다는 연구가 공개됐다. 영국 본머스대와 미국 국립공원관리청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고인류의 발자국 옆에 함께 남겨진 지질 흔적을 분석한 결과, 해당 자국이 썰매처럼 끌고 다니는 ʻ트라부아(travois)’였다고 국제학술지 ‘쿼터너리 사이언스 어드밴시스(Quaternary 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를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doi: 10.1016/j.qsa.2025.100274
Q.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2만 2000년 전 현재 미국 뉴멕시코주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이 있는 지역에서 지내던 선사시대 인류입니다. 아메리카 대륙으로 넘어온 초기 원주민이기도 하죠.
Q.썰매 같은 수레를 끌었다면서요?
트라부아라고 하는 운송 수단이에요. 긴 나무작대기를 A자로 교차한 뒤 그 위에 물건을 올려두고 끌면서 옮기는 바퀴 없는 수레죠. 무거운 물건들을 옮길 때 유용하게 사용했답니다. 당시에는 바퀴가 발명되기 전이라 땅에 끌고 가는 식으로 물건을 옮겼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지나간 뒤 땅에는 나무작대기가 끌려가며 생긴 선 모양의 자국이 남았던 거죠.

Q.선 모양의 자국이 트라부아인 걸 연구팀은 어떻게 추측했나요?
연구팀은 저희 발자국 근처에 남겨진 선형 자국을 직접 재현해 알아냈어요. 트라부아 복제품을 만들어 직접 끌며 남는 흔적을 분석하니 화이트 샌드에서 발견된 선형 흔적과 매우 유사했던 거죠. 연구팀은 이런 흔적들이 단순한 동물 활동이나 자연적 현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고 보고, 인간이 자원을 운반할 때 사용한 도구로 인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결론지었습니다.
Q.고인류 생활을 좀 더 알 수 있는 단서겠네요.
이번 연구는 선사시대의 원주민이 당시 생존을 위해 어떻게 새로운 환경에 적응했는지 알아내는데 큰 힌트를 줬습니다. 화이트샌드 국립공원에서 발견된 흔적들은 특정 경로를 따라 반복적으로 형성됐는데, 이는 우리가 자원을 운반하기 위해 정해진 이동 경로를 따랐던 걸 나타내거든요. 2만 2000년 전에도 인류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방식으로 이동했다는 것을 알게 된 거죠.
